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트 뜯어보기) ‘디폴트’ 논란 보다 ‘경기걱정’이 우선

2022. 3. 13. 13:31리포트/시장

반응형

ⓒpixabay

 

 

안녕하세요. 케이입니다.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러시아發 금융시장 스트레스: 1998년(모라토리엄 선언)과 닮았나?

러시아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융 제재에 따른 혼란(?)은 예상됐지만 ‘디폴트’ 발생은 또 다른 불확실성을 키우는 듯하다. 1998년 러시아의 ‘모라토리엄(지불유예)’ 경험이 다시 거론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디폴트 (default)
민법상 채무 불이행을 의미하며, 국가부도를 의미하기도 한다.

모라토리엄 (moratorium, 지급 유예, 지불 유예, 지급 연기)
전쟁·천재(天災)·공황 등에 의해 경제계가 혼란하고 채무이행이 어려워지게 된 경우 국가의 공권력에 의해서 일정기간 채무의 이행을 연기 또는 유예하는 일을 말한다. 이 용어는 주로 주체가 국가일 때 널리 사용된다. 신용의 붕괴로 인하여 채무의 추심이 강행되면 기업의 도산(倒産)이 격증하여 수습할 수 없게 될 우려가 있으므로, 일시적으로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응급조치로서 발동된다. 원래 프랑스에서 비롯된 제도인데 세계 각국에서 채용하게 되었다. 


하지만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하더라도 지금을 1998년과 직접 비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1998년 위기는 1997년부터 시작된 신흥국(+아시아) 부채위기의 연장선에서 러시아 부채 문제가 발생했지만, 지금은 ‘제재(금융)’로 야기된 ‘기술적 디폴트’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기초체력도 다르다. 1998년 위기 당시 국제유가(브렌트유 기준)는 배럴당 10달러 수준이었다면 지금은 배럴당 130달러에 이르고 있다. 부채(Debt) 위기라는 공통분모가 있지만 지불 능력과 경제 체력에 차이가 있다는 셈이다. 부실보다는 유동성 회수 문제로 접근하는 것이 현실적이라 본다.

브렌트유 (Brent Crude)
북해의 브렌트 유전에서 생산되는 저유황 경질 원유이다. 유가의 지표로 쓰인다.

 

 

예고된 혹은 의도된 자본 통제에 따른 지불불능을 금융시장이 어떻게 해석을 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주요국 연기금 및 금융기관에서 러시아 주식·채권에 투자한 경우 해당 자금을 즉각적인 부실자산으로 분류하기 어렵다는 점에서다.


3월 중순(ex. 16일) 러시아의 디폴트 선언 가능성이 거론되는 이유는 외화 국채에 대한 가장 빠른 이자지급일이기 때문이다. 3월 내 이자지급일은 16일, 21일, 28일, 31일에도 예정되어 있고, 4월부터는 달러표시 국채 일부 원금 만기가, 7월부터는 루블화 국채 만기가 도래한다. 16일 이자지급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될 수 있지만 부채 상환(이자, 원금) 불확실성이 연장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러시아 채권 Exposure가 상대적으로 높은 Allianz, Fidelity, Blackrock, Goldman sachs의 주가가 러시아 제재 이후 부진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지만, 채권 Exposure가 가장 큰 Allianz의 하락세가 좀 더 두드러질 뿐 금융기관 전반으로 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사안을 체크해 나가야겠지만 당장 ‘러시아 디폴트 = 금융기관 부실’ 우려로 연결되고 있지는 않다는 의미다.

Exposure (익스포져)
리스크에 노출되어 있는 금액을 의미하는 것으로 노출된 리스크의 유형에 따라 시장리스크 익스포져, 신용리스크 익스포져 등으로 구분된다. 시장리스크 익스포져는 금리, 환율, 주가 등의 변동에 따라 가치가 변화하는 자산의 총계를, 신용리스크 익스포져는 거래상대방의 신용도하락, 채무불이행 등에 따른 경제적 손실 위험에 노출된 금액을 의미한다. 익스포져는 장부가액보다 포괄적인 개념으로 사용된다. 즉, 난내자산(on-balance-sheet items)은 대차대조표 금액 합계가 통상 익스포져액과 동일하나, 난외 항목(off-balance-sheet items)의 경우에는 난외항목(지급보증, 약정 등)이 대차대조표상의 자산으로 현실화될 가능성 등을 나타내는 신용환산율(credit conversion factor)을 계약금액에 곱한 금액이 익스포져 금액에 포함된다.

Allianz (알리안츠)
독일의 보험, 금융 서비스 기업이다. 본사는 독일 뮌헨에 있다. 생명보험, 화재보험, 산업재해보험, 기업보험, 개인보험, 자산 관리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세계에서 규모가 큰 보험사 가운데 하나로 여겨진다.

