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트 뜯어보기) 철강/금속 - 다시 관심을 가져야 하는 시기

2021. 9. 11. 08:00리포트/철강ㆍ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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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케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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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수출 정책 변화, 탄소 배출 감축 기조와 관련해 작성된 리포트입니다. 우리나라 철강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I. 중국의 수출 정책 변화,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철강제품 수출 증치세 폐지에 따라 수출가격 상승
중국의 증치세는 우리나라의 부가가치세와 유사한 개념으로 조세부담의 전가 여부에 따라 간접세로 분류할 수 있다. 부가가치세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재화의 가격(A) + 부가가치세(A*10%) = 소비자 부담


2021년 중국의 증치세(물품판매 등에 대한)는 13%이다. 수출 증치세는 수출하는 재화에 부과되는 세금이며 중국은 그동안 대내외 경제 상황에 따라 이 수출 증치세를 환급해주거나 환급률을 조정해왔다. 수출 증치세 환급은 납세의무자, 즉 재화를 판매한 자에게 돌려주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왜 그 동안 수출 증치세 환급을 해왔으며 그 효과는 무엇이었을까? 중국 정부의 수출 증치세 환급의 기본 의도는 자국 재화의 수출 가격 경쟁력 강화일 것이다. 세금을 환급받는 만큼 수출업자들은 재화의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여지가 발생하며 이는 결과적으로 수출을 장려한다고 해석될 수도 있다. 특정 재화가 자국 내에서 공급이 수요보다 우위에 있을 때 수출을 조금 더 원활하게 돕기 위해 수출 증치세를 환급해주는 것이라 사료된다.


환급률은 재화마다 제각각이나 대부분의 철강제품의 경우 환급률이 13%에 달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연초부터 중국 현지에서는 철강제품 수출 증치세 환급이 취소되거나 환급률이 인하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했으며 실제로 5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제품별로 수출 증치세 환급 취소가 단행됐다. 수출 증치세 환급 취소를 결정한 중국 정부의 의도는 무엇이며 수급과 제품가격에는 어떤 영향을 미쳤고 향후에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알아보도록 하자.

1) 중국 정부의 의도 
중국 철강업체들은 수출 증치세 환급 취소가 단행됨에 따라 그 전과 같은 마진을 확보하기 위해서 판매가격을 인상시킬 수밖에 없다. 여기서 판매가격은 수출가격을 의미하며 수출가격 인상은 가격 경쟁력 약화라는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이렇듯 자국 기업들에게 불리한 정책을 펼친 이유는 무엇일까? 속내라고 할 것도 없이 있는 그대로의 의도를 파악하자면 수출을 축소하라는 뜻이라 볼 수 있다.


만약 중국 내 철강 수급 상황이 명백하게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수출량이 유지 또는 증가하더라도 내수 수요를 대응하는데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면 수출 축소를 가져올 수 있는 정책을 발표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중국 정부는 자국 철강 수급 상황에 대해 현재는 공급이 내수 수요를 대응할 수 있지만 향후에는 그렇지 못할 것이라 판단하지 않았을까 사료된다. 수치로 한번 확인해보자. 중국의 철강제품 순수출 규모는 2015년을 고점으로 2020년까지 5년 연속 감소했지만 2006년부터 이어진 순수출(수출>수입) 기조는 유지하고 있다.

 


더군다나 2021년은 전년대비 순수출 규모가 증가하고 있는 중이다. 2021년 1~7월 중국 철강제품 수출량은 4,305만톤으로 yoy +31%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철강제품 수입량은 839만톤으로 -16% 감소했다. 결과적으로 순수출량은 +51% 증가했다. 2021년 1~7월 중국 철강제품 순수출량은 3,466만톤으로 2020년 연간 전체 수치인 3,344만톤을 넘어선 상황이다.

