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트 뜯어보기) 우주산업 - 우주를 줄게(재사용 로켓의 선물)

2021. 4. 25. 08:00리포트/방산ㆍ기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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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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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스페이스 X, 블루 오리진은 재사용 로켓의 활용으로 우주산업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의 우주산업은 어디까지 와있을까요?


I. 가까워진 우주와 지구

우주로 향하는 투자

우주는 차세대 성장산업으로 지목되며 현재 많은 관심을 받는 산업이다. 2017 년 모건 스탠리는 2040 년 글로벌 우주산업 시장 규모를 약 1 조달러로 전망했지만, 2020 년 BOA 는 시장 규모를 2030 년 1.4 조달러로 전망하며 우주산업의 실제 성장뿐만 아니라 전망치 또한 상향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본 자료에서는 이 같은 우주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하고, 우주산업 성장의 가장 큰 수혜인 인공위성 시장과 국내 우주 산업 및 기업에 대해 분석했다.

 

모건 스탠리 (Morgan Stanley)
세계에서 가장 큰 투자은행 및 글로벌 금융 서비스 업체 중 하나다. 회사, 정부, 금융기관, 개인을 상대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모건 스탠리의 세계본사는 뉴욕 시에 있으며, 런던과 홍콩에 지역본사를 두고 있다.

BOA (Bank of America, 뱅크 오브 아메리카)
미국의 상업 은행이다. 자산 부문에서 미국에서 2번째로 큰 지주 회사이다. 2016년 기준으로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총 소득 기준으로 미국에서 26번째로 큰 기업이다. 2016년, 포브스는 뱅크 오브 아메리카를 세계에서 11번째로 큰 기업으로 나열하였다. 메릴린치를 인수하여 뱅크 오브 아메리카 메릴린치로 영업하고 있다. 본사는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 위치해 있다. 직역하면 '미국은행'이지만 실제로는 한국은행이나 FRB 같은 중앙은행이 아닌 민영은행이다.


‘Jeff who?(걔가 누군데?)’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2016 년 BBC 와의 인터뷰에서 아마존의 CEO 제프 베조스(Jeff Bezos)에 대한 질문에 대해 이렇게 답했다. 2021 년 3 월 기준 제프 베조스와 일론 머스크의 재산은 각각 1,820 억달러(약 206 조원)와 1,640 억달러(약 185 조원)로 전 세계 부자 순위 1위와 2위를 나란히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둘은 인터뷰나 SNS를 통해 종종 서로를 디스(?)할 정도로 사이가 좋지 않다. 그 이유는 머스크와 베조스는 스페이스X 와 블루 오리진을 각각 2002 년과 2000 년에 설립한 뒤, 20 년간 민간 우주발사체 시장에서 경쟁했기 때문이다.

 


이 둘은 특히 우주산업 패러다임 전환의 핵심인 재사용 로켓을 두고 많은 갈등을 빚었다. 2013년에는 나사(NASA)로부터 플로리다에 위치한 ‘39A 발사대’ 민간 임대를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39A 발사대는 최초 달착륙에 성공했던 아폴로 11 호 등 인류 우주역사의 획을 그은 여러 로켓들이 발사된 역사적인 발사대로 평가받는다. 발사대 임대를 선점하려 했던 스페이스 X 에 블루 오리진이 훼방을 놓으며 사이가 틀어지기 시작했다. 또한 2014 년에는 Blue Origin 이 바다 위 선박에 발사체가 착륙하는 개념의 특허를 냈는데, SpaceX 는 무효소송을 걸어 특허를 철회하는 사건도 있었다.


둘의 신경전은 트위터 상에서도 이어진다. 제프 베조스가 자율주행 자동차 회사인 Zoox 를 인수하자 머스크는 트위터에 제프 베조스를 태그 하며 ‘카피캣(Copycat)’이라고 비꼬았다. 베조스 역시 블루 오리진의 New Shepard 의 착륙 성공 이후 약 한 달 뒤 스페이스X 의 팰컨9 이 착륙에 성공하자 ‘Welcome to the club!’이라고 트윗을 남기며 먼저 착륙에 성공한 것이 블루 오리진이라는 점을 간접적으로 강조했다.

 

New Shepard
궤도에 진입하지 않는, 온전히 관광 목적으로서 개발 중인 발사체. 이름은 미국 최초의 우주비행사 앨런 셰퍼드에서 따왔다.

 


두 사람은 우주산업에 대한 막대한 투자도 꾸준히 진행해왔다. 스페이스 X 는 지난해 비공개 펀딩으로 20억달러를 조달한 데 이어 올해 2월에는 8억5천만달러 추가 펀딩에 성공했다. 많은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투자의사를 밝히고 있어 추가적인 펀딩도 예상된다. 최근 펀딩을 통해 추정된 스페이스X 의 기업가치는 약740 억달러(약83 조원)다. 제프 베조스는 올해 3 분기 아마존의 CEO 자리에서 물러나, Blue Origin 경영에 집중하기로 밝혔다. 또한 지난해에만 베조스는 약 100억달러 가치의 아마존 주식을 팔아 현금화했고, 앞으로 매년 10 억달러 가치의 주식을 현금화해서 Blue Origin 에 투자하겠다고 밝히면서 전 세계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우주산업에 투자를 하는 사람은 비단 머스크와 베조스 뿐만이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주 빌게이츠는 위성 통신 회사 키메타에, 페이스북 창업주 마크 주커버그는 외계 지적 생명체를 탐구하는 기업 SETI 에 투자했다. 또한 버진 갤럭틱의 리처드 브랜슨은 2 단 우주비행기(SpaceShiptTwo) 통한 우주 관광 상품을 개발 예정이다. 1 인당 25 만달러(약 2 억 8 천만원)가 예상되는 비용에도 불구하고 이미 예약자들이 줄을 섰다.

 

SET (Search for Extra-Terrestrial Intelligence, 외계 지적 생명체 탐사) 프로그램.
외계 지적 생명체(=외계인)가 있다면 지적 생명체는 전파를 사용할 것이라는 전제하에 우주에서 오는 전파를 수신해 분석하여 외계인의 존재를 찾기 위해 설립된 계획이다.

계획 자체는 이미 1896년 과학자 니콜라 테슬라가 외우주의 전파를 수신해 분석하면 외계문명의 존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한 바가 있었다. 그 후로 몇 가지 시도된 적은 있었지만 대개 기술적인 문제로 제대로 실행되지 못하다가, 1960년 코넬 대학교의 '오즈마 계획(Ozma Project)'이 현대 SETI의 시작을 끊었다. 당시는 냉전 시대였기 때문에 소련에서도 SETI 프로그램을 계획했었고, 천문학자 칼 세이건은 SETI 프로그램 실행을 위한 미국행성학회를 설립했다. 나중에는 NASA에서 주도하여 프로그램을 이어갔지만 결국 아무 성과가 없자 1993년 미국 의회에서 세금 낭비라는 이유로 프로젝트를 중단하였다가 현재는 민간에서 후원을 받아 SETI 연구소라는 비영리 단체에서 연구를 지속 중이다. 인터넷의 발달과 함께 현재 SETI@home의 형식으로 시작된 건 1999년의 일이다.

버진 갤럭틱 (Virgin Galactic)
버진 그룹의 회장인 리처드 브랜슨이 설립한 우주 여행 사업 회사이다.

 


우주 ETF 상장
지금까지 빌리어네어들만의 투자로만 여겨졌던 우주산업이 올해 초 일반 투자자들의 관심으로까지 불을 붙인 계기가 있었다. 전 세계 액티브 ETF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ARK Invest 가 차세대 테마로 우주 산업에 주목하며 우주 ETF(코드 ARKX) 상장 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구성종목이 확정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항공우주 관련주들이 급등했다. 국내에서도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치솟았다. ARK Invest 의 CEO 인 ‘캐시 우드(Catherine Wood)’는 파괴적 혁신기업에 투자하는 액티브 ETF 상품들을 출시하는데, 대표적인 혁신 ETF인 ARKK는 지난해에만 171% 수익률을 기록했다. 또한 출시된 5 개 액티브 ETF 의 수익률 모두 100%를 초과했다. ‘캐시우드 신드롬’이라고 불릴 만큼 투자자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누린 그녀가 차세대 테마로 우주를 지목한 것이다.

 

빌리어네어 (billionaire, 억만장자)
순자산이 십억 달러(한화 약 1조 1800억원)를 초과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가지고 있는 재산이 꽤 많아서 백만장자처럼 부자를 바로 가리키는 용어이기도 하다.

액티브 ETF
지수 대비 초과수익을 목표로 하는 ETF다. 실시간 거래가 가능하며 적은 비용으로 접근 가능하다는 ETF 장점과 함께 시장 수익률 대비 초과 성과 달성을 추구하는 액티브 펀드의 특성이 결합된 상품이다.

ARK Invest (Active Research Knowledge. Invest)
2014년에 설립된 미국의 자산운용사이다. CEO 및 CIO는 캐서린 우드(Catherine D. Wood)가 맡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로 엄청난 수익률을 올려 미국에서 주목받는 자산운용사가 되었다. 그 수익률이라는 게 레버리지도 걸지 않은 1배수짜리 ETF가 나스닥 3배 레버리지인 TQQQ의 수익률과 비슷하다.

 


ARKX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상장 계획서를 제출한 날로부터 75일 후인 올해 3월 30일 시카고 옵션 거래소(CBOE)에 정식 상장되었다. 편입 대상 기업은 크게 ‘궤도 항공우주(Orbital Aerospace)’, ‘아궤도 항공우주(Suborbital Aerospace)’, ‘실행가능 기술(Enabling Technologies)’, ‘우주항공 수혜(Aerospace Beneficiary)’ 4 가지로 분류됐다. 실제 편입된 종목의 수는 39 개이며, 시가총액 1 천억달러 이상의 대형주의 비중(약 70%)이 높았다. Trimble(8.3%), ARK 3D Printing(6.1%), Kratos (5.6%), L3Harris(5.0%) 등이 상위 종목으로 들어있고 우주여행기업인 버진 갤럭틱(SPCE)의 비중은 1.95%다.


