(리포트 뜯어보기) 미국 탄소배출권 ETF 상장, 유럽과 다른 점은?

2021. 10. 24. 08:00리포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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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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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월 5일 미국 탄소배출권에 투자하는 ETF(KCCA) 최초 상장됨에 따라 기존 유럽의 배출권거래제와 비교해본 리포트입니다.


미국, 한국 탄소배출권ETF 상장 현황

올해 유럽 탄소배출권 가격이 70% 이상 급등하고, 한국거래소에 탄소배출권ETF가 상장하며 투자접근성이 용이해짐에 따라 탄소배출권 투자에 대한 시장참여자들의 관심이 커졌다. 현재 미국과 한국에 상장된 탄소배출권ETF는 총 8개로 각각 4개씩 존재한다. 이들 ETF는 탄소배출권 선물을 기초자산으로 탄소배출권 가격을 추종하는 ETF이다.

 

탄소배출권 (炭素排出券, certified emission reduction, CER, 인증감축량, 공인인증감축량)
CDM 사업을 통해서 온실가스 방출량을 줄인 것을 유엔의 담당기구에서 확인해 준 것을 말한다. 이러한 탄소배출권은 배출권거래제에 의해서 시장에서 거래가 될 수 있다.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에 가서 온실가스 감축사업하면 유엔에서 이를 심사·평가해 일정량의 탄소배출권(CER)을 부여한다. 이 온실가스 감축사업을 청정 개발 체제(CDM) 사업이라고 한다. 선진국뿐 아니라 개도국 스스로도 CDM 사업을 실시해 탄소배출권을 얻을 수 있는데, 대한민국은 이에 해당한다.

ETF (Exchange Traded fund, 상장지수 펀드, 상장지수투자신탁)
주식시장에서 거래가 가능한, 거래 목적의 투자신탁(펀드) 상품이다. ETF는 주식, 원자재, 채권 등 자산으로 구성되며, 거래되면서 순자산가치로 수렴한다. 대부분의 ETF는 S&P 500 또는 MSCI EAFE와 같이 인덱스를 따라간다. 거래비용이 낮고, 세금이 적으며 주식과 비슷한 특징이 있어서 투자자산으로서 매력적이다. ETF는 상장지수 상품 중 가장 인기 있는 유형이다.


그동안 상장된 탄소배출권 ETF는 대부분 유럽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글로벌 탄소배출권 ETF 역시 자산의 70% 이상이 유럽 탄소배출권에 노출하는 상품이다. 다만, 지난 10월 5일 미국 탄소배출권에만 투자하는 ETF가 상장됨에 따라 이제는 미국에 대한 비중 100%로 투자가 가능하다. 이에 따라 미국의 탄소배출권 거래제에 대한 이해를 돕고 유럽 배출권거래제와 무엇이 다른지 알아보고자 한다.

 


미국 탄소배출권에 투자하는 KCCA ETF

KCCA(KraneShares California Carbon Allowance)ETF는 이름 그래도 캘리포니아주에서 거래되는 탄소배출권만을 기초자산으로 담고있는 ETF이다. 당해년도와 차기년도의 12월물 캘리포니아주 탄소배출권 선물을 보유한다. 상장한지 한달도 채 되지 않은 ETF임에 따라 AUM 865만달러, 일평균 거래대금 151만달러로 아직까지 규모가 크지 않다.

 

AUM (Asset Under Management, 총 운용자산)

 


미국 온실가스 배출 및 탄소배출권 시장 현황

미국은 중국 다음으로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국가이다. 2019년 기준 약 60억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며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11%를 차지한다. 다만, 탄소배출권 시장규모는 유럽보다 현저히 작다. 지난해 유럽의 탄소배출권 시장규모(연간 거래대금 기준)는 약 2,000억유로이나, 미국은 260억 유로에 불과하다. 온실가스 배출량 대비 탄소배출권 시장이 크지 않는 이유는 미국의 배출권거래제 적용 범위가 낮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자세한 이해를 돕기 위해 미국의 배출권거래제 운영 방식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미국 탄소배출권 거래제도(WCI, RGGI)

미국 배출권거래제의 가장 큰 특징은 연방정부가 아닌 일부 주에서 제한적인 부분에 걸쳐 배출권거래제 참여를 강제한다는 점이다. 유럽은 27개국이 발전, 운송 산업부분에 걸쳐 배출권거래제 참여를 강제하나, 미국은 연방정부의 소극적인 입장으로 통합적인 배출권거래제는 도입되지 않고 있다. 현재 지역단위로 배출권거래 제가 운영되며 WCI와 RGGI가 대표적인 배출권거래제이다. 지난해 WCI 시장규모는 243억유로로 RGGI(17억유로)대비 활발히 거래되는 시장이다.