 

yoy (Year on Year)
전년 대비 증감률

 


한 국가의 철강제품 순수출량이 증가했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생산 대비 내수 수요가 감소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할 수 있다. 생산 대비 내수 수요가 과거와 같거나 증가했다면 수출량이 증가할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다른 해석도 가능은 하다. 수출 여건, 즉 수출 판매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내수 판매로 얻을 수 있는 이익보다 커 수출량을 의도적으로 늘리는 경우이다. 이 경우 철강제품 재고와 수요 지표를 동시에 확인해야 하는데 올해 상반기 중국 철강 유통업체 재고량을 감안할 경우 이 시나리오는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그렇다면 중국 정부가 향후 철강제품 수출량을 줄여야 하는 이유가 있는 것일까? 수출 억제 정책에 따라 수출량이 감소한다면 내수 공급 물량이 증가할 것이다. 내수 공급을 늘려야 하는 이유는 두 가지를 생각해볼 수 있다.


첫째는 내수 수요 확대이며, 둘째는 미래 공급 축소이다. 향후 내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공급(생산)의 변화가 없다면 수출 축소를 통해 대응하게 해야 할 것이다. 만약 공급이 축소될 것으로 전망되는 경우 수요의 변화가 없다면 이 또한 수출 축소를 만들어내야 하는 이유가 될 수 있다.


필자는 두 가지 가능성(내수 수요 확대 or 공급 축소) 중 후자의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향후 진행될 공급 축소를 염두에 두고 수출을 줄일 수 있는 정책을 선제적으로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수출 억제 정책을 펼치지 않는 상황 하에 공급을 축소시킨다면 수급 불균형(수요>공급)이 나타날 것이고 단기간에 재화의 가격이 급등할 수 있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2) 중국 철강제품 가격 (내수 가격 & 수출 가격) 
매일 발표되는 중국 내수 현물 및 선물 철강제품 가격은 국내 철강업체들의 내수 및 수출 판매가격 뿐만 아니라 단기적으로는 주가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미국 및 유럽 내수 철강제품 가격이 아니라 중국 내수 철강제품 가격의 영향력이 큰 이유는 명백하다. 우리나라 수입산 철강제품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중국산이며 지리적으로 주요 수출시장(동남아시아 등)에서 경쟁하는 것 또한 중국산이기 때문이다.


일본산과 더불어 국내로 유입되는 대표적인 수입 철강제품은 중국산이다. 2011년 이후 현재까지 부동의 1위 수입산 철강제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중국 철강제품 수출량이 2015년을 고점으로 감소함에 따라 국내 수입산 철강제품에서 중국산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2015년을 고점으로 조금씩 낮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8~2020년 중국산 수입 비중은 50% 내외를 나타내어 높은 수준을 유지했으며 2021년 상반기 기준 중국산 비중은 61%로 2020년 49% 대비+13%p 가량 상승했다.

 


앞서 중국 내수 철강제품 가격이 국내 철강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언급했으나 사실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다. 여기서 직접적이라고 하는 부분은 한국이 중국으로 수출하는 물량을 의미한다. 중국은 단일 국가로는 우리나라가 철강제품을 가장 많이 수출하는 국가이다. 하지만 수출 비중은 수입 비중과 사뭇 다르다. 2020년 한국의 철강제품 수출 중 중국이 차지한 비중은 17%였으며 2021년 상반기는 13%를 기록했다.

 


이렇듯 우리나라의 중국향 철강제품 수출 비중이 낮음에도 중국 내수 철강제품 가격이 중요한 것은 내수 가격과 수출 가격이 유사한 방향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중국 내수 철강제품 가격과 수출 철강제품 가격의 상관관계는 매우 높게 나타난다. 그러나 최근, 특히 중국의 수출 증치세 환급 취소 이후 내수 가격과 수출 가격의 움직임이 과거와는 조금 다른 모습이다. [그림-7] 은 중국 내수 및 수출 열연가격 스프레드(내수-수출)이며, [그림-8] 은 중국 내수 및 수출 냉연가격 스프레드이다.

 

열연강판 (Hot Rolled Steel, HR)
반제품(슬래브)을 고온으로 가열한 후 열간상태에서 압연한 제품이다. 일반적으로 두께 3mm 미만의 얇은 강판을 뜻한다. 제품 종류에는 일반 열연강판과 표면 산화물을 제거한 산세강판(PO강판), 길이방향으로 절단한 Sheet, 좁은 폭으로 절단한 Skelp 등이 있다. 열연강판은 건설, 자동차, 조선, 강관제조용, 냉간압연용 등 등 산업 전반에 걸쳐 다양하게 활용된다.

