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트 뜯어보기) 철강 - 추세 하락이 아니라 조정이라 할 수 있는 이유

2021. 6. 13. 08:00리포트/철강ㆍ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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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ixabay

 

안녕하세요. 케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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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이 오르던 철강사들이 최근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연구원님께서는 조정이라 말씀하고 계시는데 그 이유를 알아볼까요?


I. 2021년 상반기 철강산업 Review

2021년 상반기 철강산업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변동성 확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대표적으로 ①철강제품 가격과 ②철광석 가격이 그러했다. 2021년 상반기에 대한 Review 이지만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 2019년 말 이후 2021년 5월 말까지 위 2가지 항목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확인해보도록 하자.


1) 철강제품 가격 
필자가 국내 철강산업을 분석함에 있어 주요 지표 중 하나로 생각하는 것은 철강제품 가격이며 그 중에서도 중국 내수 가격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한다. 하지만, 타 지역(미국 및 유럽 등) 철강제품 가격 변동성이 유례없이 높은 국면을 나타냈기에 타 지역 가격에 대해서도 간단하게나마 언급하도록 하자.


먼저 중국 내수 철강제품 가격 흐름이다. 주요 철강제품인 HR, CR, 후판, 철근 가격 모두 2019년 12월 대비 2021년 5월 더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HR +53%, CR +51%, 후판 +53%, 철근 +37% 상승했다.

 

HR (Hot Rolled Steel, 열연강판)
반제품(슬래브)을 고온으로 가열한 후 열간상태에서 압연한 제품이다. 일반적으로 두께 3mm 미만의 얇은 강판을 뜻한다. 제품 종류에는 일반 열연강판과 표면 산화물을 제거한 산세강판(PO강판), 길이방향으로 절단한 Sheet, 좁은 폭으로 절단한 Skelp 등이 있다. 열연강판은 건설, 자동차, 조선, 강관제조용, 냉간압연용 등 등 산업 전반에 걸쳐 다양하게 활용된다.

CR (Cold Rolled Steel, 냉연강판)
열연강판을 소재로 상온에서 냉간압연한 비교적 얇은 강판으로, 열연코일에 비해 표면이 미려하고 가공성이 우수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냉연제품은 주로 자동차, 가전제품, 건축자재용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각종 도금강판의 중간소재로 사용되는 등 산업 전반에 걸쳐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후판 (Heavy Plate)
반제품인 슬래브를 고온으로 가열하여 열간압연한 후 냉각 및 열처리 등의 과정을 거쳐 생산되는 비교적 두꺼운(6mm 이상) 두께의 열연강판이다. 후판은 용도 및 재질특성에 따라 구조용, 용접용, 보일러용, 강관용(송유관), 압력용기용(저장탱크) 등으로 구분되며, 건축, 교량, 선박, 해양구조물, 보일러, 압력용기 등 산업 전반에 걸쳐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철근 (Concrete Reinforcing Bars)
단면이 원형인 봉재의 일종으로 제품 표면에 축방향 돌기와 횡방향 마디가 있어 콘크리트 부착력이 강한 제품이다. 주로 건축, 토목구조용 자재로 사용되며, 제품 종류에는 용접용 철근, 초고강도 철근, 에폭시 피복 철근, 나사형 철근, 코일철근 등이 있다. 최근에는 건축물의 안전과 품질향상을 위한 내진성능이 우수한 내진용 철근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다음은 미국 내수 철강제품 가격이다. 미국 역시 주요 철강제품 가격 모두 2019년 12월 대비 2021년 5월 높게 형성되어 있다. 해당 기간 동안 HR +174%, CR +129%, 후판 +97%, 철근 +40% 상승했다.

 


마지막으로 유럽 내수 철강제품 가격이다. 중국 및 미국과 마찬가지로 유럽 역시 주요 철강제품 가격이 같은 기간(2019년 12월 대비 2021년 5월) 동안 큰 폭의 상승을 보였다. 품목별로는 HR +150%, CR +137%, 후판 +95%, 철근 +54% 상승했다.

