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트 뜯어보기) 투자전략 - 벤치마크의 기술

2021. 1. 2. 14:16리포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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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ixabay

 

안녕하세요. 케이입니다.😊

투자전략 관련 리포트입니다.


주식투자라는 게임

원숭이와 대결 실험

 

프린스턴 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버튼 G 맬킬은 1973년 저술한 ‘Random Walk Down Wall Street’에서 효율적 시장 가설을 주창하기 위해 이런 예시를 들었다.

 

버튼 G 맬킬
프린스턴 대학 경제학과의 케미컬은행 회장 석좌교수다. 대통령경제자문위원회 President's Council of Economic Advisers 위원을 역임했고, 뱅가드 투자 그룹Vanguard Group of Investment Companies과 프루덴셜 금융회사Prudential Financial Corporation를 포함해서 주요 기업들의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다.

Random Walk Down Wall Street

출처 : amazon / 국내 도서명 - 시장변화를 이기는 투자


“눈을 가린 원숭이가 신문의 금융 면을 펼쳐놓고 다트(dart)를 던진다. 다트가 꽂힌 주식들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교육받고 훈련된 펀드 매니저가 신중하게 주식을 고른다. 선별된 주식들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두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은 별 차이 없을 것이다. 시장에 정보가 이미 반영돼 있기 때문이다”

이 일화는 종종 금융시장 전문가들을 조롱할 때 인용된다. 금융시장은 효율적이어서 펀드 매니저들이 낼 수 있는 알파는 없다는 것이다. 이 사례는 유명하지만 뒷 이야기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정확하게는 전체 이야기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Random Walk Down Wall Street’을 검증해 보기로 했다. 1988년부터 2002년까지 142회 동안 실험을 진행했다. 원숭이는 없었고 눈을 가리지도 않았다. 투자 가능한 종목들을 정해 놓고 WSJ 사무실 구석에 다트를 던져 선택된 주식들과 펀드 매니저 4명이 고른 주식들, 아마추어 투자자 4명이 고른 주식들의 수익률을 비교했다.

 

월스트리트저널 (The Wall Street Journal, WSJ)
미국 뉴욕에서 뉴스 코프의 부문인 다우 존스가 경제와 비즈니스 뉴스에 무게를 두어 발행하는 조간으로서 미국을 비롯하여 전 세계적으로 가장 영향력이 큰 일간지이다. 미국판은 일주일에 6번 유럽과 아시아판은 5회 발행한다.

 


결과는 [그림 2]와 같았다. 펀드 매니저들의 6개월 평균 수익률은 10.2%였고 다트 던지기로 선택된 주식들의 수익률은 3.5%였다. 같은 기간 다우지수의 수익률은 5.6%였다. 승률을 비교하면 다트 던지기와 펀드 매니저는 38.7% 대 61.3%로 펀드 매니저가 높았고, 다우지수와 펀드 매니저는 46.5% 대 53.5%로 펀드 매니저의 승률이 높았다.

이 실험 결과는 투자의 세계에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던진다.

첫째, 펀드 매니저의 전문성은 단기간에 드러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긴 시간 투자를 반복하면 초과 성과가 증명된다.

둘째, 잘 교육받고 훈련된 펀드 매니저는 장기간 벤치마크를 상회하는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

셋째, 다우지수처럼 특정 조건에 부합하는 종목들을 선정해 폴트폴리오를 구성하면 시장을 상회하는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

이 실험 역시 1988년부터 2002년이라는 특정 기간의 수익률을 비교한 것이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고 이 기간의 초과 성과가 이후의 성과를 보증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펀드 매니저의 실력을 측정하기에 14년이라는 긴 기간이 단 몇 차례의 실험보다는 낫다.


게임의 성공 = 운 + 실력

 

마이클 모부신 컬럼비아대학 교수는 저서 ‘실력과 운의 성공 방정식’에서 게임의 성공을 실력과 운으로 분해했다. 모부신은 실력의 비중이 높은 게임으로 체스와 테니스를 들었고 운의 비중이 높은 게임으로 슬롯머신과 다트 던지기를 들었다. 모든 게임은 체스와 다트 사이에 위치한다.

 

마이클 모부신
블루마운틴 캐피털 매니지먼트(BlueMountain Capital Management) 리서치 센터장이자 그레이엄과 도드 투자 하일브런 센터(Heilbrunn Center for Graham and Dodd Investing) 교수다. 크레디트스위스(Credit Suisse)의 글로벌 재무 전략 헤드 및 레그 메이슨 캐피털 매니지먼트(Legg Mason Capital Management)의 최고 투자 전략가를 역임했다. 뉴욕의 소비재 부문 애널리스트 그룹 회장으로 활동했고, 전미 기관 투자가(Institutional Investor’s All-America) 리서치팀에 수차례 이름을 올렸다. 복잡계 과학의 창립 기관이자 여러 학문 분야에 걸친 연구를 세계적으로 주도하는 산타페 연구소(Santa Fe Institute)의 이사회 의장이다.

