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트 뜯어보기) 수출 증가율 Peak – out ≠ 시장 고점

2021. 8. 8. 08:00리포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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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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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권 장세가 길어지면서 Peak-Out 논란이 불거지는 듯합니다. 연구원님은 현상황을 어떻게 생각하고 계실까요?


수출 증가율의 정점은 '시장 고점'을 의미하는가?

짧은 이야기다. '사상 최대’ 라는 단어와 맞물리는 현상은 '정점(Peak – Out)' 논란이다. '작년 대비', '전월 대비' 와 같은 증가율의 숫자가 둔화되기 시작하면 그 불안감은 더욱 커진다. 정점(고점)을 통과하고 있다는 징후일 수 있기 때문이다.

 

Peak-Out
정점을 찍고 내려온다는 뜻


수출이 중심인 우리시장에서 크게 3번의 수출 정점 논란이 있었다(2003년 이후 기준). 2004년 4월, 2010년 1월, 2017년 10월이다. 전년대비 일평균 수출 증가율(선박 제외)이 +30~+40% 수준의 정점을 형성했던 시기였다. 당시 수출증가율의 정점은 주식시장 조정의 계기였을까. 2번의 거짓 시그널과 1번의 진성 시그널이 있었다. 2004년과 2010년은 수출증가율의 정점에도 주식시장의 상승세가 지속된 반면 2017년의 경우 주식시장의 고점을 의미했다. 어떤 차이가 있었을까?

 


'진짜'와 '가짜' 시그널의 차이는 무엇이었나? 핵심은 '레벨'

수출 증가율 자체만으로는 판단(구분)이 어렵다. 2004년, 2010년, 2017년 모두 수출 증가율은 정점 이후 빠르게 둔화되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도 다르지 않다. 국내 일평균 수출 증가율(선박 제외, 3개월 평균 기준)은 지난 5월을 50%대의 정점을 형성한 이후 7월 현재 30%대로 하락했다. 이런 추세라면 20%대의 수출 증가율도 시간문제다. 


2004년 & 2010년과 2017년과의 차이점이라 한다면 Peak – Out (증가율 기준) 이후 '수출 성장' 기간이다. 2004년 & 2010년은 Peak – Out 이후에도 2년 이상의 수출 성장이 꾸준히 지속된 반면 2017년은 1년이 채 지속되지 못했다(1년 이후 역성장 진입). 장기 수출 성장과 단기 성장과의 차이였던 셈이다. 즉 수출의 '레벨 업' 여부를 의미한다.

 


수출의 레벨 업은 2004년 & 2010년과 2017년을 구분 짓는 요인이다. 수출 증가율의 정점 당시 수출을 100으로 한다면 2004년, 2010년은 2년 뒤 모두 130 이상으로 레벨 업을 했지만, 2017년은 불과 1년 뒤 100을 밑돌았다. 주식시장 반응도 마찬가지다. 2004년 & 2010년은 수출의 레벨 업과 더불어 시장 레벨 업이 진행됐지만, 2017년의 경우 정점 확인 이후 1년 뒤 주가 하락이 가속화됐다. 수출증가율 자체보다는 레벨(금액)이 중요한 시그널이라는 의미다.


돌이켜보면 수출의 레벨 업은 국내 기업 실적의 레벨 업을 의미하기에 KOSPI '마디지수'를 돌파(안착)하는 계기 역할을 해왔다. 2004년 이후 수출의 레벨 업 이후 KOSPI는 1,000선 돌파를 2010년 수출 레벨 업 시기에는 2,000선 안착으로 연결됐다. 현재 KOSPI 의 3,200선 안착도 이러한 기대를 반영한 결과로 본다. 현재 일평균 수출금액(선박 제외, 3개월 평균 기준)은 2018년 최고치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남은 문제는 구조적 수출 증가의 '확인'이다.

 

마디지수 (마디숫자, Round Number)
'100'이나 '1000'처럼 '0'으로 끝나는 마디숫자를 말한다.

경제학자들은 마디숫자가 경제적 효과를 유발한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미 버클리대의 니콜 존슨 교수와 하버드대의 데빈 샨시쿠마 교수는 증시에서 마디숫자가 주가에 영향을 주는지를 2008년 연구했다. 그 결과 어떤 종목의 주가가 마디숫자를 넘긴 직후에 직전보다 평균 0.12% 더 올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수출 증가율의 Peak – Out 이후 경로를 판단하는 두 가지 기준: 1) 주도 산업의 유무, 2) P와 Q의 동반 상승

수출의 레벨 업 여부를 판단하는 첫 번째 요건은 수출 레벨 업이 진행되고 있는 '주도 산업'의 존재 유무다. 2004년 수출 증가율 정점 이후 장기간 수출 레벨 업이 진행됐던 업종은 철강, 화학, 정유, 디스플레이였고, 2010년은 자동차, 정유 업종 등이 주도했다. 반면 2017년은 반도체 중심의 수출 성장이 가파르게 진행됐으나 이후 큰 폭으로 반락했다. 반도체 나 홀로 성장의 한계였다.