 


결론적으로 COVID-19가 영향을 미치기 직전인 2019년 말 대비 현재(2021년 5월) 주요 지역 철강제품 가격은 큰 폭으로 올라있다는 것이다. 다만, 여기서도 차이점은 존재한다. 그중 첫째는 중국과 비교하여 미국과 유럽은 판재류인 HR, CR, 후판의 상승 폭이 철근 대비 상대적으로 많이 오른 것이며, 둘째는 미국과 유럽 가격 상승 수준이 중국 대비 크게 발생했다는 것이다. 판재류 중 하나인 HR을 기준으로 중국, 미국, 유럽 지역 내수 가격을 비교해보자.


2019년 12월 대비 2021년 5월 주요 지역 내수 HR 가격은 중국 +53%, 미국 +174%, 유럽 +150% 상승했다. 세 지역 모두 본격적인 가격 상승은 2020년 하반기에 시작됐으며 그 상승세가 2021년 상반기까지 이어졌다.

 


그중에서도 미국 내수 HR 가격이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그다음은 유럽 그리고 중국이 뒤따랐다. 이들 지역 내수 제품 가격 상승이 이어졌던 이유는 몇 가지를 꼽을 수 있겠지만 그중 가장 크게 영향을 미쳤던 요인은 철강제품 수급 불균형 때문이라 생각한다. 2020년 상반기 COVID-19는 세계적으로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재화 및 서비스 수요급감이라는 결과를 초래했다.


지역을 가리지 않은 전방산업 수요 위축은 국내외 철강업체에게 감산을 강요했다. 감산은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졌으며 일부는 일시적인 감산을, 또 다른 일부는 영구적인 감산 즉 설비 폐쇄로 대응했다. 이러한 철강업체 감산은 인력 축소로 이어졌다. 인력 축소 역시 일시적인 해고(lay-off)와 영구 해고를 통해 시행됐다.

 

전방산업
- 전방산업: 어떤 재료나 소재 따위를 이용하여 특정 제품을 생산하거나 판매하는 산업을 통틀어 이르는 말. 최종 소비자가 주로 접하는 업종.
- 후방산업: 특정 제품의 재료나 소재 따위를 생산·판매하는 산업을 통틀어 이르는 말. 제품 소재를 주로 만드는 업종.


이렇게 불황의 장기화에 대비하고 있던 찰나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되기 시작했다. 수요 회복의 시작은 유동성 공급이었다. COVID-19에 따른 경기 침체를 방어하고자 세계 각 국은 공격적으로 유동성 완화 정책을 펼쳤으며 수요는 이에 반응했다. 예상보다 한 템포 빠른 수요 회복 속도에 비해 공급 증가는 상대적으로 더디게 진행됐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럴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철강업체 입장에서는 수요 회복이 감지됐더라도 COVID-19 재확산 우려 등에 따라 선뜻 축소한 공급량을 증가시키기 어려웠을 것이며, 추후에 공급량 증대를 결정했다 하더라도 필요 인력의 재고용 그리고 멈췄던 설비의 시운전 등에 시간이 필요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2020년 하반기부터 2021년 상반기까지 약 1년 여 동안 이어져온 이러한 철강 수급 불균형이 2021년 하반기에도 이어질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후술 할 예정이다.


앞서 2020년 1월 이후 2021년 5월까지 세계 철강 제품 가격이 상승하는 동안 미국과 유럽 가격 상승 폭이 중국 대비 높게 나타났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 역시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가장 큰 요인은 무역 장벽이었다고 사료된다. 2018년 당시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자국 안보를 위해 수입 철강 제품에 고율관세 및 수출 물량 쿼터를 적용한 바 있다. EU 역시 미국으로 향하던 세계 각 국의 철강제품이 EU로 향하는 것을 방지하고자 세이프가드를 발동시켰다.