스프레드 (spread, 차액, 차이)

냉연강판 (Cold Rolled Steel, CR)
열연강판을 소재로 상온에서 냉간압연한 비교적 얇은 강판으로, 열연코일에 비해 표면이 미려하고 가공성이 우수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냉연제품은 주로 자동차, 가전제품, 건축자재용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각종 도금강판의 중간소재로 사용되는 등 산업 전반에 걸쳐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열연과 냉연 모두 내수 가격과 수출 가격을 나타내는 지역이 다를 수 있고 강종의 종류도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절대적인 가격을 비교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내수와 수출 가격 간의 스프레드는 현재의 상황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판단된다. 열연의 경우 2016년 1월 이후 스프레드의 차이는 있지만 내수 가격이 수출 가격보다 높은 수준에서 형성된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2021년 4월 이후에는 수출 가격이 내수 가격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다. 시기상으로는 열연의 수출 증치세 환급 취소가 발표된 시기(4월 하순 발표, 5월부터 시행)와 같다. 냉연의 경우 열연과 마찬가지로 2016년 1월 이후 내수 가격이 수출 가격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었다. 그렇지만 2021년 8월 수출 가격과 내수 가격의 역전 현상이 나타났으며 이에 따라 스프레드(내수-수출)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8월 냉연 수출 가격은 내수 가격 대비 높았을 뿐만 아니라 월 평균 가격으로 고점을 형성했던 5월보다도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기본적으로 중국 내수 및 수출 철강제품 가격의 방향성은 같이 움직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중국 수출 증치세 환급 취소 이후 해당 품목들의 수출 가격은 하락 시 상대적으로 방어를 하고 상승 시 상대적으로 강하게 움직이며 반응하고 있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우리나라 철강업에 영향을 더 크게 미치는 것은 중국 내수 가격보다는 수출 가격이라 판단하며 하반기 국내 철강업체들의 실제 판매가격은 시장 참여자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더 견조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볼 수 있을 것이다.

3) 한국 철강업에 미칠 영향 
중국 수출 증치세 환급 취소가 한국 철강업에 미칠 영향을 요약하면 ‘긍정적’이다. 이는 새로운 것이 아니라 이미 많은 시장 참여자들이 예상하고 있는 부분이다. 무엇이 긍정적일까? 물량과 가격에서 긍정적이라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아직까지 체감하고 있는 긍정적 부분은 제한적일 것으로 사료된다. 특히 물량적인 부분이 그러하리라 추정된다. 우리나라 2021년 1~7월 철강제품 수입량은 874만톤으로 전년동기대비 -16% 감소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중국산은 -3% 감소하는데 그치며 국내 철강제품 수입 중 60%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하반기, 특히 9월 이후는 물량적인 측면에서 체감할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중국의 수출량 감소가 본격화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가격에서는 이미 일부 중국 증치세 환급 취소에 따른 긍정적인 영향을 누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 열연 수입가격은 중국 열연 수출가격에 1~2개월 후행 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2020년 7월부터 2021년 7월까지 지속적으로 상승했던 한국 열연 수입가격은 8월부터 상승세가 둔화 또는 소폭 약세로 돌아설 여지도 있다. 하지만 중국 열연 수출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바 큰 폭의 수입가격 인하는 없을 것으로 사료된다.


II. 중국의 탄소 배출 감축 기조는 바뀌지 않았다.

철강산업 감산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다.
2020년 9월,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UN 연설에서 2030년 탄소 배출 정점, 2060년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Mysteel 등 중국 현지 조사기관에 따르면 철강산업은 중국 탄소 배출량의 15%를 차지하며 단일 산업으로는 가장 많은 탄소를 배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에너지 소비 측면에서도 중국 전체 산업 중 13%를 차지하고 있으며 제조업 안에서는 24%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탄소 중립 (carbon neutrality)
개인이나 회사, 단체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 만큼 이산화 탄소를 흡수하는 대책을 세워 이산화 탄소의 실질적인 배출량을 '0 (zero)'으로 만든다는 개념이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계산하고 배출량만큼을 상쇄하기 위해 나무를 심거나 석탄, 화력 발전소를 대체할 에너지 시설에 투자하는 등의 활동을 통해 이산화 탄소 배출량을 상쇄하는 방식을 말한다.