두 번째 요건은 P(단가 혹은 판가)와 Q(물량)의 동반 상승이다. 수출 레벨 업의 지속 가능성을 가늠해 보기 위함이다. 앞서 2004년의 철강, 화학, 정유의 경우 P와 Q의 동반 상승이 장기 수출 성장을 이끌었고, 2010년의 자동차, 정유 등도 다르지 않았다. 2017년의 반도체는 Q의 증가에도 P의 급격한 하락이 수출 레벨 업으로 연결되지 못한 이유다.

 


현재는? 수출의 레벨 업 가능성 높아. P와 Q의 관점에서는 업종별 온도차 존재

지금의 수출 정점 논란을 보는 관점도 마찬가지다. 수출금액의 레벨 업뿐만 아니라 P와 Q의 흐름을 같이 봐야 한다. P와 Q 중 어느 한 요인에 기댄 일시적인 수출 증가라면 그 지속성은 높지 않게 봐야 하고, P와 Q의 동반 개선세가 수반된다면 수출 레벨 업의 주력 업종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는 어떨까? 첫 번째 요건은 충족되고 있다. 수출 레벨 업이 진행되고 있는 '주도 산업'은 예전보다 더 다변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COVID-19 이전의 수출 금액을 100으로 본다면 정유 등 일부 산업을 제외한 수출 업종들은 대부분 이를 상회하고 있다. 여기에 이전에는 없던 바이오, 2차 전지 산업들이 꾸준한 수출 증가를 보이고 있는 점은 동력의 다변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관건은 두 번째 요건이다. P와 Q의 동반회복 여부다. 현재까지의 흐름을 놓고 보면 자동차가 가장 그 조건에 부합하고 있고, 반도체, 2차전지가 후보군에 놓인다. 아직은 Q 중심의 회복이지만 P의 개선 조짐도 관찰되기 때문이다. 반면 화학, 정유, 철강은 정반대의 흐름이다. Q 보다는 P 중심의 상승이 수출증가의 원인이다. 향후 Q의 증가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수출의 레벨 업의 신뢰도가 약해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흐름이 업종 선택에 주는 시사점은 단순하다. P와 Q의 동반 개선이 수반되지 않는 업종은 시장 주도 업종으로 분류되기 어렵다는 점이고, 상대적 우위에 있는 자동차, 반도체, 2차전지 또한 지금보다 좀 더 또렷한 개선세가 필요하다. 그래야 주도 업종으로 다시 등장할 수 있을 듯하다.

 


수출 증가율 Peak – out ≠ 시장 고점. 상대적 우위 업종에 집중할 때

답답한 박스권이 길어지다 보면 시장은 오르지 못하는 이유를 찾기 마련이다. 요즘 고점론이 회자되는 이유다. 하지만 2004년, 2010년, 2017년 모두 가파른 회복 이후 고점논란은 반복됐던 현상이기도 하다. 수출을 통해 고점을 판단하는 기준은 '증가율'이 아닌 '레벨'에 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현재는 수출의 레벨 업의 가능성이 높다. 대부분의 업종에서 수출 레벨 업이 관찰되고 있고, 새로운 수출 동력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업종 선택에 있어서는 P와 Q의 관점으로 접근해야 할 듯하다. 현재는 수출 산업 내에서 자동차, 반도체, 2차전지를 최선호 군으로 본다. 

 

 

 

21/08/03 메리츠증권 Analyst 이진우

 

 


 

마치며

 

전문용어가 많지 않아 읽어가는데 큰 무리는 없었으라 생각됩니다. 제목에서부터 이미 연구원님이 생각하는 답이 나와있었네요. 박스권의 답답한 장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Peak-Out'이 아닌 '레벨 업'의 가능성을 보고 계시는군요. 저 또한 아직 상승장은 끝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의 사례와 같이 하락장은 모두가 낙관하고 있을 때 찾아왔었으니까요. 언급하신 '자동차, 반도체, 2차전지' 섹터를 염두해보는 것도 투자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감사합니다. 오늘도 많이 배우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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