이번 ARKX ETF 상장에 있어 유의해야 할 점은 주된 테마를 ‘Space Exploration’ 라고 명명한 것과는 달리 몇몇 종목들은 우주산업과 연관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점이다. 우주항공 기술을 직접 보유한 기업 보단 간접적으로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의 비중이 더 높았다. 기존의 대표적인 우주 ETF인 Procure Space ETF(UFO)의 편입종목이 대체로 우주항공 관련 기업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다만 이번 우주 ETF 상장을 비롯해 우주산업 관련 펀드가 활성화될 경우, 펀드 자금 유입으로 우주산업 시장은 더욱 커질 수 있을 것이다.

 


우주산업, 꿈에서 돈으로


왜 우주로 가야할까

50 년 전 미국과 소련의 우주탐사 경쟁은 냉전 시대에서 양국 간의 체제 우위를 선전하기 위한 목적이었으나 현재 우주탐사는 경제적 이익에 그 초점을 두고 있다. 구체적으로 우주산업 발전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경제적 효과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분석해보았다.


1) 6G(6 세대 이동통신): 지구 저궤도에 수많은 통신위성을 올려 지구 어디서나 빠른 데이터 통신을 가능하게 한다. 여기서 말하는 ‘어디서나’란 비단 지상뿐만 아니라 해양은 물론이고 항공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다. 즉, 6G 인 6 세대 이동통신은 더 이상 데이터의 전송속도가 빨라짐에 그치지 않고 어디서나 빠른 속도가 구현된다는 것이 핵심이다. 또한 6G는 사람과 사람 간의 통신뿐만 아니라 사물 간의 통신인 IoT 의 비약적인 발전을 이끌 것이다. 현재 상용화된 자동차의 자율주행은 사물 간의 통신을 통해 더욱 정교하게 작동될 것이며, 도심 항공 교통(UAM)에서 또한 자율주행 기술이 핵심이기 때문에 6G 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

 

IoT (Internet of Things, 사물인터넷)
각종 사물에 센서와 통신 기능을 내장하여 인터넷에 연결하는 기술. 즉, 무선 통신을 통해 각종 사물을 연결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인터넷으로 연결된 사물들이 데이터를 주고받아 스스로 분석하고 학습한 정보를 사용자에게 제공하거나 사용자가 이를 원격 조정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술이다. 여기서 사물이란 가전제품, 모바일 장비,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 다양한 임베디드 시스템이 된다. 사물인터넷에 연결되는 사물들은 자신을 구별할 수 있는 유일한 아이피를 가지고 인터넷으로 연결되어야 하며, 외부 환경으로부터의 데이터 취득을 위해 센서를 내장할 수 있다.

UAM (Urban Air Mobility, 도심항공교통)
하늘을 이동 통로로 활용하는 미래의 도시 교통 체계이다.
UAM은 수직이착륙(VTOL, Vertical Take Off and Landing)이 가능한 개인 항공기(PAV, Personal Air Vehicle)와 결합해 하늘을 이동 통로로 활용한다. UAM은 도심에서의 이동 효율성을 극대화한 차세대 모빌리티 솔루션이다.


2) 우주여행: 구 소련의 유리 가가린이 인류 최초로 우주를 탐사한 이후 달탐사, 화성탐사 등 지금까지 인류의 우주 진출은 모두 ‘탐사’로 명명되었다. 우주로 접근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었고, 우주로 갈 때는 항상 임무가 부여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향후 우주는 탐사의 대상이 아닌 여행의 대상으로도 확대될 것이다. 지구 저궤도에서 90 분에 한 번씩 지구를 돌며 우주를 구경하고 무중력을 체험해 볼 수 있으며, 지구와 38 만km 떨어진 달 혹은 5,600 만km 떨어진 화성을 구경하고 돌아올 수도 있다. 이미 스페이스X, 버진 갤럭틱 등은 우주여행 상품을 준비 중이다.


3) 3D 바이오 프린팅: 3D 프린팅 기술은 즉각적인 부품 조달이 힘든 우주 탐사에 있어 매우 유용하게 응용될 수 있는 분야다. 하지만 반대로 우주 또한 3D 프린팅을 위한 유용한 공간이기도 한데, 대표적으로 3D 바이오 프린팅 기술을 꼽을 수 있다. 3D 프린터로 조직, 장기 등을 인쇄해 인간에게 이식하는 3D 바이오 프린팅 기술에 있어 지구의 중력은 큰 장애물이 되었다. 인간의 장기는 대부분이 연하고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제작되는 과정 중에 지구 중력으로 인한 제한을 많이 받는다. 우주 공간에서는 중력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기 때문에 3D 바이오 프린팅 기술 또한 더욱 발전할 수 있다.

 


4) 광물탐사: 2015년 7월 소행성 ‘2011UW158’이 지구를 스쳐 지나갔다. 흥미로운 점은 이 소행성은 백금 등의 귀금속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추정된 광물의 가치는 5 조3 천억달러, 우리 돈으로 약6천조원에 이른다. 또한 화성과 목성 궤도 사이에 소행성들이 집중적으로 분포하는 지역인 소행성대(Aesroid belt)에 있는 소행성 ‘16 프시케’는 백금, 철, 니켈, 금 등의 광물로 구성되어 있으며 추정된 가치는 123 경원에 이른다.


혹자는 언급된 소행성과의 거리를 이유를 들며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말한다. 스쳐(?) 지나간 소행성 2011UW158 와의 거리는 지구와 달 사이 거리의 약 6.4 배 243 만km 였으며, 16 프시케는 지구와 태양 사이 거리의 3 배인 약 3 억7,000 만 km 떨어져 있다. 하지만 비교적 가까운 달 표면에도 ‘헬륨-3’라는 희소자원이 존재한다. 헬륨 3 란 헬륨의 동위원소로 지구에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헬륨-3 1 톤의 핵융합 반응을 통해 석유 1,400 만톤, 석탄 4,000 만톤과 맞먹는 막대한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 또한 방사능 폐기물도 거의 나오지 않아 안전성까지 갖췄다. 달 표면에 존재하는 헬륨-3의 양은 최소 100만톤으로 추정되며 이는 인류가 1만년간 사용할 에너지원 확보를 의미한다.


물론 이외에도 우주개발을 통해 활용 가능한 산업은 많다. 또한 우리가 아직 발견하지 못한 새로운 형태의 사업은 더 많은 경제적 실익을 가져다줄 수 있다. 하지만 이처럼 막대한 이익이 기대됨에도 불구하고 민간부문의 우주산업은 아직까지 많은 발전을 이루지 못했다.

 


우주개발의 장애물: 기술력과 비용
우주산업 개발을 통해 기대되는 막대한 경제적 이익에도 불구하고 지금껏 국가가 아닌 민간부문에서 우주개발 속도가 더뎠던 것은 크게 두 가지 이유에 기인한다. 첫째는 기술력이다. 우주산업 진출을 위한 핵심 과제는 바로 발사체(로켓)이다. 사람이든 인공위성이든 우주로 가지 못하면 우주산업에 접근조차 할 수 없다. 지구 중력과 반대 방향으로 날아가 지구 궤도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발사체의 무게와 관계없이 최소 초속 7.9km(약 28,400km/h)의 속력으로 날아가야 하기 때문에 굉장히 힘든 일임을 알 수 있다. 또한 발사체의 탑재체에 사람이나 인공위성 대신 폭발물을 실으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되기 때문에 국가 간 기술이전을 극도로 경계한다. 

 

대륙간탄도미사일 (intercontinental ballistic missile, ICBM, 대륙간탄도유도탄) 
사거리가 5,500 km 이상인 탄도유도탄으로, 주로 핵탄두를 탑재하기 위하여 개발되는 탄도 유도탄이다. 또한 기존의 화학 무기와 생물학적 무기도 대륙간 탄도 유도탄을 통해서 탑재될 수 있다. ICBM을 운영하는 기술을 가진 국가들은 미국, 러시아, 중국, 인도, 프랑스, 영국, 이스라엘 및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다.


둘째는 비용이다. 크게 기술개발 비용, 발사대 제작 비용, 로켓 발사 비용, 탑재체 제작 비용을 합치면 수천억에서 수조 원의 비용이 소모된다. 이 중 가장 발목을 잡는 것이 바로 ‘로켓 발사 비용’이다. 탑재체를 우주로 보내기 위해 한번 사용된 로켓은 버려진다. 즉, 로켓을 발사할 때마다 로켓을 새로 만들어야 한다. 비유하자면, 서울에서 부산까지 비행기를 운행할 때마다 비행기를 새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상 우주산업 발전의 가장 큰 장애물이다. 우주산업 성장의 성패는 이 비용을 어떻게 줄이느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2015 년 우주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사건이 일어났다.

 


우주산업 패러다임의 전환: 재사용 로켓
2015 년 11 월, 하늘로 쏘아 올려진 Blue Origin 의 발사체 New Shepard 는 지구와 우주의 경계선인 카르만 라인(Karman Line, 고도 100km)에 도달한 뒤 다시 하강하여 착륙에 성공했다. 다음 달인 12 월, SpaceX 의 발사체 Falcon 9 은 고도 200km 까지 비행하고 착륙해 로켓회수에 성공했다. 이두 발사체는 이듬해인 2016 년 재사용에 성공하였다. 사용된 발사체를 회수해 다시 사용하는 ‘재사용 로켓’은 발사 횟수가 늘어날 때마다 고정비가 크게 감소하기 때문에 발사 비용을 대폭 삭감할 수 있는 혁신적인 아이디어였다. 재사용 로켓이 우주산업 패러다임 변화의 서막을 연 것이다. 현재까지 가장 발전된 재사용 로켓 기술을 보유한 스페이스X 를 중심으로 이에 대해 분석해보았다.

 

카르만 라인 (Karman Line)
열권에 위치한 지상으로부터 고도 100km 지점부터 우주로 정의한다. 즉 이 경계선 아래는 대기이고 위는 우주인 셈이다. 이를 나누는 경계선의 이름은 '카르만 라인(Karman Line)'이라고 한다.


재사용 로켓을 위한 핵심 기술은 바로 역추진 로켓이다. 궤도로 로켓을 쏘아 올려서 페이로드(Payload)를 우주 궤도에 안착시킨 다음 로켓이 하강하다가 역추진 로켓을 점화하고 수직으로 로켓을 착륙시켜 이를 재활용한다. 먼저 발사체는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대기권에서 비행을 하기 때문에 초고온의 열을 버텨야 한다. 또한 착지 지점 계산과 역추진 로켓 점화 타이밍이 정확해야 하고, 바람 혹은 파도 등의 변수들까지 고려해야 한다. ‘Extremely complicated concept’ 과학기술 전문가인 스티븐 페트라넥이 재사용 로켓에 대해 이렇게 표현한 이유다. 

