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트 뜯어보기) Equity Strategy - 헝다그룹의 민스키 모멘트 가능성은 낮아

2021. 9. 25. 08:00리포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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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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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중국판 리먼 사태'라 불리고 있는 헝다그룹의 파산 우려에 대해 짚어보고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예상한 리포트입니다.


긴장감이 도는 헝다그룹 도산 우려

헝다그룹(Evergrade)는 매출 기준 중국 2위 부동산 개발업체이며, 중국 최대 역외 채무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다. 280 개 도시에서 1,300 여개 부동산 프로젝트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부채 규모는 1.95 조 위안(3,000 억 달러)로 중국 GDP 의 2%에 달한다.

 

GDP (gross domestic product, 국내총생산)
일정 기간 동안 한 국가에서 생산된 재화와 용역의 시장 가치를 합한 것을 의미하며 보통 1년을 기준으로 측정한다. 1980년대까지는 한 나라의 경제규모 등을 나타내는 국민소득의 지표로 국민 총생산(GNP, Gross National Product)이 주로 사용되었으나, 국내에 거주하는 국민의 실제적인 복지를 측정하는 데에는 GDP가 더 적합하다는 의식하에 지금은 GDP가 널리 쓰이고 있다.


헝다그룹에 대한 위험은 지난 7 월 이후 제기되었다. 문제가 커진 것은 금주 헝다그룹의 8,353 만 달러 이자 상환이 도래하기 때문이다. 홍콩에서 HSBC SC 은행이 헝다그룹 채권자와 부동산 소유자들에게 대출연장을 불허하기로 했다. 헝다그룹 채권가격은 70% 이상 하락했다. 여타 부동산 업체들의 채권가격에도 부정적이었다(도표 1). 홍콩에 상장된 헝다그룹 주가는 2016~17 년 수준까지 하락했다(도표2). 계열사들 주가도 곤두박칠쳤다(도표3). 

 

HSBC (Hongkong and Shanghai Banking Corporation, 홍콩상하이은행)
1865년 영국령 홍콩에서 설립된 은행이다. HSBC 홀딩스의 계열사로, 스탠다드차타드 은행, 중국은행과 함께 홍콩 달러를 발권하고 있다.

SC 은행 (Standard Chartered plc, 스탠다드차타드 은행)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영국계 은행이다. 현재의 사명은 차타드 뱅크 오브 인디아, 오스트레일리아 앤드 차이나(The Chartered Bank of India, Australia and China)와 스탠다드 뱅크 오브 브리티시 서우스 아프리카(The Standard Bank of British South Africa)가 1969년 합병해 출범하였다. 영국에 있음에도 영국 국내보다 중동이나 아시아 지역에서의 영업망이 좀더 많다. 중국은행, HSBC과 함께 홍콩에서 홍콩 달러를 발권하는 은행이지만, 이 은행에서 발권하는 것은 주로 소액권이다.

채권 (債券, bond)
금융에서 유가 증권의 하나로 지급청구권이 표시된 채무증권이다. 채권의 종류에는 공채, 국채, 사채, 지방채 따위가 있다. 공인된 채권 발행자는 채권 보유자에게 일정한 계약기간 동안 빚을 지는 것이며, 만기일에 보유자에게 원금과 이표(利票, 쿠폰)를 지불해야 한다. 즉 정해진 기간 내에 빌린 돈과 이자를 갚겠다는 계약 형식이다. 따라서 채권은 대부(貸付)와 비슷하다. 즉 채권 발행자는 돈을 빌린 사람이고, 채권 보유자는 돈을 빌려준 사람이다. 그리고 쿠폰은 이에 따르는 이자이다. 채권을 통해 채무자는 국공채의 경우처럼 장기 투자에 필요한 외부의 재원을 얻을 수 있으며, 현재 지출에 돈을 댈 수도 있다. 양도성예금증서(CD)나 기업어음(CP)은 채권이 아니라 화폐 시장의 수단으로 인정된다.