 

무역확장법 232조
특정 수입 품목이 미국의 국가 안보에 위해가 된다고 판단될 경우 美 대통령의 수입량 제한, 관세부과 권한 등을 규정하고 있다.

세이프가드 (safeguard)
가트 19조 규정에 의거하여 특정상품 수입이 격증하고 국내의 경합산업에 큰 타격을 줄 경우 일시적으로 발동시킬 수 있는 긴급 수입제한 조치를 말한다. 무역상의 제한을 가맹국에 부과하지 않는다는 점이 가트의 원칙이나 세이프 가드는 그 예외로 인정되어 있다. 세이프가드와 반덤핑제도로써 비교하자면, 제소가 있는경우와 없는경우로써 나뉜다. 세계 무역 기구(WTO)에서 회원국은 자국 내 생산에 위협을 줄 수 있는 수입 증가로부터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제품의 수입을 일시적으로 제한하는 등 세이프가드 조치를 발행할 수 있다.


미국과 EU가 행한 자국 철강산업 보호 정책은 수입 제한을 골자로 한 것이기 때문에 공급을 넘어서는 수요가 발생할 시 상대적으로 대응하기가 어려울 수 밖에 없다. 즉, 수요가 공급보다 우위에 있는 경우 균형을 맞추는 방법은 생산량 증가와 수입 확대가 있는데 이 중 후자가 원활하게 이뤄지기 힘들기 때문이다.


2) 철광석 가격 
2021년 상반기 당사 예상을 가장 크게 벗어났던 것은 철광석 가격이다. 2019년 말 톤당 92달러였던 중국의 호주산 철광석 수입가격은 2021년 5월 중 234달러/톤까지 상승했다. 해당 가격은 집계되기 시작한 2010년 초 이후 2021년 4월 말까지 톤당 200달러를 넘어선 적이 없었다. 가장 높았던 가격은 2010년 4월 30일 194달러/톤이었다. 그러나 2021년 5월 톤당 200달러를 넘어선 것이다.

 


2020년 하반기부터 2021년 상반기까지 철광석 가격 상승을 이끌었던 주요 요인은 수요 증가, 특히 중국 조강생산량 증가였다. 중국 정부는 2020년 COVID-19에 따른 경기 침체를 방어하고자 적극적인 재정 정책 및 투자를 시행했고 이에 따라 철강 소비 확대가 나타났다.

2020년 1~4월 중국 조강생산량 yoy +1.3% 증가에 그쳤으나 5월부터 본격적인 조강생산량 증가가 이뤄졌고 이러한 추세는 2020년 하반기까지 이어졌다. 2020년 9월과 10월은 각각 yoy +11%, +13% 증가한 바 있다. 결국, 중국 2020년 3분기 및 4분기 조강생산량은 각각 yoy +9%씩 증가했다.

 

조강생산량 (Crude steel production)
쇳물 생산량을 의미하며, 조강생산량이 가장 상공정이기 때문에 각 업체별 또는 국가별 생산량의 기준이 된다.

yoy (Year on Year)
전년 대비 증감률

 


특히 4분기는 중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들의 조강생산량도 증가했다. 2020년 3분기 중국을 제외한 세계 조강생산량은 yoy -8% 감소했으나 4분기는 yoy +2% 증가했다.

 


물론 세계 철광석 수출 1,2위 국가인 호주와 브라질 철광석 수출량도 2020년 하반기 yoy 증가 추세를 나타냈다. 양 국가 합산 철광석 수출량은 2020년 3~4분기 yoy +2~3% 증가를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조강생산량 증가 대비 호주와 브라질 철광석 수출량 증가 폭이 작게 나타나며 철광석 가격 강세를 야기했던 것으로 판단한다. 2021년 상반기 철광석 가격은 추가적인 강세를 보였다. 1~3월까지 톤당 150~170달러 사이에서 보합 국면을 나타내던 중국의 호주산 철광석 수입가격은 4월부터 재차 상승하기 시작했으며 5월 상순 가파른 상승을 나타냈다.