 

역추진 로켓
가스가 아래로 분사되는 로켓이 아닌 가스가 위로 분사되어 하강하는 우주선의 속도를 줄이는 로켓이다. 처음에 독일이 개발했으며, 탄두 부분에 부착해서 많은 지역에서 폭발할 수 있도록 했다. 이것이 최초의 역추진 로켓이다.

 


재사용 로켓의 경제성 분석
Falcon 9 은 크게 밑에서부터 엔진, 1 단 로켓, 2 단 로켓, 그리고 페이로드로 구분할 수 있다. 현재 SpaceX 의 기술로는 1 단 로켓 회수가 가능하지만 2 단 로켓은 아직 회수하지 못한다. 또한 탑재체를 보호하고 있는 페이로드 페어링 또한 회수가 가능하지만 두 번만 사용 가능하다. 이를 토대로 발사 횟수에 따른 손익을 분석할 수 있다. 도표 27 을 보면 발사 횟수에 따른 누적 수익이 비례해서 늘어나고, 1 단 로켓과 페어링 회수를 통한 비용 절감을 통해 마진율 또한 크게 상승한 것을 볼 수 있다. 현재까지 로켓이 재사용된 최대 횟수는 9 회인데, 올해 3 월 14 일 발사로 갱신한 기록이다. 9회째 발사된 로켓의 마진율은 57.9%로 첫 발사의 마진율 18.5%의 3 배가 넘는 수치다.

 

Falcon 9 (팰컨 9)
은 미국의 민간기업 스페이스X에서 개발한 2단 우주발사체이다. 우주 개발 역사상 재사용이라는 개념을 최초로 도입한 발사체이며 덕분에 기존의 발사체에 비해 거의 절반 가까이 저렴한 발사비용과 로켓 사이즈에 비해 높은 효율성으로 출시 당시 일대 파란을 몰고 왔었다. 민간기업 또한 우주개발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을 확실히 각인시킨 발사체로 평가받는다. 팰컨9에서 9라는 숫자는 1단에 사용되는 엔진 개수를 뜻하는 것이고, 9번째란 뜻은 아니다.

 


재사용 로켓의 완전체로 가기 위한 과제
재사용 로켓 기술은 현재까지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지만 아직은 혁신의 초기단계에 있다. 우주산업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줄 저비용의 우주경제를 구축하기 위해 재사용 로켓이 수행해야 할 네 가지 과제(?)를 분석해봤다.


첫 번째는 탑재중량 향상이다. 현재 Falcon 9 은 70m 길이에 탑재중량이 22.8t(지구저궤도 기준)이다. SpaceX 는 Falcon 9 외에도 더 탑재중량이 더 높은 Falcon Heavy 또한 재사용에 성공했다. 높이 70m 의 팰컨 헤비는 팰컨 9 의 최신 제품인 ‘팰컨9 블록5’3 기를 나란히 일렬로 세운 형태이다. 이에 따라 탑재중량이 최대 63.8t 으로 팰컨 9 과 비교해 약 2.8 배가 더 높다. 즉,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하더라도 더 높은 마진율을 기록할 수 있다. 다만, 현재 발사체 시장은 대형보다 소형로켓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로켓의 비용을 유지하거나 줄이면서 탑재중량을 늘리는 방향의 기술개발이 필요하다.


두 번째는 로켓 재사용 횟수 증가다. 앞서 언급했듯 재사용 로켓의 최대 재사용 횟수는 9 회이다(F9 B1051). 물론 높은 로켓 재사용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100%는 아니다. 2020 년 2 월 17일에 4 회째 발사에 수행된 F9 B1056, 2020 년 3 월 18 일에 5 회째 발사에 수행된 F9 B1048, 올해 2 월 16 일 6 회째 발사에 수행된 F9 B1059 는 모두 최근 착륙에 실패한 로켓들이다. 실패는 곧 비용을 의미하기 때문에 실패율을 더욱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2018 년 일론 머스크는 인터뷰에서 궁극적으로 하나의 로켓이 퇴역하기까지 최대 100회까지 발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가 있다.

 


세 번째는 로켓 재활용 범위 확장이다. 현재 가장 활발하게 활용되는 재사용 로켓 Falcon 9 의 (이론적으로) 완전한 재활용 가능 범위는 1단 로켓뿐이다. 페이로드는 아직 2번의 재사용이 한계이다. 2 단 로켓은 여전히 재활용되지 못하고 있는데, 로켓 전체의 완전한 재활용이 가능해진다면 비용은 또다시 대폭 삭감될 것이다. 이는 곧 연료비와 유지비만 소모된다는 의미인데 산술적으로 비용을 약 90%까지 절감이 가능하다. 즉, 우주 로켓이 비행기와 동일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단, 연료비의 차이는 존재한다). 지구로 안전하게 귀환할 수 있는 1 단 로켓을 설계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지만, 그보다 더 높은 속도로 더 높은 궤도에 진입하는 2 단 로켓을 회수하는 것은 훨씬 더 어렵다. 2 단 로켓의 궤도 진입속도는 약 초속7.5km 로 1 단 로켓의 속도보다 4 배 더 빠르다. 1 단 로켓과 같은 안정적인 착륙을 위해 더 큰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또한 하강 시 훨씬 더 높은 온도를 견뎌야 하기 때문에 상당한 수준의 내구성과 기술력 향상이 필요하다.


네 번째는 ‘제로 리퍼비시(턴어라운드 단축)’다. 리퍼비시란 사용된 로켓을 정상적으로 재사용하기 위해 비행 시 마모와 파손된 부분을 수리하거나 교체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회수된 로켓을 재발사하는 시점까지의 기간을 턴어라운드라고 하는데, Falcon 9의 평균적인 턴어라운드는 약 두 달이며, 가장 짧게 소요된 기록은 올해 1 월 8 일 회수된 Falcon 9 으로 27 일 후인 2 월 4 일에 재발사됐다. 로켓을 회수하여 착륙한 곳에서 바로 연료를 주입하고 발사할 수 있는 ‘제로 리퍼비시 로켓’은 재사용 로켓 진화의 최종 형태가 될 것이다.


이처럼 우주산업 발전의 핵심인 재사용 로켓은 아직 발전해야 할 부분이 많고, 이를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한다. 재사용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소모성 시스템보다 본질적으로 훨씬 더 복잡하다. 하지만 비용과 가용성을 고려한다면 그 복잡함은 그만한 가치가 있다.

 


II. 인공위성 시장의 성장

인공위성 로켓 배송
재사용 로켓 발전으로 인한 발사 비용의 감소는 우주산업에 대한 접근성을 높였다. 우주산업과 관련된 많은 분야가 이로 인한 수혜를 받을 것이나, 현재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것은 인공위성산업이다. 위성산업의 발전은 발사된 인공위성 개수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2021년 1월 기준 지구궤도에 존재하는 인공위성의 개수는 3,372 개다. 이는 재사용 로켓이 발사된 2015 년보다 약 2.5 배 더 많은 수치다.


인공위성은 다양한 방법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크게 인공위성이 위치한 궤도와 인공위성이 탑재한 탑재체의 기능에 따라 분류한다. 지구 중심의 궤도는 지상고에 따라 크게 저궤도(200~2,000km), 중궤도(저궤도~정지궤도), 정지궤도(약 35,800km), 고궤도(36,000km~)로 분류할 수 있다. 기술적으로는 지구 상공의 어느 고도에든지 인공위성을 위치시킬 수 있지만, 지구 자기장에 의해 에너지가 높은 하전입자(이온과 전자)가 갇혀 있는 밴앨런대(Van Allen Belt) 내에서는 인공위성의 오작동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이를 피해 목적에 따라 특정 고도에 올려진다.

 

밴앨런대 (Van Allen Belt)
행성자기장에 의한 지구 주위에 묶인 대전된 입자(플라즈마)의 2층 구조를 말한다. 방사선대의 고도는 지표면에서 1000 ~ 60000 km에서 다양한 방사능 수치로 분포한다. 방사선대를 구성하는 입자의 대부분은 우주선에 의한 다른 입자나 태양풍으로부터 왔다고 여겨진다. 발견자 ‘제임스 밴 앨런’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고, 지구 자기장 내부 영역에 위치한다. 방사선대는 고에너지 전자로 형성된 외층과 양성자와 전자로 혼합된 내층을 포함한다. 방사선대는 알파입자와 같은 다른 핵의 양보다 더 적은 양으로 포함되어 있다. 방사선대는 이 위치의 궤도를 갖고 오랜시간 노출되는 것에 민감한 부품을 보호해야 하는 위성에 위협적이다. 2013년 NASA는 태양의 강력한 태양풍에 의하여 밴 앨런 영역이 파괴되는 4주 동안 일시적으로 3번째 방사선대를 관측했다고 보도했다.

 


저궤도위성(Low Earth Orbit, LEO)은 지구 궤도 200~2,000km 에서 지구를 공전하는 위성이다. 현재 지구 궤도에 존재하는 인공위성의 약 77.5%가 저궤도 인공위성이다. 지구 탐사 위성 등의 관측 위성과 통신 위성 등이 여기에 속한다. 지구와 가깝기 때문에 중력의 영향을 많이 받아 위성의 공전 속도가 매우 빠르다. 높이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약 90 분에 지구를 한 바퀴 돈다. 빠른 속도와 더불어 우주 입자선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평균적인 수명은 3~7 년 정도로 정지궤도위성(평균 12~20 년)에 비하여 비교적 사용 수명이 짧다.


정지궤도위성(Geostationary Earth Orbit, GEO)은 지구 궤도 약 35,800km 에서 지구를 공전하는 위성이다. 정지궤도위성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위성의 공전주기와 지구의 자전주기가 같다는 것이다. 즉, 지구에서 보았을 때 항상 정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위성이다. 1 개의 위성으로 지구표면의 1/3 면적을 접촉할 수 있어서 통신, 방송, 관측용 인공위성 등에 있어 매우 중요한 위치다. 전체 인공위성의 약 16.7%를 차지하고 있어, 저궤도위성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인공위성이기도 하다. 주로 통신과 방송, 기상관측 등을 목적으로 하는 위성들이 있다.