Mysteel
중국 철강 전문지

 


결국, 중국 정부가 이야기하는 2030년 탄소 배출 정점, 2060년 탄소 배출 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철강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 할 수 있다. China Metallurgical Industry Planning and Research Institute(이하 MPI)는 중국 철강산업이 2025년에 탄소 배출 정점, 2030년 30% 감소를 달성할 것이라 전망했다. 탄소배출 정점을 기준으로 중국 정부 목표보다 5년 앞서는 계획이다. 이와 같은 MPI의 발표가 강제성을 가진다 할 수는 없겠지만 국가 컨설팅 기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 철강업체들에게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고는 볼 수 있을 것이다.

 

MPI (China Metallurgical Industry Planning and Research Institute)
중국 야금산업 기획연구소(중국 정부 싱크탱크)

 

중국 주요 철강업체들의 탄소 중립과 관련된 선언도 이어지고 있다. 2020년 조강생산량 기준 세계 1위인 Baowu Group은 지난 1월 탄소 중립과 관련하여 2023년 탄소 배출 정점을 기점으로 2035년에는 -30% 감축하겠다고 했으며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한편 세계 3위이자 중국 2위 기업인 HBIS Group 역시 지난 3월 탄소 중립 선언을 하며 2022년 탄소 배출 정점을 기점으로 2025년에는 -10% 감축, 2030년에는 -30% 감축, 2050년은 탄소 중립을 이루겠다고 선언했다.

 

조강 생산량 (Crude steel production)
쇳물 생산량을 의미하며, 조강 생산량이 가장 상공정이기 때문에 각 업체별 또는 국가별 생산량의 기준이 된다.

 


본격적인 대응의 시작은 2021년이 아니라 2022년이 될 수 있다.
2021년 초 중국 공업신식화부(Ministry of Industry and Information Technology)는 2060년 중국의 탄소 중립을 위해 2021년 중국 철강산업의 생산량(조강생산량을 의미한다고 추정)이 2020년 수준을 넘어서서는 안 된다고 언급했다. 언급의 주체가 철강산업을 관장하는 중국 정부 부처이었기에 국내외 철강산업 관련자들은 해당 발표가 상당한 무게감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물론 이런 계획에 대해 의구심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2021년 초는 2020년 2분기 이후 철강시황이 회복되며 중국 철강업체들의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던 시기였다. 기업 입장에서는 생산량을 늘려 판매량을 늘리는 것이 당연하다.

 

공업화신식화부 (Ministry of Industry and Information Technology, MIIT)
공업 및 정보통신부

 


이 당연한 것을 못하게 한다고 하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이 생기기 마련이다. 더군다나 2021년 중국 철강 수요가 전년대비 증가하는 과정이었다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량을 증가시켜야 하기에 공업신식화부의 발표가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공업신식화부의 발표 이후 기관 및 기업들의 탄소 중립 관련 전망을 볼 때 2021년에 당장 중국 조강생산량이 전년대비 줄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중국 철강산업 및 각 기업의 탄소 배출 정점 시기에 대해 MPI는 2025년을, Baowu Group은 2023년, HBIS Group은 2022년을 이야기했다. 탄소 배출 정점 시기가 꼭 조강생산량 정점 시기와 일치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생산량과 탄소 배출량이 양의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적어도 2021년이 조강생산량 고점이 아닐 수 있다는 뜻이다.


2021년 상반기 중국 조강생산량은 5억 6,333만톤으로 전년대비 +11.8% 증가했다. 2020년 연간 조강생산량은 10억 5,300만톤이었으며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5억 387만톤, 5억 4,913만톤으로 추정된다. 2021년 조강생산량이 2020년 수준을 넘지 않기 위해서는 하반기 조강생산량이 전년대비 -11%, 상반기대비 -13% 감소해야 한다는 뜻이다. 인위적인 감산이 없다면 쉽지 않은 달성조건이다.