Fidelity Investment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
미국의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 본사를 둔 다국적 금융 서비스 기업이다.

BlackRock (블랙록)
미국의 뉴욕주 뉴욕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의 자산 운용 회사이다. 1988년에 설립 되었다.

The Goldman Sachs Group (골드만삭스그룹, 골드만삭스)
국제금융시장에서 투자업무와 증권업무, 투자관리, 기타 금융서비스를 기관투자자들에게 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표적인 미국계 다국적 투자은행이다.

 




러시아發 금융 불확실성보다 당장은 ‘경기 문제’가 더 큰 걱정

오히려 시장이 러시아 디폴트 우려보다 더 걱정하고 있는 것은 ‘원자재’ 급등이 야기하고 있는 경기 불확실성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간 교착상태에 들어설 경우 높은 원자재 가격이 경기 둔화를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체감 물가’는 높아졌다. 미국 실업률이 COVID – 19 충격 이전 수준으로 회귀하고 있지만 소비심리는 2011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는 점이 단적인 예이다. 명목 소득은 일자리, 부양책으로 늘었지만 실제 주머니 사정은 그렇지 못하다는 뜻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도 ‘물가’ 부담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물가 상승률을 감안한 실질 임금 증가율은 작년 1분기 마이너스(-)로 진입한 이후 지금까지 진행 형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연두교서(국정연설)에서 최우선 과제를 ‘물가 통제’라 언급한 이유이기도 하다.

연두교서 (年頭敎書, 국정연설, State of the Union Address, 國政演說)
미국의 대통령이 연두(年頭)에 국가의 전반적 상황을 분석 요약하여 기본 정책을 설명하고 필요로 하는 입법을 요청하는 교서이다. 대통령은 의회에서 서한이나 구두로 교서를 대외에 선포한다.

 


관건은 원자재 가격의 안정화 여부다. 필자는 원자재 가격의 상승 압력이 높은 환경임은 인정하지만 단기 오버 슈팅 영역에 들어섰다고 판단하고 있다.


1) 원자재 가격의 급등세가 과거 공급 충격(1970년대 중반 1차 오일쇼크, 1980년 이라크, 쿠웨이크 침공)과 유사한 수준에 이미 이르렀다는 점, 2) 유가의 경우 1990년 이후 가장 높은 백워데이션(Backwardation, 최근월물이 원월물 가격보다 높은 현상)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전쟁 등 지정학적인 불확실성이 높지만 1·2차 오일쇼크와 같은 최대 산유국 간의 분쟁 보다 지금의 원유 수급 사정이 불확실한 것인가 의문이고, 국제유가의 극단적 백워데이션은 ‘당장 원유를 보유하지 못했다는 두려움의 현상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2년 전과는 정반대의 현상이다. 당시 Covid – 19 충격으로 원유 보유에 대한 두려움(극단적 콘탱고)으로 국제유가는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콘탱고, 백워데이션 (Contango, Backwardation)
선물가격과 선물의 대상자산(현물)과의 가격을 비교하여 상대적인 가격상태를 설명하는 용어이다. 선물가격과 대상자산의 가격을 비교하여 선물가격이 대상자산 가격보다 높은 상태를 콘탱고라 하고, 반대로 대상자산 가격이 선물가격보다 높은 상태를 백워데이션이라 한다. 이론적으로 선물은 현물가격에 보유비용 등이 가산되므로 콘탱고 상태인 것이 통상적이나, 투자자들이 향후 시장이 악화될 것으로 생각하여 선물을 대량 매도하는 경우에는 선물가격이 현물가격보다 낮아지는 백워데이션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오일쇼크 (유류 파동, 석유 파동, 오일 크라이시스, oil crisis)
원유 값이 급등하여 전 세계 각국에 경제적 타격을 준 경제 위기를 말하며, 지금까지 대한민국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2차례의 유류 파동은 각각 1973년과 1978년에 일어났다.

 


물론 지금은 겪어보지 못한 불확실성(인플레, 공급망 쇼티지, 전쟁, 판데믹)이 중첩이 되어 있는 환경이다. 예측의 어려움이 크다는 의미다. 하지만 그로 인한 경기충격이 심화되고 있고 또 경기침체를 야기할 수준의 경로로 가고 있는 것인지는 의문이다. 경기 불확실성은 크지만 급격한 경기침체 가능성은 낮게 본다.

인플레이션 (inflation, 물가상승)
한 국가의 재화와 용역 가격 등의 전반적인 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경제상태를 말한다. 이는 동시에 해당 국가의 통화가치 하락과 구매력의 약화 현상을 가져온다. 인플레이션의 주요 원인으로는 유통되는 통화공급의 증가 등이 있으며, 구체적인 원인을 바라보는 관점은 경제학파별로 차이가 있다. 또, 인플레이션은 통화의 팽창뿐 아니라 소비자 투자, 재정지출 등 수요 확대에 의하여 생긴다. 이것은 그러한 부문에서의 초과수요를 통하여 물가의 상승이 촉진되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율을 결정하는 중요한 지표 중의 하나는 종합물가지수(소비자종합물가지수)이다. 이것이 단위 시간당 얼마나 변하는지가 인플레이션이 결정되는 요소이다.