중궤도위성(Medium Earth Orbit, MEO)은 2,000~2 만 5,000km 즉, 저궤도와 지구정지궤도 사이의 위성들을 의미한다. 궤도 범위는 넓지만 전체 위성의 약 4.1% 정도만 차지한다. 이중에서도 대부분의 위성이 위치정보(GPS)를 위한 항법위성이다.


고궤도위성(Highly Elliptical Orbit, HEO)은 고타원 궤도위성이라고도 하는데, 일정한 고도로 공전하지 않고 원지점(고도가 가장 높은 지점)이 약 4 만 km, 근지점(고도가 가장 낮은 지점)이 약 1,000km 의 가늘고 긴 타원형 궤도로 공전한다. GPS, 통신, 과학 등의 위성이 있지만 전체 위성 중 약 1.7%에 불과하다.

 


통신위성
인공위성은 탑재된 탑재체의 목적에 따라 분류할 수 있다. 수많은 위성들 마다 각자 다양한 기능을 보유한 탑재체를 탑재해 발사되고 하나의 위성에 수 많은 기능이 탑재되기 때문에 현재까지도 명확한 분류가 적립되진 않았지만, 본 보고서에서는 분석의 편의성을 위해 크게 통신, 관측, 항법, 과학, 기술개발, 기타로 분류했다.


통신 위성(Communication Satellites)은 통신을 주 목적으로 하는 인공위성을 말한다. 통신위성은 유선 통신의 한계를 보완하며 이동 통신인 자동차, 휴대용 단말기, 비행기, 선박 등과 방송 통신인 TV 와 라디오 방송 통신을 위해 사용된다. 인공위성의 역사가 곧 통신위성의 역사와 같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통신위성의 발전은 오래되었다. 최초의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 1 호(Sputnik 1, 1957 년)는 두 대의 송신기와 측정기를 통해 최초로 지구와 통신에 성공하였다. 1962 년 발사된 최초의 상업용 통신위성인 텔스타 1 호(Telstar 1, 1962 년)는 지구에서 보낸 TV 신호를 증폭시켜 다시 지구로 전송하는 데 성공한 최초의 TV 위성이다. 또한 최초의 정지궤도 통신위성인 신컴 3 호(Syncom 3, 1964 년)는 1964 년 일본에서 열린 도쿄올림픽을 미국 생중계에 성공하기도 했다. 얼리버드(Early Bird)라고 불리는 인텔셋 1호(Intelsat 1, 1965년)가 최초의 상용 통신위성으로 우주에 안착하면서 통신위성의 시대는 본격적으로 개막했다.

 


통신위성은 현재 우주에 존재하는 전체 인공위성 중 약 54.3%를 차지하며 가장 많이 존재한다. 또한 다양한 궤도에 분포해 있는데 LEO(72.6%)가 가장 많고, 그 뒤를 GEO(25.6%)가 잇는다. 먼저 정지궤도는 통신위성 발전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정지궤도 위성 특성상 지구에 있는 수신자 입장에서 항상 같은 자리에 위치하기 때문에 전파 수신이 상대적으로 용이하다.1964년 발사된 최초의 정지궤도 통신위성인 신컴 3호 이후로 오랫동안 많은 통신위성은 정지궤도로 올려졌다.


통신위성들이 저궤도가 아닌 정지궤도로 올려진 이유는 궤도 별 인공위성 특성에 있다. 저궤도 위성이 약 90 분에 지구를 한 바퀴씩 돌 정도로 수시로 위치가 변한다. 이 때문에 소수의 통신위성으론 다양한 지역의 통신서비스 이용자들을 충족할 수 없었다. 따라서 특정 지역의 통신을 위해 수많은 저궤도 통신위성과 안테나가 필요했다. 물론 정지궤도 통신위성은 지구와의 거리가 멀어 통신 품질이 떨어지는 등의 문제가 존재했지만, 당시 우주로 인공위성을 발사하는 것은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기 때문에 수많은 저궤도 통신위성을 올리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여겼다.

 


90 년대 저궤도 통신위성
하지만 1991 년 미국의 모토로라는 이를 시행코자 저궤도 위성통신 시스템인 ‘이리듐 프로젝트(Iridium Project)’를 계획했다. 이리듐의 원자번호와 같은 77 개의 인공위성을 저궤도에 쏘아 올려서 지구 전역을 커버하여 전 세계를 하나의 통화권으로 묶는 최초의 글로벌 위성휴대통신 서비스 프로젝트다. 당시 전 전세계 14 개국 17 개 사업자들이 국제 컨소시엄을 구성해, 총 42 억 달러를 투자 받은 초대형 사업이었다. 초기 계획은 약 650km 고도에11개 궤도에 각 궤도별로 통신위성을 7 기씩 올리는 것이었으나, 이후 약 780km 로 고도를 올리면서 궤도마다 위성을 하나씩 줄여 최종적으로 66 개로 결정되었다. 1998 년 상용 서비스를 시작한 이리듐 프로젝트는 막대한 초기비용과 비싼 통신 서비스 요금, 낮은 수요 등으로 인해서 이듬해 자회사인 이리듐이 파산하며 막을 내렸다. 이외에도 마이크로소프트의 창립자인 빌 게이츠(Bill Gates)와 미국 휴대 전화 산업의 개척자인 크레이크 맥코(Craig McCaw)가 출자해 만든 ‘텔레디직’은 마찬가지로 저궤도 통신위성을 통한 광대역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Teledesic Satellite System’을 기획하고 실행했지만 결국 2002 년 사업을 포기했다.

 


광케이블의 통신시장 독식
21 세기에 접어들어 국가 간의 활발한 교류로 인한 국제 통신 서비스의 수요는 해저 케이블이 독식했다. 해저케이블이란 대륙 혹은 육지와 섬 등과 같이, 바다를 사이에 두고 격리된 두 지점 이상의 해저에 부설된 케이블을 말한다. 위성통신과 비교해 가격이 저렴하고 태양의 간섭, 대기나 기후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광케이블의 경우 전기 신호를 광선 신호로 바꾸어 유리 섬유를 통해 전달해 과거의 구리선과 비교할 때 데이터 전달 속도와 거리가 비약적으로 상승했다. 현재는 차가운 수온과 얼음으로 인해 설치가 힘든 남극과 바다 위 선박 등을 제외한 전세계 데이터 트래픽의 대부분이 해저케이블을 통해 전송된다. 하지만 해저 케이블을 통한 글로벌 네트워크도 인프라 설치가 힘든 도외 지역이나 개발도상국에 통신 및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기 힘들다는 한계가 있다.

 


저궤도 통신위성의 부활
90년대 등장했던 저궤도 통신위성 프로젝트의 몰락과 통신 케이블 시장의 성장으로 자취를 감췄던 저궤도 위성통신은 재사용 로켓의 등장으로 다시 재조명 받기 시작했다. 케이블 시장이 이미 선점해버린 전 세계 인터넷 시장에서 저궤도 위성통신 사업의 핵심 역량은 인터넷 음영지역 공략하는 것이다. 통신 케이블의 비약적인 발전에도 불구하고, 전세계 인터넷 보급률은 2021 년 1 월 기준 59.5%로 여전히 인터넷 음영지역이 많다. 인구밀도와 소득 수준이 낮은 지역은 인터넷 케이블 네트워크 인프라 설치가 힘들기 때문에 지역 간 보급률 격차도 벌어질 수밖에 없다. 현대의 저궤도 위성통신 사업은 이를 공략한다.


스페이스 X 의 스타링크, 블루 오리진의 프로젝트 카이퍼, OneWeb 등 많은 저궤도 위성통신 프로젝트들이 진행되고 있는데, 가장 앞서나간 기업은 역시 스페이스 X 다. 스타링크 프로젝트는 2015 년 일론 머스크가 발표한 저궤도 통신위성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초고속 인터넷망 구축사업이다. 기본적인 사업의 내용은 앞서 언급한 이리듐 프로젝트와 거의 유사하나, 차이점이 존재한다. 바로 통신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운용되는 위성의 숫자다. 이리듐 프로젝트는 지구 저궤도에 66 개의 통신위성을 쏘아 올렸다. 반면 스타링크는 2021 년 1 월 기준으로 궤도상에 존재하는 통신 위성의 수만 902 개다. 현재 지구 궤도에 존재하는 전체 인공위성 중 26.7%가 스타링크 통신위성일 정도로 숫자가 많다.

 


하지만 900 여개의 통신위성도 전체 스타링크 계획의 3%가 채 안된다. 스타링크 프로젝트의 완성은 두 단계로 구분된다. 스타링크 1단계에서는 약 1만2천개의 통신위성을 저궤도에 배치하고, 2단계에서는 3만개를 추가로 배치해 전체 4만 2천개의 저궤도 통신위성을 운용하게 된다. 2019년 4월 미국연방통신위원회(FCC)는 1만 2천대의 스타링크 통신위성 배치를 허가했고, 같은 해 10월 추가적으로 3 만대의 통신위성에 대해 승인을 내렸다.

 

미국연방통신위원회 (Federal Communications Commission, FCC)
의회가 만들어 지휘하는 미국 정부 부서이다. 대부분의 결정 사항은 현 대통령이 관할한다. FCC는 1934년의 통신법에 따라 제정된 것으로, 연방 무선시설 위원회의 뒤를 밟으며, 라디오 스펙트럼 (라디오 포함)과 텔레비전 방송), 그리고 각 미국 주의 전자 통신(유선, 위성, 케이블) 및 미국 안에서 시작되고 끝나는 모든 국제 통신의 사용을 비연합 정부의 자격으로 규제한다. 다시 말해, 유무선 통신 산업을 규제할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미국 전자 통신 정책에 있어 중요한 요인이다. FCC는 주 연합 위원회로부터 유선 통신 규제를 받는다. FCC는 미국 소유와 콜럼비아 특별구, 다시 말해 50개 주에 한꺼번에 결정 사항을 적용한다.


이렇게나 많은 숫자의 인공위성을 궤도에 올릴 수 있는 이유는 재사용 로켓 기술 발전으로 인해 발사 비용이 감소했다는 점과 통신 인공위성의 소형화를 통해 한 번에 많은 수의 위성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이다. 스타링크의 통신위성 하나의 무게는 약 260kg 로 가볍고 크기도 작기 때문에 발사체에 많이 탑재하기도 용이하다. Falcon 9 기준 한번에 60 개, Falcon Heavy 는 180 개의 통신위성을 발사한다. 현재 개발 진행 중인 스타쉽의 경우 400 개의 위성 탑재가 가능하다. 위성에는 큰 태양열 전지판이 있으며, 4 개의 인터넷 송수신을 위한 안테나가 있다. 각각의 위성은 궤도상의 다른 4 개의 위성과 레이저를 통해 연결되어 있다.