하반기 시작을 알린 7월 조강생산량은 yoy -8%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7월 초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 행사에 따른 일시적 제재가 있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탄소배출 축소와 관련된 감산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중국 조강생산량은 공식적으로 중국 국가통계국에서 월별로 발표하고 있다. 해당 월 및 연도 누적 수치와 함께 전년동월 및 전년도 누적 수치를 발표한다. 이 과정에서 전년도 수치가 조정되는 사례가 다수 발생한다. [그림-19] 와 [그림-20] 은 조정된 수치를 기준으로 작성됐다. 2015~2016년은 yoy 조강생산량이 감소한 시기였으며 하반기 생산량은 상반기 수준을 밑돌았다. 반면, 2017~2020년 조강생산량은 전년대비 증가했으며 하반기 생산량은 상반기를 웃돌았다.


조강생산량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정부 정책을 꼽을 수 있지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수요’라고 할 수 있다. 수요의 높고 낮음이 생산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최근 4년 동안의 추이(하반기 생산량 > 상반기 생산량)를 놓고 계절성을 논하기는 어려운 점이 있다. 그렇지만 참고를 할 필요는 있다고 사료된다.

시진핑 주석의 ‘纠正运动式减碳’에 대한 해석이 필요
중국 시진핑 주석은 지난 7/30일 공산당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纠正运动式‘减碳’” 를 촉구했다. 번역을 하자면 “캠페인 방식의 ‘탄소 감축’을 바로잡아라”정도가 될 것이다. 해당 발언에 대한 철강 시장의 첫 번째 반응은 ‘철강 감산 가능성 축소’였다. 필자 또한 같은 해석을 했다.


‘캠페인 방식’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정부 부처 또는 각 산업으로부터 탄소 감축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제시한 수단들이 시진핑 주석의 시각에서는 올바른 방향이 아니라 비춰졌던 것으로 추정된다. 2030년 탄소 배출 정점, 2060년 탄소 중립이라는 중국 중앙 정부의 목표에 부합하기 위해 지방 정부를 비롯하여 각 산업계가 중앙 정부의 계획보다 한 발 앞선 조기 달성을 위해 경제에 부담을 주는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단기적인 목표가 아닌 만큼 무리한 계획은 실행 가능성도 떨어지고 오히려 역효과만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를 한 것으로 사료된다.


올해 초 공업신식화부가 2021년 중국 철강 생산량이 전년 수준을 넘어서면 안된다고 이야기한 것 역시 ‘무리한 계획’으로 분류될 수도 있다. 정부 차원에서 탄소 배출 정점 시기를 2030년으로 정했지만 공업신식화부의 계획은 2020년을 철강 생산량 정점으로 만들겠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중국 공업신식화부와 국가발전개혁위원회(The National Development and Reform Commission)는 철강 과잉 생산능력과 생산 설비의 건설 그리고 생산 부분에 대해 공동으로 조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탄소 중립과 관련된 중국 정부의 의지 및 계획이 훼손된 것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다만, 시진핑 주석의 의도는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또 다른 부작용(과잉 대응 등)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는 뜻이라 생각한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 (National Development and Reform Commission, NDRC)
중국의 대형개발사업에 대하여 종합심사 및 사업균형 조정 업무를 맡고 있다. 이 기구는 기존 중국의 개발사업에 대하여 신규 허가 뿐만 아니라 현재 진행 중인 사업에 대해서도 사후 허가를 받도록하여 향후 개발사업에서 중복이 없고 자원이 효율적으로 활용되도록 하고 있다.


철강 감산은 단기간이 아닌 장기간 동안 달성해야 할 탄소 감축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한 수단이다. 중국 정부가 자국 산업에서 가장 많은 탄소를 배출하는 산업인 철강 산업의 변화 없이 목표를 이루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렇기에 그 수단(철강 감산)에 대한 정책 방향성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III. 지금은 원재료 가격 안정화가 긍정적이다.