한편, 미국과 유럽의 탄소배출권 가격은 올해들어 우상향하는 동일한 흐름이다. 연초 기업생산활동 증가와 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석탄수요 증가에 배출권 가격이 상승한 것이다. 다만, 미국 탄소배출권 수익률은 연초 이후 40%, 유럽은 74%로 유럽의 가격 상승폭이 더 컸다. 가격 차별화 이유는 유럽의 경우 Fit for 55 친환경 정책패키지 발표에서 배출권거래제를 더욱 활성화하고자 하는 정책들이 나왔기 때문이다.

 

Fit for 55
2021년 7월 14일 EU 집행위가 발표한,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1990년 수준 대비 55% 감축하기 위한 입법안 패키지.

 

 

WCI(Western Climate Initiative)

WCI는 미국 서부 7개 주와 캐나다 4개 주가 연합하여 시행하려던 지역 배출권거래제다. 다만, 2012년 일부 주가 탈퇴하며 현재는 미국 캘리포니아와 캐나다 퀘벡 등 2개 주가 참여한다. 배출권 단위로 CCA(California Carbon Allowance)를 사용하며 적용대상분야는 발전, 산업, 연료공급 부문이다. 연료공급 부문이 포함된 이유는 수송부문과 가정부문 및 상업부문의 연료사용으로 인한 배출은 직접적으로 규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발전부분에서 EU ETS와 달리 캘리포니아에 전력을 판매하는 발전업체도 규제 대상에 포함한다.

 

CCA (California Carbon Allowance)
캘리포니아 배출권거래제의 배출권

EU ETS (European Union Emissions Trading System, 유럽연합 배출권거래제) 
최초로 온실 가스 배출권 거래에 관해 세운 대규모 정책이다. 이 정책은 지구 온난화에 맞서기 위해 2005년도에 처음 시작되었으며, 유럽연합의 기후 정책의 주축이다.


한편, 캘리포니아는 배출권 과다할당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배출권 최저가격과 상한가격을 정하여 배출권 가격의 급락 및 급등을 방지하고 있다. 상하한가격을 넘을 경우 할당량(공급량)을 조절한다. 현재 CCA 가격은 하한가격(18달러)수준에 형성되어 있으며, 매년 인플레이션을 반영하고 추가로 5% 높게 설정된다. 현재 CCA 가격은 28달러로 하한가격까지 -35%의 괴리율이 있으나, 매년 하한가격이 높아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격 하락 시 하방경직성이 존재한다.

 

인플레이션 (inflation, 물가상승)
한 국가의 재화와 용역 가격 등의 전반적인 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경제상태를 말한다. 이는 동시에 해당 국가의 통화가치 하락과 구매력의 약화 현상을 가져온다. 인플레이션의 주요 원인으로는 유통되는 통화공급의 증가 등이 있으며, 구체적인 원인을 바라보는 관점은 경제학파별로 차이가 있다. 또, 인플레이션은 통화의 팽창뿐 아니라 소비자 투자, 재정지출 등 수요 확대에 의하여 생긴다. 이것은 그러한 부문에서의 초과수요를 통하여 물가의 상승이 촉진되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율을 결정하는 중요한 지표 중의 하나는 종합물가지수(소비자종합물가지수)이다. 이것이 단위 시간당 얼마나 변하는지가 인플레이션이 결정되는 요소이다.

인플레이션은 경제에 여러 가지 방향으로 긍정적 혹은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인플레이션의 부정적인 영향으로는 돈을 저축하는 것에 대한 기회비용이 증가한다는 것이 있다. 미래의 인플레이션 증가의 불확실성은 투자 및 저축의욕을 저하시킬 수 있다. 그리고 인플레이션율이 충분히 높다면 소비자들이 물가상승에 대비하여 생필품을 비축(사재기)할 것이기 때문에 물자 부족 현상이 발생할 것이다. 인플레이션의 긍정적인 영향으로는 중앙은행이 실질 금리를 조정할 수 있도록 보장함(경기 침체를 완화하기 위함)과 동시에 비 화폐 자본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를 장려한다는 것이다.

 


RGGI(Regional Greenhouse Gas Initiative)

RGGI는 미국 북동부 총 10개 주가 참여하고 있는 탄소배출권 시장이다. RGGI에 참여하고 있는 각 주별로 이산화탄소 배출상한이 정해지면, 주 정부별로 상한 범위 내에서 배출권(RGA, Regional Gas Allowance)을 발행한다. 특징적인 점은 발전부문(발전설비 25MW 이상 화력발전소)만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이다. 이는 각 주별 발전시설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의 95%를 포괄하는 시장이다.