 


최종적인 형태의 스타링크 지연율은 약 25~35ms 수준이다. 이는 대부분의 인터넷 작업에 있어 충분한 속도이다. 다운로드 속도는 약 1 Gps 로 굉장히 빠른 수준이다. 현재 위성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인 HughesNet 과 Viasat 의 서비스와 비교해도 속도측면에서 월등히 앞선다.


지난해 10 월부터 북미지역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스타링크 베타서비스에서 평균 다운로드 속도는 약 103Mbps, 업로드 속도는 약 16Mbps, 평균 지연율은 39ms 를 보였다. 스타링크 인터넷서비스 이용료는 한 달에 99 달러이고, 서비스 이용을 위해 필요한 접시와 와이파이 라우터 등의 장비 구매 비용은 499 달러이다. 또한 데이터 사용 용량 제한은 현재로선 없다.


이러한 스타링크 서비스에 대해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가입할 의사가 있느냐는 설문조사에 51%의 미국인들이 가입할 의사를 밝혔다. 스타링크 베타 테스터 모집에 두 달 만에 약 70 만명이 가입을 희망하며 서비스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실제 베타 서비스를 이용한 테스터의 후기에 따르면 무게 13kg 에 달하는 베타 테스터 키트 상자 안에는 스타링크 안테나 접시와 와아파이 라우터, 전원 어댑터, 케이블과 안테나 접시 장착 삼각대가 포함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초당 50~150Mbps 속도와 20~40ms 의 지연율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었다. 일론 머스크는 지난 2 월 꾸준한 위성발사를 통해 올해 말까지 인터넷 속도를 300Mbps 까지 높일 것이라 언급했다. 300Mbps 는 엄청난 속도라고 부르긴 힘들지만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는 인터넷 보다는 빠른 편이다. 특히 인터넷 음영지역에서의 인터넷 속도와 비교하면 월등히 빠른 속도이다. 실제 스타링크 서비스 설치는 별도의 설정 없이 자동으로 구동하는 플러그 앤 플레이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매우 간단했다고 한다. 설치 이후 4 일 정도 해당지역의 서비스가 중단되기도 했지만 이후 서비스는 완벽하게 작동했다. 베타 서비스 이후 정식서비스는 2021 년부터 시작될 것으로 전망한다. 물론 서비스 시작 이후에도 꾸준히 인공위성이 궤도에 배치되면서 서비스의 질은 계속해서 좋아질 것이다.

 


스타링크는 많은 인터넷 위성들을 우주로 올리는 것뿐만 아니라, 해결해야 할 다양한 문제들이 있다. 우선 전세계 국가들로부터 위성인터넷 서비스 허가를 받아야 한다. 현재 해외 자회사들을 통해 허가를 받기 위한 작업이 진행 중이다. 또한 스타링크 지상국은 북미와 호주지역을 중심으로 분포해있는데, 전세계 인터넷 서비스 제공을 위해 전 세계에 더 많은 지상국을 지어야 한다. 그 밖에도 기존 통신업계와의 시장 충돌 문제, 스타링크 위성으로 인한 천문 관측 교란 문제 등의 해결과제들이 남아있다.

 


 


관측 위성
관측위성은 통신위성 다음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지구 관측위성의 경우, 가장 중요한 요소가 해상도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관측위성이 지구와 가까운 저궤도에 위치한다. 위성에서 해상도란 위성 카메라가 지표상의 물체를 정밀하게 나타내는 척도로 해상도 1m 는 가로 세로가 1m 인 물체가 위성사진으로 한 픽셀로 나타나는 것을 의미한다. 최초의 관측위성은 1972 년에 미국에서 발사된 LANDSAT 1 호로 해상도는 대략 80m 수준이었다. 관측 위성은 2000 년대 초까지만 해도 전 세계 관측위성들의 해상도는 1m 수준이었으나 현재는 해상도 0.3m 급 관측위성까지 개발되었다.

 


관측위성은 지형관측, 기상관측, 군사적 목적 감시 등 많은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관측위성은 위성에 탑재된 카메라의 종류에 따라 전자광학, 레이더(SAR, Synthetic Aperture Radar), 적외선(IR) 등의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전자광학의 경우 가시광선을 이용한 위성 촬영으로 현재는 약 0.3m 정도의 높은 해상도를 얻을 수 있고, 색을 뚜렷하게 구분할 수 있어 가장 많이 사용된다. 하지만 구름이 많은 등 기상이 좋지 않거나 야간에 가시광선이 없는 경우 촬영이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이 같은 전자광학 관측위성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레이더 관측위성이 개발되었다. 가시광선 대신 레이더를 이용해 물체 표면을 관측하고 이를 바탕으로 이미지화할 수 있는 관측위성이다. 레이더는 구름이나 안개를 뚫을 수 있고, 야간에도 촬영이 가능하다. 다만 반사된 레이더를 이용해 지형을 복원하는 만큼 해상도는 전자광학에 비해 다소 떨어진다.


적외선 관측위성은 지구상의 물체가 방출하는 열에너지를 감지한다. 이를 이용해 도시 열섬현상 등 기후변화 분석과 재해·재난 감시도 가능하다. 광학 영상에 비해 이미지의 직관적인 분별력은 떨어지지만 광학·레이더 영상으로 파악하기 힘든 대상의 성질 및 형태 파악에 용이하다. 이외에도 더 높은 수준의 분석을 위해 다양한 파장대를 활용한 지구관측위성들이 존재한다.

 


위성영상분석
관측위성은 상업적 목적, 지형 관측, 과학적 연구, 군사적 정찰 목적 등 많은 분야에서 응용된다. 관측위성이 활용되는 가장 대표적인 예는 기상관측이다. 기상위성은 우주에서 지구상의 기상을 관측하기 위해 여러 파장대가 활용되는데, 가시채널, 단파적외채널, 수증기채널, 적외채널, 마이크로파 등이 있다. 기상위성을 통해 구름 분포, 해수면의 온도, 강우강도, 황사분포 분석, 녹색 식물군 양측정 등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해 기상 예측에 활용한다.


최근에는 관측위성과 AI 기술을 접목한 위성영상분석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인공위성이 매일 촬영해 보내오는 방대한 양의 위성영상을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을 통해 내려받고, 이를 AI 기반 알고리즘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정보를 분석해 제공한다. 전 세계 항만의 선박량을 분석해 물동량을 예측하고, 대형마트 주차량이나 공항의 항공기를 분석해 쇼핑몰과 항공사들의 매출을 추정한다. 심지어 원유 저장 탱크들의 지붕에 생긴 그림자를 분석해 원유 저장량까지 예측할 수 있다. 또한 농작물의 작황은 물론이고 개별 작물의 성장 상태까지 파악해 예상 수확량 정보도 제공하기 때문에 농부들은 이를 활용해 먼저 수확할 구역을 결정할 수 있다. 실제로 몇몇 헤지 펀드와 정부 기관은 위성영상활용 기업들의 정보를 활용해 의사결정에 도움을 받는다.

 


항법 위성
위성 항법이란, 인공위성(항법위성)을 이용한 위치결정시스템으로서 지구 중궤도에 있는 4 개 이상의 위성과 지구상의 수신기 그리고 지상국관제를 활용해 수신자의 시각과 위치를 결정하는 것을 말한다. 삼각측량의 원리를 사용하는데, 빛의 속도는 일정하므로 항법위성이 보낸 신호가 수신기까지 도달한 시간을 곱해 거리를 측정한다. 같은 방식으로 3 개의 위성의 거리가 일치하는 지점을 특정한 뒤, 나머지 한 개의 위성을 이용해 정확도를 높인다. 항법 위성이 최소 4 개가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지상국관제는 위성 궤도 추적 및 궤도 수정, 예비위성 작동, 위성 신호 점검, 전리층·대류권 지연에 대한 관찰, 위성에 대한 정보를 전송하는 안테나 관리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대부분의 항법 위성은 중궤도에 위치한다. 정지궤도위성은 지구 적도 라인에 위치하기 때문에 적도에서 멀어질수록 항법위성의 신호를 받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저궤도의 경우 지구 전체를 커버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위성 항법을 활용해 지구상의 위치를 파악하는 시스템을 위성항법시스템(NSS, Navigation Satellite System)이라고 하는데, 전 세계를 커버할 수 있는 GNSS(Global NSS)와 특정 지역만 커버 가능한 RNSS(Regional NSS)로 분류할 수 있다.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4 개의 GNSS 와 2 개의 RNSS 가 있다. 미국의 GPS(Global Positioning System), 러시아의 GLONASS, 유럽연합(EU)의 갈릴레오(Galileo), 중국의 베이두(BeiDou)가 바로 4 개의 GNSS 인데, 우리가 흔히들 말하는 GPS 는 미국의 GNSS 를 의미하는 말이다. 이는 대한민국이 아직 독자적인 GNSS 가 없어 미국의 GPS 를 무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흔히들 위성항법시스템을 GPS 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반면 전 세계가 아닌 특정 지역만의 위치를 추적하는 위성항법시스템을 RNSS 라고 하는데, 인도는 인도대륙 주변만 위치를 추적할 수 있는 IRNSS 를 갖추고 있다. 일본은 기본적으로 우리와 마찬가지로 GPS 를 사용하지만, QZSS 라는 위성기반 오차보정시스템(SBAS, Satellite Based Augmentation System)을 따로 갖추고 있다. SBAS 란 위성기반 오차보정 시스템으로 쉽게 설명하면 GPS 의 정확도를 높여주는 시스템이다.