2021년 5월은 그 어느 때보다 철광석 가격 변동성이 컸던 시기로 기록될 수 있을 것이다. 4월 말 중국 호주산 철광석 수입가격은 187달러/톤이었으나 5/12일 234달러/톤을 기록했다. 5/1~5일이 노동절 휴일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약 일주일 사이에 +25% 상승한 것이다. 그러나 5/12일 리커창 총리의 원자재 시장 안정화 발언이 나오며 철광석 가격은 하락하기 시작했고 5/26일 178달러/톤을 나타냈다. 불과 2주 사이에 -24% 하락한 것이다.

 


2021년 상반기 철광석 가격, 특히 4월 이후 가격은 펀더멘털의 영향도 받았을 것이나 그 외의 요소(투기성 자금 및 중국 정부 고위 관료의 발언 등)가 더 큰 영향을 미친 시기였다고 판단한다.

 

펀더멘탈 (Fundamental)
해당 기업 또는 해당 산업군에서의 지표들로 해당 기업이 가지고 있는 가치, 즉, 매출, 순이익, 재무건전성 등과 같은 재무제표 상의 지표들과 환율, 금리 등과 같은 거시 경제지표등을 나타낸다.

II. 2021년 하반기 주요 쟁점 사항은?

2021년 하반기 국내외 철강산업 주요 쟁점 사항은 무엇이 있을까? 여러 가지 쟁점 사항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그 중에서 가장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중국 조강생산량 조정 여부이다. 이와 함께 철강제품 가격에 대한 부분도 관심 대상이다.


1) 중국 조강생산량 
세계철강협회(World Steel Association)가 2021년 6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세계 조강생산량은 18억 7,800만톤으로 yoy +0.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다. 2020년 한 해 동안 전 세계가 COVID-19 영향력 하에 있었던 점을 생각한다면 세계 조강생산량이 증가했다는 사실이 선뜻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다.

 

세계철강협회 (World Steel Association)
1967년 설립된 세계철강협회는 철강산업의 이해와 이익 증진 활동 추진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철강분야의 가장 권위 있는 기구다. 당초 11개국 18개 회원사로 출범하였으나, 현재 전 세계 약 170개 철강사, 관련협회, 연구소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본부는 벨기에 브뤼셀에 있다.


2020년 세계 조강생산량 증가를 이끌었던 나라는 바로 중국이다. 2020년 중국 조강 생산량은 10억 6,480만톤(중국 국가통계국 발표 기준으로는 10억 5,300만톤)으로 yoy +7.0% 증가했다. 반면,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의 합산 조강생산량은 yoy -6.9% 감소했다. 이에 따라 세계 조강생산량 중 중국 시장점유율은 2019년 53%에서 2020년 57%로 약 +4%p 상승했다. 세계 철강 공급 측면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더 커진 것이다.

 


그 어느 때보다 2021년 하반기 중국 조강생산량 흐름이 중요한 이유는 연초 이후 형성되어 왔던 중국발 공급 축소에 대한 기대감이 실현될 것인지 아니면 기대감으로 끝날 것인지에 따라 하반기 뿐만 아니라 2022년 철강산업의 방향성이 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21년 중국 조강생산량이 2020년 대비 감소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시작된 시기는 2020년 12월 말이었다. 중국 공업신식화부(Ministry of Industry and Information Technology, 이하 MIIT) 부장인 Xiao Yaqing은 2020년 12월 28~29일 열린 컨퍼런스에서 처음으로 2021년 중국 조강생산량은 전년대비 감소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와 같이 중국 내부에서 조강생산량 감소의 목소리가 나온 이유는 제 14차 5개년 규획(2021~2025년) 하에 진행될 저탄소 시책의 일환으로 철강산업이 기여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공업신식화부 (工業和信息化部, Ministry of Industry and Information Technology, MIIT)
공업 및 정보통신부

제 14차 5개년 규획 (2021~2025년) 
14.5 규획에서는 사회주의 현대화 기본 실현 목표로 경제정책을 담고 있으며 2035년까지 장기 비전도 제시하고 있다. 14.5 규획의 핵심은 30여년만의 중국 성장전략의 대전환을 예고하는 ‘쌍순환’ 전략으로 향후 경제운영의 기본원칙이 될 전망이다.