 

MW (megawatt)
10⁶를 나타내는 메가와트의 기호.

1 와트(기호 W)는 1 초 동안의 1 줄(N·m)에 해당하는 일률의 SI 단위계 단위이다.

1W * 3,600s = 1J/s * 3,600s = 3,600J = 1Wh W(와트)는 1초 동안 1J(줄)의 일을 하는 일률의 단위고, 여기에 3,600초(1시간)를 곱한 것이 전력량 와트시(Wh)이다. 암페어와 볼트 단위의 정의를 통해, 1 암페어가 1 볼트의 전위차를 통해 흐를 때 일은 1 와트의 일률로 끝난다.


RGGI는 발전소에서 배출되는 탄소배출량을 2030년까지 연간 2.275%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배출량 감축폭이 EU-ETS와 WCI에 비해 크지 않은 이유는 발전소들에게 급격한 가격변동 없이 탄소저감 기술에 투자할 수 있는 기간을 주기위한 것이다. 한편, RGGI 가격 역시 CCA와 마찬가지로 상하한가격을 두고 있다. 하한가격은 매년 인플레이션을 반영하고 추가로 2.5% 높게 설정된다. 다만, 현재 RGGI 가격과 상하한가격의 격차가 ±60% 이상인 점을 고려하면 상하한선의 범위가 굉장히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미국(WCI, RGGI) vs 유럽(EU-ETS)

미국 배출권거래제(WCI, RGGI)와 유럽 배출권거래제(EU-ETS)는 배출총량거래(cap and trade, 정부가 경제 주체들을 대상으로 배출허용총량(cap)을 설정하면 대상 기업체는 정해진 배출허용범위 내에서만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는 권리를 부여받는 방식)원칙에 기초해 운영된다는 점에서 시장논리는 같다. 다만, 연간 배출 총량 목표 설정, 배출권 할당량, 포괄산업 대상분야, 무상/유상할당 비중 등 제도적인 차이로 시장규모와 가격 차이가 나타나는 것이다.


앞서 제도적인 차이를 살펴본 결과, 미국의 캘리포니아주 탄소배출권 가격은 주정부차원에서 소극적으로 운영된다는 점에서 유럽 탄소배출권 대비 가격상승여력이 충분하지 않다. 유럽의 경우 EU의 친환경 정책 패키지가 배출권거래제를 활성화하고자 하는 방향으로 제시되고 있으나, 미국은 연방정부 차원에서 펼치는 그린뉴딜 정책이 탄소배출량을 줄이고자 하는 방향이기 때문이다.

 

그린뉴딜 (Green New Deal)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산업 인프라를 구축하고 관련 산업을 육성함으로써, 에너지 구조를 전면적으로 조정하여 고용과 노동까지 아우르는 혁신을 가져오자는 아이디어로 요약할 수 있다. 친환경 에너지 산업으로의 이행을 기반으로 경제 전반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한다는 의미다. 구체적으로는 재생에너지와 자원효율성 향상을 통해 사회적, 경제적 개혁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그린뉴딜은 각국에서 현재의 불확실한 경제 상황을 헤쳐 나가는 정책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2019년 미국에서는 그린뉴딜 결의안이 하원을 통과했고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그린뉴딜의 핵심 개념을 ‘유럽 그린 딜’ 구상에 담아 공식 발표한 바 있다. 특히 COVID-19로 인해 침체된 경제를 되살리면서 지속가능한 경제체제로 전환하자는 구상에 따라 각국이 그린뉴딜을 국가적 차원의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다.


다만, 캘리포니아주 탄소배출권의 경우 가격 하단선 근처에 가격이 형성되어 있다. 최근 천연가스 가격 상승흐름이 주춤하며 유럽 탄소배출권 가격의 하방압력이 커진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캘리포니아주 탄소배출권이 EU-ETS대비 안정적인 자산으로 볼 수 있다.

 

 

 

 

21/10/20 메리츠증권 Analyst 이정연

 

 


 

마치며

 

직접 미국 ETF에 투자하는 분들께 도움이 될만한 리포트네요. 탄소배출권이 아직 생소한 분들도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같은 경우도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최종안 발표', '탄소배출권 ETF 상장' 등 관련된 이벤트들이 있었습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의 관심이 주목되고 있는 만큼 꾸준히 관심을 가져보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감사합니다. 오늘도 많이 배우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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