채권과 주식 모두 유가 증권이지만 차이가 있다. 주식 보유자는 해당 회사의 주주로서 일정한 소유권이 있지만, 채권 보유자는 단지 채권자일 뿐이다. 다른 차이로는 채권은 주로 정해진 기간이 있어 만기가 있지만, 주식은 거의 영구적으로 기능할 수 있다. 콘솔 공채(console bond)는 예외인데, 이 채권은 만기가 없다. 채권은 만기(terms of maturity), 신용위험(credit risk), 과세(tax treatment) 등에 따라 구분된다.


다행히 전일 헝다그룹 관계자가 중국 역내 이자(232 억 위안, 3,590 만 달러)를 상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인민은행도 단기 유동성을 공급했다. 글로벌 증시가 급락세도 일단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중국인민은행 (People's Bank of China, PBC)
중화인민공화국의 중앙은행이다. 시중은행인 중국은행과는 다른 은행이다. 중화민국의 중앙은행은 중화민국 중앙은행이다. 1948년 12월 1일에 설립되었다.

 


중국발 민스키 모멘트, 결국 레버리지

이번 사태가 심상치 않는 이유는 중국 기업들의 레버리지(부채 비율) 때문이다. 중국 GDP 대비 기업부채 비율은 159%(2021 년 1Q 기준)이다. 과거 심각한 버블 붕괴를 겪었던 90 년대 일본의 147.6%와 IMF 외환위기를 겪었던 한국과 태국의 113%를 훨씬 능가한다(도표 4). 사회주의 시스템인 중국에서 그동안 나름대로 부채위험을 잘 통제해왔다. 그러나 영원할 수는 없다. 어느 시점에 한계에 도달할 수밖에 없다. 민스키 모멘트를 걱정하는 이유다.

 

레버리지 (leverage)
타인의 자본을 지렛대처럼 이용하여 자기 자본의 이익률을 높이는 것이다. 고정비용이 있을 때 매출액의 변화가 기업의 손익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데에 쓰인다. 이는 고정영업비용과 고정재무비용의 부담정도에 따라 기업에게 귀속되는 최종적인 주당이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할 수 있게 한다. 

1Q (Q = Quarter, 분기)
1분기

버블 붕괴
일본의 거품 경제 (バブル景気)는 1986년부터 1991년 사이에 있었던 일본의 거품 경제 시기이다. 이 당시 부동산과 주식 등 실물경제의 가격이 매우 높이 증가하였다. 그러나, 거품 경제가 종결된 후, 일본은 극심한 장기침체인 잃어버린 10년이 도래하게 되었다. 거품 경제의 여파로 2003년에 주식 가격이 폭락하였으며, 이는 곧 2007년 금융 위기라는 불경기로까지 이어지게 된다. 

IMF 외환위기
대한민국의 IMF 구제금융 요청 (1997년 12월 3일 ~ 2001년 8월 23일)는 국가부도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이 IMF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는 양해각서를 체결한 사건이다. 1997년 12월 3일에 이루어졌다. 기업이 연쇄적으로 도산하면서 외환보유액이 급감했고 IMF에 20억 달러 긴급 융자를 요청하였다. 외환 위기 속에 대한민국은 외환보유액이 한때 39억 달러까지 급감했다. 그리하여, IMF에서 195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받아 그 이후 한국경제는 IMF가 요구하는 경제체제를 수용하고 그 요구에 따라 대대적인 국가경제 구조조정이 시작되었다.

'IMF 경제 위기', 'IMF 외환 위기', 'IMF 환란', 'IMF 관리체제', 'IMF 시대', 'IMF 사태' 등으로 불리나 IMF라는 명칭 자체가 외환 위기의 의미를 담고 있지 않기 때문에 잘못된 표현이다. 그러나 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했다는 상징성으로 인해 내용이 압축된 단어로 대한민국 언론 등에서 자주 사용되고 있다.