- 규획
러시아의 영향을 받은 중국이 1953년 제1차 5개년 계획을 수립하게 된다. 이후 중국은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편제하고 집행해 오고 있다. 중국은 1949년 건국 이후 ‘계획경제’ 시스템을 적용하여 왔으며, 5개년 경제개발 계획 역시 ‘계획(計劃)’이라고 명명하고, 정부가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여 왔다. 이러한 기조가 바뀐 것이 바로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진행된 11차 경제개발 5개년 규획(規劃)이다. 이 시기부터 중국정부는 ‘계획’이라는 단어 대신 ‘규획’이라는 단어를 사용했으며,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기자 간담회 자료를 통해 정부의 간섭을 줄이고, 시장화를 확대하며, WTO 가입 이후 달라진 중국의 사회주의 시장경제 시스템을 반영하기 위해 ‘계획’을 ‘규획’으로 바꾸어 사용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컨퍼런스 (conference)
화제에 관해 협의하는 사람들의 모임 또는 회의이다.


당시 시장의 반응은 명확하게 엇갈렸다. 첫 번째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반응이었다. 2020년 중국 철강재 명목소비량이 yoy +7% 증가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2021년 역시 증가율이 전년 수준까지는 아니겠지만 절대적인 명목소비량은 증가가 예상됐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수요 증가는 생산 증가를 야기하는데 생산을 오히려 줄이겠다고 하니 앞뒤가 맞지 않다는 의견들이 대두됐다.


뿐만 아니고 2020년 말 중국 내수 철강제품 스프레드(제품가격-원재료가격)는 아주 높은 수준은 아니었지만 중국 철강업체들이 충분히 이익을 확보할 수 있던 수준으로 생산량 감소에 동참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 또한 제기됐다. 그러자 중국 MIIT는 1/26일 다시 한번 2021년 조강생산량을 전년대비 감소시킬 것이라고 언급한다. 2060년 전에 탄소 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철강산업은 생산량을 줄여야 한다고 한 것이다.

 

스프레드 (spread)
차액, 차이

탄소 중립 (carbon neutrality)
개인이나 회사, 단체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 만큼 이산화 탄소를 흡수하는 대책을 세워 이산화 탄소의 실질적인 배출량을 '0 (zero)'으로 만든다는 개념이다. 탄소 중립화(炭素中立化)와 순 배출 영점화(純排出零點化, net zero), 탄소 제로(carbon zero)라고도 한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계산하고 배출량 만큼을 상쇄하기 위해 나무를 심거나 석탄, 화력 발전소를 대체할 에너지 시설에 투자하는 등의 활동을 통해 이산화 탄소 배출량을 상쇄하는 방식을 말한다. 기후 중립(climate-neutral)은 기후 변화의 주요 원인인 이산화탄소뿐만 아니라 다른 온실가스에 대한 규제까지도 포함하는, 탄소중립보다 포괄적인 개념이다.


그렇다면 벌써 2021년이 반환점을 앞둔 가운데 상반기 중국 조강생산량은 어땠을까? 2021년 1~4월 중국 조강생산량은 yoy +16% 증가했다. 이 수치만 보고 있자면 생산량 감소는 다른 세상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물론 1년 전인 2020년 1~4월 중국 조강생산량은 COVID-19 영향을 받으며 yoy +1.3% 증가하는데 그쳤기 때문에 2020년 하반기 이후 본격적으로 급증한 조강생산량을 감안한다면 2021년 1~4월 조강생산량이 yoy +16% 증가한 것에 큰 의미를 두지 않을 수도 있다.