‘원재료 가격 하락’ → ‘철강업종 부정적’, 항상 맞는 공식은 아니다.
철강업체의 3대 원재료는 철광석, 원료탄, 철스크랩으로 정의될 수 있다. 철광석과 원료탄은 고로업체의 원재료이며, 철스크랩은 전기로업체의 원재료이다. 철강업체 입장에서 원재료 가격이 상승하는 것이 긍정적일까? 아니면 하락하는 것이 긍정적일까?

 

원료탄
유연탄은 산업이용에 따라 연료탄(thermal coal)과 원료탄(coking coal 또는 metallurgical coal)로 구분된다. 연료탄은 발전용 등 에너지 연료로 사용되며, 원료탄은 일반적으로 제철용 등 석탄화학원료로 사용된다.

철스크랩
철강업 자체에서의 강재 생산과정 또는 철강수요산업이 철강재 가공과정, 철강제품의 사용불능, 상태 등에서 발생한 것을 수집 과정을 통하여 회수한 후에 철강재 생산에 재투입하는 철강의 설을 말한다.

고로
- 철광석과 코크스를 주 원료 및 에너지원으로 사용합니다.
- 고로에서 철광석과 코크스를 녹여 C 함량이 높은 선철을 만들어내고, 이를 전로에 투입, 불순물을 제거하고 성분을 조정한 후 주조 과정을 거쳐 원하는 제품을 생산하는 방식입니다.
- 설비투자비가 높고 넓은 장소가 필요하며 장시간에 걸쳐 대량의 용선을 생산합니다.
- 불순물이 적은 청정강 제조에 용이합니다.
-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아 환경 issue를 많이 야기합니다.

전기로
- 광석을 원재료로 사용하는 고로와는 달리 이미 사용된 노폐스크랩을 주원료로 사용합니다.
- 전기를 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여 고철을 녹여내고 LF에서 성분을 조정한 후 주조 과정을 거쳐 원하는 제품을 생산하는 방식입니다.
- 비교적 적은 투자비와 공간으로 설치가 가능합니다.
- 공정시간이 비교적 짧아 수요에 대한 빠른 대응이 가능합니다.


다소 의미가 모호할 수 있으나 철강 수급 상황이 공급과 수요 어느 곳에 치우치지 않고 안정화된 국면을 일반적인 상황이라 정의해보자. 필자를 비롯하여 다수의 시장 참여자들은 일반적인 상황 하에 원재료 가격 하락을 긍정적이기보다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소제목에 언급한 것처럼 ‘원재료 가격 하락’ → ‘철강업종 부정적’ 으로 바라본다는 것이다. 이 공식에는 중간에 빠져 있는 것이 있다. 그것을 채워 놓으면 다음과 같이 된다. ‘원재료 가격 하락’ → ‘철강제품 가격 하락’ → ‘철강업종 부정적’ 원재료 가격과 철강제품 가격은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친다. 원재료 가격의 방향성이 철강제품 가격의 방향성을 만들 수도 있으며 철강제품 가격의 방향성이 원재료 가격의 방향성을 결정 지을 수도 있다.


위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원재료 가격이 어떠한 이유든 먼저 움직이는 경우로 원재료 가격이 하락할 경우 크게 두 가지 이유로 철강제품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1) 철강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철강업체의 원가 하락을 이유로 철강제품 가격 인하를 요구하는 경우가 있으며, 2) 철강업체 스스로 같은 마진을 유지하면서 선제적으로 철강제품 가격을 인하하여 점유율을 늘리려고 하는 행위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물론 상기의 경우에도 철강 수요가 공급을 크게 넘어설 경우 철강제품 가격이 하락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으나 이런 사례는 많지 않다. 결국 원재료 가격 하락이 철강제품 가격 인하를 초래할 경우 철강업체의 역성장(매출액 또는 영업이익)이 우려되기에 철강 업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현 시점에서도 원재료 가격의 하락으로 제품 가격이 하락하면 철강 업종을 부정적으로 바라봐야만 하는 것일까? 2020년 초 COVID-19의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고자 세계 각국은 공격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했다. 이를 기반으로 급감했던 소비가 빠른 속도로 회복되기 시작했고 공급은 소비 회복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그 결과는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초창기 원자재 가격 상승은 경기 회복을 의미했으나 상승 속도가 빨라지고 그 폭이 커지면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대두되기 시작했다.