한국은 아직 자체적인 위성항법시스템이 없다. 2018 년 제 3 차 우주개발진흥기본계획에서 한반도 상공의 위성을 활용한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 개발 계획을 처음 발표했다.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은 2022년 개발 시작으로 본격적인 서비스 개시는 2035년으로 예정되어 있다. 또한 GPS의 위치 오차를 줄여주는 ‘한국형 위치보정시스템(KASS)’은 현재 개발단계에 있으며, 2022 년부터 시범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위성항법은 군사적 목적, 해상활동, 항공부문, 농업관련, 자원관리, 재해관리, 시설물관리, 구조, 지도제작 등의 많은 응용분야가 존재한다. 또한 위성 항법 시스템은 드론이나 자율주행 등 4 차 산업혁명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에 신산업 동력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III. 국내 우주산업

국내 우주산업의 현주소


우주산업 발전 단계
글로벌 우주산업의 발전은 크게 3 단계로 분류할 수 있다. 1 단계(Old Space)는 전통적인 형태의 우주산업으로 정부가 주도하고 관련 기업들이 참여하는 정부 주도의 사업형태이다. 특히 미국의 나사(NASA), 유럽우주기구(ESA), 러시아연방우주국 등의 정부기관이 국가 예산을 재원으로 우주개발을 주도했다. 우주개발산업은 초기 투자비용이 크고, 이익실현 단계까지 다소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정부의 지원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주산업의 수요와 공급 모두 국가에 크게 의존하는 단계이다. 현재 한국, 인도 등의 국가들이 1 단계에 해당된다.


지속적인 정부의 물량 확보와 보조금 지급 등으로 인해 민간부문에서의 공급이 확대됨에 따라 우주개발은 2 단계(Mid Space)로 접어든다. 수요는 여전히 정부 의존도가 높으나 공급 측면에서 민간부문의 비중이 크게 높아진다. 본격적으로 우주개발 관련 민간 업체들이 생겨나며, 민간 차원의 기술개발이 시작되는 단계다. 유럽, 러시아, 일본 등이 해당 단계에 속한다.


최종단계인 3 단계를 뉴스페이스라고 한다. 계획수립, 예산확보, 개발, 활용 등 모든 단계를 민간 기업이 수행하며, 새로운 기술의 융합을 통한 꾸준한 혁신이 지속된다. 또한 이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가진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는 단계로 현재는 미국이 이와 가장 가까운 단계에 있다. 정부기관인 나사(NASA)는 민간 기술이전, 발사대 대여와 같은 간접적인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진 민간차원에서 우주산업 개발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이 많지 않다. 위성 인터넷, 우주 공간을 활용한 제조사업, 준궤도 우주관광 등과 같은 다양한 형태의 비즈니스모델이 발전해 본격적인 수익창출 단계에 도달한다면 완전한 ‘뉴스페이스’ 시대가 시작될 것이다.

 


국내 우주산업: Old Space와 Mid Space 의 경계
국내의 경우 과거에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카이스트 등의 국가기관이 정부의 사업을 추진하고 주도했기 때문에 관련 기업들의 매출도 정부 수주가 거의 전부였다. 현재 국내 우주산업의 기본적인 형태 또한 정부가 사업을 주도하고 국내 기업들이 참여하는 정부주도의 사업형태이다. 다만, 몇몇 기업들은 정부주도의 사업에 참여하는 것뿐만 아니라, 우주산업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거나 해외 정부나 해외 민간 기업들의 수주를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 즉, 현재 우리나라의 우주산업은 1 단계인 Old Space 와 2 단계인 Mid Space 의 사이 경계선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우주산업의 고도화로 국내 우주산업 기업들의 매출액 추이 또한 우상향 했다. 2010 년 국내 기업들의 우주산업 매출액은 7,960 억원, 2019 년 3 조 2,610 억원으로 9 년간 4 배 넘게 상승했으며, 연평균 17%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2020 년 매출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2019 년 대비 감소한 수치가 예상되나, 향후 글로벌 우주시장 성장과 더불어 국내 매출의 성장을 전망한다.


우주산업은 우주기기 제작에서부터 우주활용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우주 관련 제품 및 서비스의 개발, 공급, 사용과 관련된 모든 산업을 말한다. 우주산업은 크게 직접 우주산업과 간접 우주산업으로 구분된다. 직접 우주산업은 우주기기제작 분야와 우주활용 분야로 다시 분류된다. 우주기기제작부문에는 위성체, 발사체, 지상장비 제작과 우주보험이 포함된다. 또한 우주활용부문에는 위성활용 서비스 및 장비, 우주탐사, 과학연구 등이 포함된다. 반대로 간접 우주산업은 우주기술을 접목하여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기존 산업 분야 또는 우주기술에 기반한 연관 산업을 총칭한다. 따라서 우리가 흔히들 부르는 우주산업은 직접 우주산업을 말한다.

 


우주산업 분류
발사체 제작은 우주로 발사되는 로켓의 제작을 의미한다. 가벼우면서도 열에 잘 버틸 수 있는 소재, 지구의 중력을 이겨낼 강력한 추진력을 제공할 수 있는 엔진, 극저온의 산화제와 상온의 연료를 저장할 수 있는 연료저장 탱크(액체추진체의 경우) 등이 발사체 제작에 핵심 요소이다. 대표적인 해외 발사체 제작기업으로 스페이스 X, 블루 오리진, 에어버스 등이 있으나, 국내는 국가 연구기관인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발사체 제작 시장을 이끌어가고 있다.


위성체는 위성 본체와 탑재체로 구분된다. 탑재체는 인공 위성 본체 내부에 위치해 있으면서 부여된 임무를 수행하는 역할을 맡기 때문에 탑재체의 성능이 곧 인공위성의 성능이라고 할 수 있다. 탑재체의 기능에 따라 위성의 종류가 결정되는데 관측장치(관측위성), 통신장비(통신위성), 항법장치(항법위성) 등이 탑재된다. 하나의 장치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치가 탑재되기도 한다(다목적위성). 

 


본체는 탑재체의 임무 수행을 위한 모든 기능을 갖추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다양한 시스템을 필요로 한다. 먼저 일반적으로 인공위성은 중력구배, 태양복사압, 지구자기장 등에 의해 외란이 발생하는데 이는 위성이 배치된 궤도와 자세에 영향을 준다. 이를 제어할 자세 및 궤도 제어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또한 인공위성에서 수집하거나 지상으로부터 수신한 데이터를 내부에서 처리하거나 다시 전송하는 통신 및 자료처리 시스템, 탑재체 시스템에 필요한 전력을 제공하기 위해 태양 에너지 등의 에너지를 사용 가능한 전기 에너지로 변환하는 전력 시스템 등이 있다.


지상장비에는 위성시험, 위성관제 및 운용을 맡는 ‘지상국 및 시험시설’ 그리고 발사대시스템, 시험설비 등 발사체 발사와 관련된 ‘발사대 및 시험시설’이 포함된다. 위성 지상국은 궤도상의 위성을 제어하는 역할을 한다. 위성 종류에 따라 지상국의 역할도 조금씩 다르지만, 주된 업무는 비행역학 담당, 임무계획 담당, 실시간운영 담당, 데이터처리 담당, 안테나 및 무선주파수시스템 담당으로 분류된다. 발사대 시스템은 발사체를 우주로 보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시스템이다. 발사체를 고정하고 전기신호를 연결하며 연료와 산화체 등 추진제를 공급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발사체를 수직으로 들어 올려 발사 패드에 세우는 이렉터(erector), 지상기계설비, 발사 지지대 등으로 구성된다.


우주보험은 말 그대로 우주산업 관련된 보험을 지칭하는데, 2013 년 발사된 국내 최초 우주발사체 ‘나로호’가 2,000 억원 규모의 배상 책임보험에 가입했었다. 위성과 관련된 보험 상품도 존재한다. 발사 전 보험(Pre-Launch), 발사 보험(Launch), 궤도내 보험(In-Orbit), 배상책임보험 등이 있으며 상품별로 보장하는 위험과 보장 시기가 다르다. 우주보험 시장의 매출 비중은 가장 작지만 향후 많은 우주산업 성장과 함께 우주보험시장도 확대 가능하다.


위성활용 서비스에는 위성지도, 지리정보체계(GIS) 등의 원격탐사부문, 위성디지털방송, 셋톱박스, 위성핸드폰 등의 위성방송통신부문 그리고 네비게이션, DGPS 수신기 등의 위성항법부문이 있다. 위성방송통신부문은 국내 우주산업 기업 매출의 가장 많은 매출을 차지한다.


과학연구에는 지구의 대기, 해양 등 국내외 위성자료를 활용하는 지구과학과 천문관측, 전파천문 등의 천문학이 있다. 우주탐사는 크게 무인우주탐사와 유인우주탐사로 분류할 수 있다.

 


정부의 우주개발 예산
정부에서 발표한 2020 년 우주개발 진흥 시행계획에 따르면, 2020 년 국내 우주개발 예산에 6,158 억원이 배정됐다. 전년도 5,787 억원 대비 6.4% 증가한 수치다. 우주분야 발사체 기술 자립을 위해 올해 10 월 발사 예정인 한국형 발사체인 ‘누리호’의 발사 준비로 발사체 부문에서 큰 폭으로 예산이 증가했다. 발사체 부문(37.9%)과 위성개발 부문(37.6%)은 전체 예산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했다. 위성개발의 경우 최근 위성의 소형화 추세에 따라 국산 초소형 군집위성 개발을 위한 연구비용이 상당 부분 반영됐다. 향후 다양한 인공위성 수요로 인해 위성개발 예상은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우주산업 기업 매출
정부의 우주개발 예산의 비중과 국내 기업들의 우주산업 매출액 비중은 큰 차이를 보인다. 정부의 예산에서는 발사체와 인공위성 개발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에 반해 국내 우주산업의 매출액 비중은 위성활용 서비스 및 장비 부문(80.3%)에서 가장 높고, 발사체와 인공위성 개발의 비중은 각각 10.0%와 5.9%를 차지했다.


위성 활용서비스 및 장비 분야에서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위성방송 통신에는 위성 라디오, 위성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위성 TV 등이 있다. 또한 장비의 주요 품목으로는 위성수신 셋톱박스, 위성 안테나 등이 있다.


민간 기업에서 우주기기제작 부문의 매출 비중은 낮지만 매출액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는 국가 차원에서의 우주기기제작 사업의 많은 부분이 민간 수주를 통해 진행되고 있고, 기술력을 가진 기업들을 바탕으로 해외 수주에 성공하며 관련 매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인공위성
국내 최초의 국적 인공위성은 1992 년 8 월에 발사된 ‘우리별 1 호’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은 전세계적으로 22번째 위성보유국이 되었다. 우리별 1호는 국내 연구진들이 영국의 서리대학교의 제작 기술을 활용해 제작한 인공위성으로, 이후 연구진들은 습득한 기술을 통해 새로운 위성들을 만들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할 수 있었다. 우리별 1 호의 탑재체에는 지구표면 관측을 위한 지표면 촬영장치, 데이터 전송이 가능한 통신 시스템, 그리고 우주 방사선량을 측정할 수 있는 센서들이 탑재되었다.