 


문제는 지금부터이다. 만약 2021년 하반기에도 조강생산량이 감소하지 않고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면 중국 정부의 조강생산량 감소 발언은 유명무실해질 수 있게 되며 이는 필자를 비롯하여 중국 조강생산량 감소를 예상했던 시장참여자들의 전망과는 다른 방향의 결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지난 5월 말 중국 현지에서는 탕산시가 3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지역 내 철강업체들에 대한 가동률 제재를 완화시킬 수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탕산시는 지난 3월 지역 내 철강업체들의 가동률을 제재하는 정책을 시행 중이다. 지역 내 7개 업체에 대해서는 3/20일부터 6월 말까지 생산량을 50% 감소, 7월부터 12월 말까지는 30% 감소하는 명령을 내렸으며 나머지 16개 업체 역시 3/20일부터 12월 말까지 생산량을 30% 감소를 명했다.

 


소문의 진위여부는 아직까지 파악하기 힘들고 일부 현지 언론에서는 해당 소문이 사실이 아니라 하고 있지만 이러한 소문 자체가 시장에 주는 충격은 생각보다 크다. 더군다나 생산량 감소라는 중국 중앙정부의 정책에 어긋나는 행동이기에 만약 해당 소문이 진실로 판명될 경우 그 충격은 더 클 수 있다. 그러나 필자는 현시점에서 중국의 전체적인 정책의 방향성(생산량 감소)이 바뀌었다고 판단하지는 않는다. 연초 이후 발표되고 있는 중국 정부의 철강 관련 정책들을 살펴보면 분명 생산량 감소의 의지가 포착된다.


우선 철강제품에 대한 수출 증치세 환급 취소이다. 중국은 일부 철강제품에 대해 수출 증치세 환급 취소를 5/1일 자로 시행했다. 수출 증치세 환급 취소를 통해 추정해볼 수 있는 일차적인 영향은 수출 축소이다. 그렇다면 수출 축소가 가져올 수 있는 또 다른 영향은 무엇일까?

 

증치세 (增値稅)
대한민국의 부가가치세와 같은 말로 새롭게 탄생된 부가 가치에 대해 납부해야 하는 세금이며 세율이 고정된 우리나라와 달리 중국은 법인 형태에 따라 세율이 6~17%로 세분화되어 있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수출 환경이 악화된 중국 철강업체들은 내수 판매를 확대하려 할 것이다. 생산을 마음껏 할 수 있는 환경이라면 수출 축소가 생산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 더군다나 올해 상반기와 같이 철강업체들의 수익성이 좋은 국면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만약 수출 증치세 환급 취소가 추후 생산 제재를 염두에 둔 중국 정부가 내수보다 수출로 먼저 공급할 수 있는 가능성을 생각해 선제적으로 정책을 펼친 것이라면 어떨까? 이는 시간을 좀 더 두고 지켜봐야 하겠지만 생산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줄 것이라면 굳이 수출에 대한 제재를 가하는 움직임을 보이지는 않았을 것으로 사료된다.


2021년 1~4월 중국 조강생산량을 보고 있자면 연간 전체로 정말 전년대비 생산량 감소가 나타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상반기 대비 하반기 생산량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4/1일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ational Development and Reform Commission, 이하 NDRC)와 MIIT는 철강 과잉 생산능력과 관련하여 공동조사를 시행할 것이라 언급한 바 있다. 이는 지난 2016~2018년 동안 진행된 철강 도태 설비 등의 폐쇄 여부를 확인하는 조사이며 5월부터 6월 현재까지 전국적으로 조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중화인민공화국 국가발전 및 개혁위원회 (國家發展和改革委員會, National Development and Reform Commission, NDRC)
중국의 대형개발사업에 대하여 종합심사 및 사업균형 조정 업무를 맡고 있다. 이 기구는 기존 중국의 개발사업에 대하여 신규 허가뿐만 아니라 현재 진행 중인 사업에 대해서도 사후 허가를 받도록 하여 향후 개발사업에서 중복이 없고 자원이 효율적으로 활용되도록 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원칙적으로 생산량을 직접적으로 규제하는 조사는 아니지만 오염물질 배출 기준 미준수 및 미허가 생산 시설에 대한 제재가 가해질 것으로 보여 간접적으로 생산량 축소를 가져올 수 있다는 판단이다. 조사의 결과가 정확히 언제 마무리될 것인지 알기는 어렵지만 5월부터 진행된 만큼 하반기에는 조사 결과에 따른 후속조치가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2) 철강제품 가격 
국내 철강 시황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중국 철강제품 가격(내수가격으로 설명하겠다)이다. 지난 2월 이후 약 3개월 가까이 상승 추세를 이어오던 중국 철강제품 가격은 5월 중순부터 말까지 약 2주 동안 큰 조정이 나타났다. 5월 둘째 주(10~14일) 174.8이었던 중국 철강제품 가격지수(1994년 12월=100)는 5월 넷째 주(24~28일) 149.4를 기록하며 2주 만에 -18% 하락했으며 판재류봉형강류 모두 동일하게 -18% 떨어졌다.