 

인플레이션 (inflation, 물가상승)
한 국가의 재화와 용역 가격 등의 전반적인 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경제상태를 말한다. 이는 동시에 해당 국가의 통화가치 하락과 구매력의 약화 현상을 가져온다. 인플레이션의 주요 원인으로는 유통되는 통화공급의 증가 등이 있으며, 구체적인 원인을 바라보는 관점은 경제학파별로 차이가 있다. 또, 인플레이션은 통화의 팽창뿐 아니라 소비자 투자, 재정지출 등 수요 확대에 의하여 생긴다. 이것은 그러한 부문에서의 초과수요를 통하여 물가의 상승이 촉진되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율을 결정하는 중요한 지표 중의 하나는 종합물가지수(소비자종합물가지수)이다. 이것이 단위 시간당 얼마나 변하는지가 인플레이션이 결정되는 요소이다.

인플레이션은 경제에 여러 가지 방향으로 긍정적 혹은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인플레이션의 부정적인 영향으로는 돈을 저축하는 것에 대한 기회비용이 증가한다는 것이 있다. 미래의 인플레이션 증가의 불확실성은 투자 및 저축의욕을 저하시킬 수 있다. 그리고 인플레이션율이 충분히 높다면 소비자들이 물가상승에 대비하여 생필품을 비축(사재기)할 것이기 때문에 물자 부족 현상이 발생할 것이다. 인플레이션의 긍정적인 영향으로는 중앙은행이 실질 금리를 조정할 수 있도록 보장함(경기 침체를 완화하기 위함)과 동시에 비 화폐 자본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를 장려한다는 것이다.


철강산업과 관련된 원자재 가격 역시 2020년 2분기부터 빠른 속도로 상승했으며 그 추세는 2021년 1분기까지 이어졌다. 중국 생산자물가지수(PPI)는 2020년 6월부터 2021년 4월까지 단 한 번도 전월대비 하락하지 않고 상승 또는 유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년동월대비로는 2021년 1월 증가세로 돌아선 뒤 4월까지 증가 폭을 키워갔다.

 

생산자물가지수 (Producer Price Index, PPI 지수)
제조업자가 판매한 상품 가격의 변동을 측정한다. 전체 인플레이션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소비자 물가 인플레이션의 선행지표이다. 실제 수치가 예상치보다 높은 경우 미달러화 가치 및 전망이 긍정적이라는 뜻이며, 낮은 경우 부정적임을 의미한다.

 


5월 들어 원자재 가격 상승 폭이 더욱 커지자 중국 수뇌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리커창 총리가 5월에만 몇 차례에 걸쳐 국무원 회의에서 원자재 급등에 대한 원인을 분석하고 가격을 안정화시키기 위한 대책을 요구했으며 이 영향으로 중국 철강제품 가격은 급락했다.

단순히 원자재 가격 상승에 대해 언급한 것이 아닌 급등에 대해 이야기한 것으로 투기적인 부분을 억제시키겠다는 뜻으로 판단된다. 중국 국무원 산하의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5월 23일 다른 중앙 정부부처와 함께 원자재 가격 급등에 대해 논의하는 회의를 열고 주요기업들에게 정상적인 시장질서를 유지하라고 지시했다.