민스키 모멘트 (Minsky Moment)
과도한 부채로 인한 경기 호황이 끝나고, 채무자의 부채상환능력 악화로 건전한 자산까지 팔기 시작하면서 자산가치가 폭락하고 금융위기가 시작되는 시기를 의미한다.


헝다그룹의 부채 비율(부채/순자산)은 459%(2021 년 6 월 기준)다. 중국 1 위 차이나 반케(Vanke)의 부채비율은 137%이나, 중국 A주에 상장된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평균 부채 비율이 387%다. 물론 97 년 외환위기의 전조였던 한보그룹(2,086%)에 비할 바는 아니다. 그러나 97~98 년 외환위기 전후 국내 30 대 기업의 평균 부채비율 518%였다. 안전하다고 보기 어렵다.

 

중국 A주
- A주(중국 본토 증시에 상장된 주식)
- H주(홍콩 증시에 상장된 주식)

한보그룹
대한민국의 기업이다. 정치권 로비를 통해 은행에서 무리하게 대출을 받으며 재계 서열 14위까지 오른 대기업이기도 하다. 1997년 1월 30일 부도 처리가 되었다.

 


리먼사태 연상, 그러나 연쇄 부도위험은 낮아

헝다그룹 파산 우려는 묘하게 2009 년 리먼사태를 상기시킨다. 당시에도 추석 연휴 기간 동안 리먼이 파산했다. 그러나 중국발 금융위기 가능성은 낮다.

 

리먼사태
1850년에 설립된 다각화된 국제 금융 회사인 리먼 브라더스는 미국 동부 시간으로 2008년 9월 15일, 약 6천억 달러($613 billion)에 이르는 부채를 감당하지 못하고 파산 신청을 했다.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은 세계금융위기의 상징이 되었다.


1) 헝다그룹의 파산 우려는 디레버리지 정책 결과: IMF 외환위기 및 2009 년 글로벌 금융위기와는 달리 이번 헝다그룹 사태는 2020 년 8 월 제정된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레버리지 규제 영향(자산 대비 부채 비율 70% 등)이다(도표 6). 중국 정부의 자발적(?) 디레버리지 정책 영향이다.

 

디레버리지 (Deleverage)
부채나 차입을 뜻하는 레버리지(leverage)를 없애는(de) 것, 즉 부채를 줄여나간다는 의미이다. 금융사와 헤지 펀드들의 경우 국제금융시장불안으로 인해 자신들의 고객으로부터 마진 콜이 있을 때 증거금 부족분을 보전하기 위해 기존에 투자해 놓은 자산을 회수하는 행위를 말한다. 특히 한국 등 신흥시장에 투자한 자금을 우선적으로 회수대상으로 택한다. 이 때문에 신흥시장에서는 외국인 자금 이탈에 따라 통화가치와 주가가 폭락하게 된다. 헤지펀드 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선진국 시장에서는 별다른 영향이 없다가도 신흥시장에서는 엄청난 파장이 몰고 오는 이른바 ‘나비효과’(Butterfly Effect)란 용어가 등장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2) 중국 부동산 싸이클 하강 조짐 없어: 리먼사태는 미국 부동산 경기가 하강 싸이클로 접어들면서 금융기관들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확대된 과정에서 발생했다. 반면 아직 중국 부동산 가격은 하락하지 않고 있다(도표8). 수요 억제 정책으로 가격 상승세는 주춤하다. 그러나 주택 재고는 2015~16 년 직전 하강 싸이클보다 적다.


3) 중국 단기 자금시장 이상 조짐 뚜렷하지 않아: 중국 단기금리를 의미하는 7 일 Repo 금리나 Shibor 금리는 급등하지 않고 있다(도표7). 실제로 신용경색 조짐이 나타났다면 단기 자금시장에서 이상이 발생했을 것이다.

 

Repo (환매조건부채권매매)
채권을 매개로 돈을 빌리거나 꿔주는 단기 자금거래를 말한다.

Shibor (상하이 은행간 금리)
중국 금융시장의 자금경색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다.