 

판재류
열연, 냉연, 후판 등의 철강재 강판을 뜻한다. 자동차, 조선, 가전 등 고품질을 요구하는 주로 곳에 쓰인다.

봉형강 (Steel Bar, 봉강)
반제품을 압연 또는 단조하여 제품의 단면이 원형, 정방형, 육각형, 장방형인 봉(bar) 형태의 제품이다. 단면의 형상이 정방형(정사각형)인 것을 각강, 육각형인 것을 육각강, 팔각형인 것을 팔각강, 반원형의 것은 반원강 등으로 분류되며, 치수(직경, 대변거리, 폭)를 기준으로 대형, 중형, 소형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봉강은 주로 밸브, 플랜지 등 산업용 부품과 샤프트, 변속기, 샤시 등 자동차용 부품의 소재로 사용된다. 


단 2주 만에 큰 폭의 하락을 경험한 것이다. 하지만 그 전 2주를 살펴보면 이 역시 단기간에 급등한 것을 알 수 있다.

 


4월 마지막 주(26~30일) 중국 철강제품 가격지수는 148.9였으며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5월 둘째 주는 174.8을 기록하여 2주 만에 +17% 상승한 바 있으며 같은 기간 판재류는 +16%, 봉형강류는 +19% 올랐다. 중국 철강제품 가격지수가 1월 마지막 주 이후 4월 마지막 주까지 약 3개월 동안 상승한 폭이 +21%(판재류 +22%, 봉형강류 +20%)였던 점을 감안하면 4월 마지막 주부터 5월 둘째 주까지 2주 동안 나타났던 상승 속도가 얼마나 빨랐는지 가늠해볼 수 있다.


5월 중순 이후 중국 철강제품 가격이 하락한 이유는 매우 명확하다. 중국 리커창 총리가 5/12일 국무원 상무회의에서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는 원자재 가격에 대한 우려를 내비친 것이 시발점이 되었다. 사실 리커창 총리가 원자재 가격과 관련하여 언급한 것은 5/12일이 처음이 아니다. 4월 초 한 심포지엄에서 기업들의 원가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원자재 시장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심포지엄 (Symposium)
특정한 문제에 대하여 두 사람 이상의 전문가가 서로 다른 각도에서 의견을 발표하고 참석자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의 토론회이다. '집단 토론 회의', '학술 토론 회의', '연구 발표회' 등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여전히 원자재 가격 상승이 이어지고 심지어 5월 들어서는 그 폭이 더 커지자 다시 한번 유사한 뉘앙스의 발언을 한 것으로 사료된다. 5/12일 국무원 상무회의 이후 주요 지방정부(베이징시, 상하이시)는 해당 지역 내 철강업체들과 철강제품 가격과 관련하여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파악된다. 리커창 총리는 5/12일 이후에도 19일, 26일 연달아 국무원 상무회의에서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우려를 표명했다. 시장은 즉각적으로 반응했으며 철강제품 가격은 큰 폭의 하락을 나타냈다.