이런 중국 정부의 조치는 투기 세력의 활동을 억제 시킴과 동시에 원자재 가격 안정을 도모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되며 생산자물가 급등이 소비자물가 급등으로 이어지는 것을 경계하겠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이와 같은 조치가 철강제품 가격 하락을 가져왔지만 부정적인 면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5월 초부터 중순까지 짧은 시간에 철강제품 가격은 급등했다. 5월 초 노동절 연휴가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일주일 정도 사이에 철강제품 가격이 급등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투기 세력이 개입했다는 직접적인 정황은 없지만 단기간에 가격이 급등했다는 것은 충분히 의심해볼 수 있는 사항이다. 해당 조치는 투기 세력을 잠재움과 동시에 다시 철강 시장이 펀더멘털에 기인하여 흘러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준 것으로 평가된다. 6월 초부터 7월 중순까지 톤당 200달러 이상을 유지하던 중국 철광석 수입가격은 7월 하순부터 약세 기조를 나타내고 있으며 9/3일 종가 기준 $142.8달러/톤을 기록하고 있다. 7월 말 대비 9/3일 종가 기준 하락률은 -21%로 약 1개월 만에 큰 폭으로 하락했다.

 

펀더멘털 (Fundamental)
해당 기업 또는 해당 산업군에서의 지표들로 해당 기업이 가지고 있는 가치, 즉, 매출, 순이익, 재무건전성 등과 같은 재무제표 상의 지표들과 환율, 금리 등과 같은 거시 경제지표등을 나타낸다.

 


철광석 가격 하락의 원인은 다양하겠지만 주요 요인으로는 수급 변화라 판단한다. 특히 철광석 수요가 변화했다고 추정된다. 중국 철광석 수요 감소에 대한 우려가 철광석 가격에 영향을 미쳤다는 판단이다. 원료탄 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 중이다. 2020년 4분기 이후부터 2021년 4월까지 중국 수입 철광석 가격과 원료탄 수입가격은 동반 상승했다. 그러나 철광석은 5월 이후 상승세가 둔화되고 7월 중순부터는 하락했다. 반면, 원료탄 가격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상승 속도 역시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철광석과 원료탄 모두 수요의 대부분을 철강 산업이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철강 생산량 감소의 우려로 하락한 철광석과 전혀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원료탄 가격에 의문을 가질 수 있다. 원료탄 가격 상승의 이유는 수요보다는 공급에서 찾을 수 있다.


중국은 2020년 호주와의 관계가 악화됐으며 그 영향으로 호주산 원료탄 수입을 금지하다시피 했다. 2020년 12월부터 2021년 7월까지 중국의 호주산 원료탄 수입은 제로(0)를 기록하고 있다. 2020년 중국 원료탄 수입에서 호주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49%였다. 12월 수입량이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2020년 1~11월 비중은 더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던 호주산 수입을 하지 않음에 따라 중국은 호주산 다음으로 수입 비중이 높았던 몽골산 원료탄 수입을 늘리고자 했다. 실제로 2020년 33%였던 몽골산 원료탄 수입 비중은 2021년 1월 70%까지 증가했다. 그러나 1분기부터 몽골의 COVID-19 확진자 수가 증가하자 양국 간의 교역로가 막히게 되었고 중국은 몽골산 대신 러시아산 등을 구매했다.

 


수입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던 호주산과 몽골산이 정치적 이유와 COVID-19로 수입이 어려워졌고 다른 판매처를 찾는 과정에서 원료탄 가격이 급등한 것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일반적인 상황 하에서 원재료 가격 상승은 긍정적이지만 2020년부터 이어진 상승은 중국 철강업체에 원가 부담을 주고 있어 긍정적인 요인은 아니다.


원료탄 가격 역시 하락하여 안정화되는 것이 긍정적이라 할 수 있다. 공급, 그것도 정치적 이유와 예상이 어려운 COVID-19라는 변수가 공급을 움직이는 만큼 시점을 장담할 수는 없지만 공급이 현 수준보다 증가할 경우 원료탄 역시 철광석과 마찬가지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21/09/07 유안타증권 Analyst 이현수

 

 


 

마치며

 

전문용어가 별로 없기도 했고 세부적으로 설명을 잘 해주셨기에 읽어가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중국과 관련해 우려보다는 긍정적으로 보자는 의견이시네요. 읽어가며 공감한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 우리나라는 중국과 같은 강경한 대응 없이도 철강의 탄소중립이 계획대로 진행될 수 있을까라는 의문도 드네요. 끝으로 POSCO, 현대제철, 동국제강 을 언급하였으니 참고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오늘도 많이 배우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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