 


이후 많은 인공위성들이 발사됐는데, 그 목적에 따라 과학기술위성(우리별, 과학기술), 다목적실용위성(아리랑), 기상관측위성(천리안), 방송통신위성(무궁화), 군정찰위성(아나시스) 등으로 분류된다.


대표적인 과학기술위성으로 국내 최초 위성인 우리별 1 호를 비롯한 우리별 2 호, 3 호위성이 있다. 우리별 4 호부터는 과학기술위성이라고 명명하는데, 과학기술위성 1 호를 통해 그전보다 더욱 실용적인 과학 관측이 가능해졌다. 이후 나로호에 탑재된 과학기술위성2A호와 2B호는 나로호 발사 실패로 궤도 진입에 실패했다. 이후 나로호 3 차 발사가 성공하며 과학기술위성 2 호를 바탕으로 만든 나로과학위성이 궤도에 진입할 수 있었다. 가장 최근 발사된 과학기술위성인 과학기술위성 3 호는 2013 년에 발사되었다.


다목적실용위성은 아리랑 위성 시리즈로 지도 제작, 지상 및 해양 관측, 재난 감시 등을 위해 제작됐다. 최초의 다목적실용위성인 아리랑1 호는 1999 년 1 월에 발사됐다. 이후 2 호, 3 호, 5 호, 3A 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됐고 내년에 아리랑 6 호와 7 호가 발사 예정이다.


올해 3 월 22 일에 발사된 차세대중형위성1 호 또한 다목적실용위성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주관으로 국내에서 독자적으로 개발된 정밀지상관측용 저궤도 실용위성이다. 오는 2025 년까지 추가적으로 4 기를 발사할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내년 1 월에 발사 예정인 차세대중형위성 2 호부터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가 항우연으로부터 기술을 이전 받아 개발을 주도한다.

 

한국항공우주산업 (Korea Aerospace Industries, Ltd.)
대한민국의 T-50 고등훈련기와 한국형 기동 헬기 수리온을 개발한 민간 방산업체이다. 2017년 기준으로 대한민국 최대 방산업체로, 줄여서 '카이'(KAI) 또는 '한국항공'이라고도 부른다. 김대중 정부 시절 IMF 구조조정 과정에서 적자에 시달리던 항공사를 통폐합하는 일의 일환으로 1999년에 설립된 항공기 종합 개발 회사로 중요한 국가 방위 산업체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Korea Aerospace Research Institute, KARI, 항우연)
대전광역시 유성구 어은동에 위치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항공우주 과학기술 관련 기타공공기관 재단법인이다. '과학기술분야 정부출연 연구기관 등의 설립ㆍ운영 및 육성에 관한 법률'에 근거하여 1989년 10월 10일 설립되었다. 설립 목적은 우주항공기술 개발, 항공공학의 발전과 기술 개발 및 보급 등을 통한 경제 발전과 국민생활 향상이다.

 


위성통신과 위성방송사업을 위한 통신위성에는 무궁화 위성이 있다. 무궁화 1 호는 1995 년 8 월에 발사됐는데, 특이한 점은 민간기업인 KT 가 제작한 국내 최초 상용 위성이라는 것이다. 다만 발사과정에서 문제가 생겨 위성 목표 수명이 10 년에서 4 년 4 개월로 단축됐고, 이로 인해 무궁화 2 호와 3 호의 개발 및 발사가 앞당겨졌다. 이후 무궁화 5 호, 6 호, 7 호, 5A 호는 성공적으로 발사돼, 역할을 수행했다. 한편 무궁화 3 호는 KT 가 2013 년에 정부 몰래 홍콩 위성업체에 헐값에 팔아 논란이 되기도 했다.


2020 년 7 월에 발사된 아나시스2 호는 대한민국 국군의 최초 전용 통신위성이다. 아나시스2 호 발사 성공으로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10 번째로 군사전용 위성 보유국이 됐다. 아나시스2 호는 록히드마틴사로부터 F-35A 스텔스 전투기를 도입하면서 맺은 절충교역을 통해 제공받았다. 이전에는 민간과 겸용으로 무궁화 5 호를 사용했는데, 군 전용이 아니었기 때문에 전파 교란 등의 취약점을 가지고 있었고 실제 무궁화 5 호는 북한에게 전파교란(Jamming)의 공격을 받은 적이 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당시 스페이스 X 의 팰컨 9 에 탑재해 발사했는데, 사용된 팰컨 9 로켓은 불과 51일만에 재사용된 것으로 당시 재사용 턴어라운드 기간 기록을 3 일 앞당겼다.


천리안 위성은 정지궤도 위성으로 통신·해양·기상 3 가지 기능을 동시에 탑재해 24 시간 내내 한반도 주변의 기상과 해양을 관측하고, 위성통신 시험서비스를 제공한다. 2010 년 6 월에 발사된 천리안 1 호를 통해 미국, 중국, 일본, 유럽연합, 인도, 러시아에 이어 세계 7 번째 기상관측 위성 보유국이 되었다. 이후 기상 및 우주기상 탑재체를 장착한 천리안 2A 호와 해양 및 환경 탑재체를 장착한 천리안2B 호가 발사됐다.

 


국내 발사체


KSR-I : 국내 최초 현대 과학 로켓
우리나라 현대 과학 로켓의 시작은 1990 년부터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추진했던 한국형 과학관측 로켓(KSR) 계획이다(최초의 로켓은 고려시대의 ‘주화’이다). 과학관측 로켓이지만 지구 대기권을 완전히 벗어나 지구 궤도까지 가는 것은 아니고 발사체에 관측용 장비들을 탑재해 여러 관측임무 수행을 목적으로 계획됐다.


이후 1993 년 6 월 국내 최초 과학 로켓 과학 1 호(KSR-I)가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고체 연료를 추진제로 사용한 과학 1 호가 비록 고도 39km, 비행 거리 77km 를 189.7 초동안만 비행했지만, 비행하면서 한반도 상공의 오존층 농도를 측정하고 로켓 자체의 각종 성능 특성을 측정하는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고 같은 해 9월 과학2호(KSR-I)도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KSR-Ⅱ: 국내 최초 우주 진입 로켓
KSR-Ⅱ는 1 단 고체연료 로켓 위에 KSR-I 을 2 단로켓으로 올려 만든 2 단형 중형과학 로켓이다. 1997년 7월 1차 발사는 비행에는 성공했지만 이후 탑재부 전원계통의 문제로 인해 통신이 두절되어 실패했다. 이후 1998 년 6 월 2 차 발사에서는 137.2km 상공까지 올라갔고 한반도 상공의 오존층 및 이온층, 천체X 선 관측 등의 주요 임무 완수에도 성공했다. KSR-Ⅱ는 페어링을 사용하고 추력편향제어 기능을 도입했으며 2 단 분리형 로켓이라는 점에서 KSR-I 과 차이가 있다.


KSR-Ⅱ는 지구 대기권과 우주의 경계선인 카르만 라인(Karman Line, 고도 80~100km)을 넘어 비행한, 최초로 우주 진입에 성공한 관측 로켓이다. 하지만 당시 개발 도중 고체연료 로켓 개발로 인해 미국에서 비밀리에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을 기습적으로 방문하는 일도 벌어졌다.

 


KSR-Ⅲ: 국내 최초 액체연료 로켓
2002 년 11 월 충남 태안에서 국내 최초의 액체연로 로켓 KSR-Ⅲ가 발사에 성공했다. 1996 년 ‘제 1차 우주개발중장기 기본계획’에 따라 인공위성 발사체 개발을 위한 중간 단계인 액체연료 로켓 기술 확보를 위해 개발됐다. KSR-Ⅲ의 도달 고도는 42.7km, 비행거리 79.5km, 비행시간은 231 초였다. KSR-Ⅲ 개발을 통해 관성항법장치, 추력벡터 제어 및 자세 제어시스템, 복합재 탱크 등의 경령화 구조 기술, 탑재전자장치 국산화 등 우주발사체 기술을 상당 부분 확보했다. 이후 국내 최초 우주발사체 나로호 개발을 위한 기반이 되었다.

 


나로호(KSLV-1): 두 번의 실패, 그리고 한국 최초 우주발사체
우리나라는 KSR 개발 과정에서 확보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100kg 급 소형 인공위성을 지구 저궤도로 올릴 수 있는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I) 개발을 시작했다. 개발 과정에서 러시아와의 국제협력 방식으로 러시아가 1 단 액체연료 로켓 개발을 담당하고 우리나라가 2 단에 소형 고체연료 로켓 개발과 함께 로켓 발사대인 나로우주센터 구축을 담당했다.


2009 년 8 월 25 일, 국민들의 관심 속에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나로호가 발사되었다. 하지만 발사된 지 216 초 후 탑재체를 덮은 페어링의 분리에 실패하면서 위성이 궤도 진입에 실패했다. 페어링 분리 실패의 원인은 전기적 또는 기계적 결함일 것이라는 결론이 났고, 이후 2차 발사를 앞두고 페어링 분리에 대한 무수한 검증 작업을 마쳤다.


2010 년 6 월 10 일, 2 차 발사도 실패했다. 발사된 나로호는 137 초대에 폭발하며, 추락하는 장면까지 고스란히 영상에 담겼다. 1 차 발사보다 더욱 참담한 실패였다. ‘한국 최초 우주발사체’라는 국민적 기대를 잔뜩 받으며 상당한 금액의 국가 예산이 투입된 사업이 두 번이나 실패한 결과를 두고 언론과 여론의 반응은 싸늘했다. 과학계에서도 또한 시험 발사 성격인 나로호 발사는 2 번이면 충분하고, 더 이상의 발사는 시간과 예산의 낭비라는 견해까지 나왔다.