여기서 중국 정부의 딜레마가 일부 포착된다. 연초 이후 4월 말까지 철강산업과 관련된 중국 정부의 정책은 ‘환경’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러나 환경에 정책의 초점을 맞추다 보니 인플레이션이라는 부담이 발생했다. 적정 수준의 인플레이션은 허용할 수밖에 없고 용납할 수 있지만 과도한 인플레이션 은 부작용이 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 (inflation, 물가상승)
한 국가의 재화와 용역 가격 등의 전반적인 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경제상태를 말한다. 이는 동시에 해당 국가의 통화가치 하락과 구매력의 약화 현상을 가져온다. 인플레이션의 주요 원인으로는 유통되는 통화공급의 증가 등이 있으며, 구체적인 원인을 바라보는 관점은 경제학파별로 차이가 있다. 또, 인플레이션은 통화의 팽창뿐 아니라 소비자 투자, 재정지출 등 수요 확대에 의하여 생긴다. 이것은 그러한 부문에서의 초과수요를 통하여 물가의 상승이 촉진되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율을 결정하는 중요한 지표 중의 하나는 종합물가지수(소비자종합물가지수)이다. 이것이 단위 시간당 얼마나 변하는지가 인플레이션이 결정되는 요소이다.

인플레이션은 경제에 여러 가지 방향으로 긍정적 혹은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인플레이션의 부정적인 영향으로는 돈을 저축하는 것에 대한 기회비용이 증가한다는 것이 있다. 미래의 인플레이션 증가의 불확실성은 투자 및 저축의욕을 저하시킬 수 있다. 그리고 인플레이션율이 충분히 높다면 소비자들이 물가상승에 대비하여 생필품을 비축(사재기)할 것이기 때문에 물자 부족 현상이 발생할 것이다. 인플레이션의 긍정적인 영향으로는 중앙은행이 실질 금리를 조정할 수 있도록 보장함(경기 침체를 완화하기 위함)과 동시에 비 화폐 자본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를 장려한다는 것이다.

 

물론 철강제품 가격이 상승하는 국면에서 투기적 자본이 개입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 정부가 일차적으로 경계하고 억제하려 했던 것은 투기적 자본의 시장 교란일 것이다. 어느 수준이 적정 철강제품 가격이라고 정의 내리기는 쉽지 않지만 일단은 단기적으로 가격을 낮추는 데는 성공했다.


다만, 철강제품 가격이 상승했던 가장 근본적인 원인(수요가 공급보다 우위에 있는 상황)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하반기 중국 철강제품 가격은 상반기와 같은 가파른 상승 추세를 나타내기는 어려울 것이다. 정부의 개입을 한번 경험했던 시장은 조심스럽게 움직일 것이며 속도가 완만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결국 중국 정부가 철강제품 가격 조정 이후 연초부터 의지를 표명했던 ‘환경’ 부문에 다시 한번 정책의 무게를 싣는다면 추가적인 가격 조정보다는 반등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Key Chart

 

 

 

21/06/11 유안타증권 Analyst 이현수

 

 


 

마치며

 

중국에서 정한 방침을 쉽게 무르진 않을 것 같기에, 중국의 조강생산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연구원님 말씀대로 현재 조정구간이라 볼 수 있을 듯하네요. 그런데 조정 후 계속 우상향이 가능할까요? 한 가지 의문이 드는 게 우리나라의 철강사는 탄소 배출에서 자유롭나 하는 점입니다. 철강사에서 부단히 노력하고 있기는 하나, 탄소 배출로 인한 빚은 점점 늘고 있는 실정이죠. 게다가 탄소 배출권의 무상할당 비율도 점점 줄어들고 있어 철강사에게 부담이 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개인적으로 당장 하락으로 이어지진 않겠지만, 한계점은 존재할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연구원님께서는 끝으로 POSCO와 현대제철을 언급하며 목표주가를 상향했으니 참고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오늘도 많이 배우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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