인플레이션은 경제에 여러 가지 방향으로 긍정적 혹은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인플레이션의 부정적인 영향으로는 돈을 저축하는 것에 대한 기회비용이 증가한다는 것이 있다. 미래의 인플레이션 증가의 불확실성은 투자 및 저축의욕을 저하시킬 수 있다. 그리고 인플레이션율이 충분히 높다면 소비자들이 물가상승에 대비하여 생필품을 비축(사재기)할 것이기 때문에 물자 부족 현상이 발생할 것이다. 인플레이션의 긍정적인 영향으로는 중앙은행이 실질 금리를 조정할 수 있도록 보장함(경기 침체를 완화하기 위함)과 동시에 비 화폐 자본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를 장려한다는 것이다.

쇼티지 (shortage)
부족, 결핍, 동이 남, 부족액(량)

팬데믹 (pandemic, 세계적 대유행)
전염병이나 감염병이 범지구적으로 유행하는 것이다. 이러한 병은 여러 대륙으로 퍼지며, 심지어는 전 지구적으로 퍼진다. 다만 감기와 같이 많은 사람들이 인정한 광범위적 발병 질환은 일단은 범유행병에 해당하지 않으며 이는 풍토병(엔데믹)으로 일컬어진다 또한, 인플루엔자 범유행 중 계절 독감도 범유행에 포함하지 않는다. 역사적인 대규모 범유행은 천연두와 결핵이 있었다. 최근의 범유행적 전염병에는 인간면역결핍 바이러스(HIV)와 2009년 인플루엔자 범유행, 그리고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범유행이 있다.


전쟁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의 경로를 예측하기 어렵다면 현실적인 접근은 ‘경기판단’에 집중하는 것이다. 속등하고 있는 원자재 가격과는 달리 금리(채권시장)는 하락(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경기 걱정 때문이다. 미국의 장단기 금리차(10년 – 2년)는 20bp 수준으로 하락하며 역전을 위협받고 있다. 장단기 금리차 역전은 경험적으로 경기둔화 및 침체를 예고하는 지표로 해석된다.

장단기금리차
장기채권과 단기채권의 금리 격차를 의미한다. 보통 미국 국채 10년물을 장기채권으로 보고, 미국 국채 2년물을 단기채권으로 하여 계산한다. 따라서 장단기 금리차란 미국 국채 10년물과 2년물 간 금리 차이를 뜻한다고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장기금리는 단기금리에 비해 높은 수준에서 형성된다. 장단기금리차가 커진다는 것은 중앙은행의 통화완화정책으로 단기 금리가 크게 하락하거나 미래 경기에 대해 낙관하는 경제주체들이 많아져 장기금리가 급등하는 때이므로 경기호황 가능성이 높아짐을 의미한다. 반면, 장단기금리차가 급격히 좁혀지거나 역전되는 것은 통화긴축으로 단기금리가 급등하거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급속히 확산되어 장기금리가 급락하는 시기에 나타나므 로 경기침체 가능성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bp (basis point, 베이시스포인트)
이자율이나 금리를 계산할 때 사용하는 단위. 1%는 100bp이고 1bp는 0.01%다. 국제금융시장에서 금리를 bp 단위로 계산하는 것은 돈의 수급이 안정된 상태에서 빌리는 측이나 빌려주는 측 서로 간에 한 푼이라도 이자를 덜 내거나 더 받으려는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경험적으로 역전 이전에는 주가 정체 및 조정 & 역전 이후에는 주가 안정화 패턴이 반복되고 있지만 지금은 경기 불확실성이 정점으로 진입하고 있는 상황일 가능성이 높다. 단기 변동성은 연장되겠지만 원자재의 급등 지속보다는 안정을, 경기걱정을 악화보다는 완화의 시나리오를 높게 본다. 금리 인상을 시작하기도 전에 경기침체가 오는 확률은 매우 낮지 않은가.

 

 

22/03/08 메리츠증권 Analyst 이진우

 

 


 

마치며

 

금리 인상을 시작하기도 전에 경기침체가 오는 확률은 매우 낮다고 보며, 경기 논란의 정점 진입에 가능성을 두고 계시는군요. 서로 간의 입장이 다르다 보니 아직 뾰족한 해법이 나오지 않는 상황 같습니다. 그래도 저도 연구원님과 같이 결국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라 보고 있네요.

 

 

 

감사합니다. 오늘도 많이 배우고 갑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