 


2013 년 1 월 30 일 오후 4 시, 3 차 발사된 나로호는 232 초만에 1 단 엔진을 분리시키고, 395 초에 2 단 엔진 점화 후, 540 초 만에 나로호에 탑재된 위성을 분리시키며 발사에 성공을 알렸다. 이로써 나로호는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발사체가 됨가 동시에 대한민국은 전 세계에서 11 번째로 스페이스 클럽(Elite Club of Space-Faring Nations)에 가입하게 되었다. 스페이스 클럽이란 인공위성, 발사장, 발사체 등 우주개발에 필요한 3 요소를 갖춘 독자적인 우주 기술을 보유한 국가를 뜻한다.

 


누리호(KSLV-2): 한국형 우주 발사체
나로호의 발사 성공은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발사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지만, 1 단 로켓을 러시아에서 제작했다는 한계점이 존재했다. 반면 올해 10 월 발사 예정인 누리호는 3 단형 발사체로 1 단부터 3 단까지 모두 순수 국내기술로 제작한 최초의 한국형 우주 발사체이다. 발사에 성공할 경우 우리나라는 미드스페이스 진입에 한발 더 가까워진다.


올해 3 월 25 일 누리호 추진기관 중 가장 개발이 어려운 1 단 로켓의 최종연소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침으로써 1·2·3 단 추진기관의 개발을 모두 완료했다. 이제 남은 일정은 실제 발사될 비행모델(FM)의 조립과 발사 리허설(9 월 예정)뿐이다.


누리호는 1.5 t 급 실용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진입시킬 수 있는 우주발사체로, 1 단 로켓은 추력 75 t급 액체엔진 4 기의 클러스터로 구성되고, 2 단부는 추력 75 t 급 액체엔진 1 기, 3 단부는 7 t 급 엑체엔진이 들어간다. 상단에는 1.5 t 급의 위성모사체가 탑재될 예정이다.


2013 년에 발사된 나로호와 비교할 때, 누리호는 훨씬 상향된 스펙을 갖는다. 우선 크기 차이를 보면 나로호의 총길이는 33.5m, 누리호의 총길이는 47.2m 로 약 15m 가량 더 크다. 또한 무게도 누리호가 약 60 t 더 많이 나간다. 누리호는 앞서 언급된 3 단 엔진을 통해 탑재체를 더 높은 고도에 투입할 수 있으며(약 600~800 km), 탑재 중량은 1,500kg 나로호의 15 배 수준이다.


2010 년 3 월부터 발사 예정일인 2021 년 10 월까지 총 12 년 8 개월의 시간동안 1 조 9,572 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발사대 또한 나로우주센터에서 기존의 나로호 발사를 위해 사용된 제 1 발사대가 아닌 제2 발사대를 10 월 완공 목표로 구축 중이다.

 


발사체 엔진: 고체연료 vs 액체연료
풍선을 최대한 크게 분 뒤, 풍선 입구에서 손을 떼면 풍선이 날아간다. 중학교 과학시간에 배우는 뉴턴의 운동 제3법칙인 ‘작용 반작용의 법칙’의 대표적인 예다. 로켓의 기본적인 원리도 이와 같다. 로켓의 엔진(풍선)에서 연료를 연소시켜 생성된 가스(풍선바람)를 노즐(풍선입구)을 통해 뿜어져 나가면 그 반작용의 힘이 로켓에 가해지는 중력보다 커지면 날아갈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추진체가 주위의 유체를 밀어내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받는 추진력을 추력(thrust)이라고 한다. 다만 로켓은 풍선보다 더 높이 날고, 더 오래 날며, 더욱 무겁기 때문에 풍선에 부는 바람 수준을 아득히 상회하는 더욱 더 강력한 추력을 필요로 한다.


로켓의 노즐에서 로켓 연료가 연소되어 나오는 가스의 속도가 빠를수록 더욱 강력한 추력을 얻을 수 있다. 따라서 관건은 연료를 얼마나 빠르게 연소해서 가스의 분출 속도를 높이느냐이다. 이를 위해 로켓 연소관에는 특수한 연료가 채워지는데, 크게 고체연료와 액체연료 두 가지가 있다.


고체연료는 말 그대로 연료의 형태가 고체인 추진체를 말한다. 고염소산암모늄(AP)과 같은 산화제와 함께 탄화수소계 고분자를 연료로 사용한다. 또한 빠르게 연소를 진행하기 위해 고체연료 로켓의 연소관에 높은 반응성을 가진 알루미늄 분말을 넣어 연소 반응을 촉진시키기도 한다. 반면 액체연료는 케로신과 같은 액체 추진제와 액체 산소 산화제를 사용하는 액체 추진제이다.

 

케로신 (등유)
제트 엔진과 로켓 엔진의 연료로 널리 쓰이고 있다. 과거에는 이 등유와 휘발유를 5:5 정도로 섞은 것을 썼으나 현재는 완전 등유로만 이뤄진 연료를 쓰고 있다. 매우 높은 순도의 등유를 사용하며, 여기에 부식방지제, 정전기 방지제, 결빙 방지 제등의 첨가물을 더 추가한다.


여기서 산화제란 연료의 연소에 필요한 물질인데, 지구 상에는 산소가 있기 때문에 산화제가 따로 필요 없지만 대기권을 벗어나면 공기가 희박하기 때문에 산화제를 함께 탑재해야 한다. 액체로켓의 산화제로 사용되는 액체 산소는 영하 100 도보다 낮은 온도와 50 기압 이상의 압력이 필요하다. 2013 년에 발사된 나로호 발사 직전에 주입한 초저온의 액체산소로 인해 로켓 주변의 공기가 얼어붙으면서 나로호 표면에 얼음이 생긴 것을 볼 수 있다.

 


고체연료 로켓은 액체연료 로켓에 비해 구조가 단순하고 고체연료를 주입한 채 오랫동안 대기할 수 있다. 또한 구조가 단순하기 때문에 개발 기간도 짧고 비용도 상대적으로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고체연료는 한번 점화하면 추력을 조절하거나 중간에 연소작용을 멈출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추진체의 성능이라 할 수 있는 비추력의 경우, 고체연료의 비추력은 200~270 sec 으로 액체연료의 비추력 (300~400 sec)보다 낮다.


액체연료 로켓에는 부품 냉각, 순환, 가스 압력과 분출 조절 장치 등이 로켓 발사에 필요하기 때문에 고체연료 로켓의 구성보다 복잡하다. 이로 인해 로켓 제작 과정도 더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소요된다. 하지만 액체연료 로켓은 액체 상태의 연료가 주입되는 연료관과 연료의 연소를 도와주는 산화제가 저장되는 산화제 탱크를 다른 공간에 분리하여 추후 투입량을 조절해 연소작용을 제어할 수 있다. 연소작용을 제어할 수 있는 장점을 극대화한 것이 바로 스페이스X 의 팰컨9 이다. 발사된 팰컨 9 은 목표 궤도까지 올라간 이후 하강하다가 지상에 떨어지기 직전에 다시 연료를 재점화해 안정적으로 착지한다.

 


2020 년 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으로 고체연료 사용 가능
한미 미사일 지침(Missile Guideline)이란 1979 년에 한국과 미국 간에 체결된 탄도 미사일 개발규제에 대한 가이드라인이다. 당시 미국으로부터 미사일 기술을 이전받기 위해 처음으로 합의됐다. 이후 2001 년, 2012 년, 2017 년, 2020 년 총 4 차례에 걸쳐 미사일 지침에 대한 개정이 있었으며,미사일의 사거리와 탄두중량이 점차 증가했다. 특히 2020 년 7 월에 개정된 미사일 지침을 통해 민간용 우주 발사체에 한해 고체연료 사용이 허가되었다.


그동안 국내 우주 발사체는 액체연료만 사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액체연료 로켓은 로켓 제작 과정이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소모되기 때문에 발사체 개발 속도가 더뎠다. 앞으로 고체연료 발사체 개발을 통해 자체적으로 발사체를 쏘아올릴 수 있게 되면, 국내 우주산업의 발전 속도는 한층 더 탄력을 받을 것이다.

 


Appendix) 북한의 발사체
북한의 발사체에 대한 소식을 접할 때, 가장 많이 나오는 질문은 북한이 발사한 것이 발사체인가, 로켓인가, 미사일인가에 관한 것이다. 먼저 발사체(Projectile)란 힘의 추진에 의해 무언가를 공중으로 날려 보내는 모든 것을 지칭하는 가장 광의의 개념이다. 로켓도 미사일도 모두 발사체의 한 종류다. 반면 로켓과 미사일의 차이는 명확하지 않다. 결국 탑재체에 무엇을 올리느냐가 중요한데 탄두와 유도장치가 있으면 미사일, 인공위성이나 우주선이 있으면 우주로켓이다. 논란이 되는 이유는 아무것도 탑재하지 않은 시험 발사체의 경우 확실하게 정의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까지 실제 북한의 인공위성이 궤도로 발사된 것은 네 번으로 광명성 1호와 2호는 지구 궤도에 진입조차 하지 못했고, 궤도에 진입한 광명성 3 호와 4 호마저 지구 궤도를 돌고는 있으나 신호가 잡히지 않아 위성으로서의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21/04/19 유진투자증권 Analyst 정의훈

 

 


 

마치며

 

장문의 글이지만, 개인적으로 우주산업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과연 돈이 될까 싶었는데 그 의구심이 어느 정도 해소되었네요. 3D 바이오 프린팅이 우주산업에 도입되었다는 건 새롭게 알았습니다. 스타링크는 앞전 이리듐의 사례가 있었기에 실현 가능할까 싶었는데 이대로 프로젝트가 지속된다면, 마냥 허황된 말만은 아니겠다는 생각 또한 들게 하네요. 또한 위성영상분석을 통해 원유 저장량까지 예측할 수 있다니 기술력이 놀랍기만 합니다. 

본문에서 보다시피 우리나라는 이제 우주산업의 1단계를 벗어나려 하고 있죠. 이번 누리호의 발사체 성공으로 한층 더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싶네요. 

연구원님은 끝으로 국내 우주산업 관심기업으로 인텔리안테크, 쎄트렉아이, AP 위성,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을 제시했습니다. 기업 선정에 있어 1) 성장하는 우주산업의 수혜를 받을 수 있는가, 2) 국내보다 마진율이 높은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가, 3) 글로벌 경쟁 업체 대비 경쟁력을 갖췄는가에 대한 세 가지 기준을 적용했다 말씀하셨고, 이 중 인텔리안테크와 쎄트렉아이에 대한 매수를 추천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늘도 많이 배우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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