 


중국 정부의 암묵적 보증이 사라졌다는 불확실성

헝다그룹의 부채 비율은 부담스럽다. 그러나 연쇄 부도위험으로 확산되지 않으면 중국 금융시스템 내에서 수용이 가능하다. 헝다그룹 부채는 전체 중국 신용(302 조 위안, 2021 년 6 월 기준)의 0.65% 정도다. 반면 중국 대손충당금 비율은 전체 대출의 3.4%다(도표9). 

 

대손충당금 (allowance for bad debts)
회수불능채권을 공제하기 위해 사용하는 회계 계정이다. 간단히 말해, 돈을 빌려주었는데 돌려받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추후에 돌려받을 수도 있고 떼일 수도 있지만 현시점에서는 떼인 것으로 잠정 결정하고 대손충당금 항목에 넣는 방식으로 사용한다. 즉 회수 불능으로 추산하는 금액이 들어가는 계정으로, 이는 금융기관이나 대부업의 회계처리에서 중요한 계정이기도 하다.


그러나 중국에 대한 우려의 핵심은 파산보다 중국 정부의 개입에 대한 의구심이다. 2019년 바오샹 은행 파산 등에서 나타났던 중국 정부의 개입이 뚜렷하지 않다. 시진핑 주석의 공동부유 정책 및 디레버리지 기조 하에서 헝다그룹 파산을 시범 사례로 허용할 수 있다(도표10).

 

바오샹 은행 파산
중국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는 2019년 부실 사태로 국유화시켰던 바오샹은행의 파산신청을 2020년 11월 승인했다.


헝다그룹이 설사 파산하지 않더라도, 이번 사건으로 중국 정부의 암묵적인 보증이 사라졌음이 확연해졌다. 중국 기업들의 도산 위험이 어느 정도까지 확산될 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중국정부의 통제력이 유효하더라도, 이러한 불확실성이 길어질수록 부동산과 중국 경제에 부정적이다.

 


금융위험 가능성은 낮지만 위험 해소에 시간이 걸릴 듯

중국 GDP 에서 부동산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8%가 넘는다. 당연히 중국 정부가 가만히 있을 리는 없다. 그러나 당장 위험자산에 대해 기회 요인으로 보기는 일러 보인다.


우선, 앞서 언급한 대로 중국 정부의 개입 시점과 규모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았다. 시진핑 주석이 이전보다 기업들에 대한 암묵적인 보증을 해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중국 신용시장과 위험자산에 대한 전반적인 리스크 프리미엄이 높아질 전망이다. 위험자산에 대한 기회는 이러한 요인이 완화된 이후 4 분기 중후반 가능할 것이다.


다음으로, 이번 헝다그룹 사태 이후에도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은 향후 2 년간 18 조 위안 이상의 부채를 줄여야 한다. 예컨대 향후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토지 매입이 감소할 수밖에 없음을 시사한다. 향후 중국 경기와 부동산 경기 회복이 쉽지 않다는 뜻이다.


이를 감안할 때 올해 중국 4 분기와 내년 1 분기 추가적인 경기 하향 요인이 높아졌다. 중국 정부의 긴축 기조는 점차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면적인 부양은 아닐 것이다. 중국 영향을 많이 받는 한국 자산(원화 포함)과 아시아 주식시장에는 좋은 소식은 아니다. 상대적으로 미국과 유럽 등 서구 선진국 증시에 대한 피해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21/09/23 유진투자증권 Strategist 허재환

 

 


 

마치며

 

앞전 리먼 사태가 추석 후 일어났기에 유독 불안감이 조장되며 화두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결론은 아시아 주식시장에는 좋은 소식은 아니나 상대적으로 미국과 유럽 등 서구 선진국 증시에 대한 피해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시는군요. 다행히 우리나라 증시도 큰 영향 없이 지나가는 느낌입니다. 중국 경제가 이대로 무너지진 않겠지만, 요즘은 약간 불안한 모습들도 보이고 있어 마음이 복잡하네요.     

 

 

 

감사합니다. 오늘도 많이 배우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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