실력과 운의 비중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승률의 분포다. 최상위와 최하위의 승률 격차가 크고 평평한 분포를 보인다면 실력의 비중이 높은 게임이다. 각각의 실력과 정확히 일치하는 승률에 한 명씩 분포할 것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승률 격차가 작고 종형 분포를 보인다면 운의 비중이 높은 게임이다. 실력에 차이가 없으면 승률은 50% 부근에 몰리게 돼있다.

 


[그림 4]는 테니스와 메이저리그 야구의 선수별, 팀별 승률 분포를 백분위로 변환해 함께 그린 것이다. 야구가 테니스보다 중앙값에 더 많이 분포한다. 야구가 테니스보다 운에 더 좌우된다는 의미다.

야구와 테니스를 비교함으로써 운과 실력이 어떻게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다.

① 공격 횟수가 많아지면 즉 반복하면 실력이 드러난다. 앞서 다트 던지기와 펀드 매니저의 대결에서도 확인된 것처럼 몇 번은 운이 좋은 사람이 이길 수 있어도 반복은 운을 평균에 수렴시켜 운이 결과에 미치는 영향이 0에 수렴한다.

② 여러 사람이 과정에 관여할수록 운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진다.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고 한다. 투수가 타자에게 공을 던지는 순간이 야구 경기에서 실력의 비중이 가장 높다. 공이 투수의 손을 떠나면 타자와 야수들의 컨디션, 운동장 상태 등이 영향을 미친다.

 

 

 

③ 운의 비중이 높은 게임이어도 환경을 조절하면 승률을 높일 수 있다.[그림 5]는 메이저리그 야구 30개 팀 가운데 홈경기 승률이 원정 경기 승률보다 높은 팀의 수를 센 것이다. 2007년 이후 평균 25팀이 원정 경기보다 홈에서 승률이 높았다. 2007년과 2008년에는 한 팀을 제외한 29개 팀의 홈 승률이 원정 승률보다 높았다. 2007년 최하위 팀이었던 템파베이의 홈 승률은 0.461로 원정 승률 0.347보다 0.114 높았다.

 

이는 야구팀들이 홈경기에 유리하게 팀을 구성하기 때문이다. 경기의 절반을 홈에서 치르므로 홈구장의 특성에 맞는 선수들을 뽑으면 승리의 사전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외야가 넓은 팀은 발 빠른 외야수를 보유하는 것이, 펜스까지의 거리가 짧은 팀은 거포를 보유하는 것이 유리하다. 좌타자 베이브 루스는 우측 펜스가 짧은 양키 스타디움 덕에 위대한 타자가 될 수 있었다. 파울 존이 넓은 다저스타디움을 쓰는 LA 다저스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좋은 투수를 찾아다닌다.

테니스에서 조건이 실력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사례는 ‘흙신’ 라파엘 나달의 통산 기록이다. 탑스핀을 건 포핸드를 주 무기로 사용하는 나달은 공이 잘 튀는 클레이 코트 (흙바닥)에서 압도적으로 승률이 높다. 나달의 2001년 성인 테니스 데뷔 이후 승률을 살펴보면 전체 83.1%, 클레이 코트 92.0%로 클레이 코트에서 8.9% p 높다. 클레이 코트는 운도 실력도 아니다. 실력이 잘 발휘되는 조건에 대한 것이다.

 

라파엘 나달 파레라(Rafael Nadal Parera)
스페인의 프로 테니스 선수이다. 그랜드 슬램 단식에서 19회 우승하였으며, 2008년 베이징 올림픽 테니스 남자 단식에서도 금메달을 획득했다. 또한 ATP 월드 투어 마스터스 1000 시리즈 대회에서도 35회 우승했으며, 스페인이 데이비스 컵에서 우승했던 2004, 2008, 2009년, 2011년, 그리고 2019년 당시 스페인 대표팀으로 활약했다. 또한 그는 2020년 프랑스 오픈 우승으로 20번째 그랜드슬램 타이틀을 달성했다. 이는 로저 페더러의 20번 그랜드슬램 타이틀과 타이를 이룬다.


게임에서 이기고 싶다면 게임의 조건을 파악하고 주어진 조건에서 최고의 결과를 낼 수 있는 플레이어들을 선별해야 한다. 몇 번은 질 수 있어도 게임이 계속되면 실력이 드러 날 것이다.

 


주식 투자라는 게임

 

 

주식 투자는 어떤 게임일까. 운과 실력의 스펙트럼상 스포츠와 슬롯머신 사이에 위치한다. 운칠기삼(運七氣三)이라는 말이 주식 투자의 속성을 잘 설명한다. 시장에 참여하는 사람이 많고 서로에게 영향을 미친다. 투자자 개인이 제어할 수 있는 요인들은 적다.

 

운칠기삼(運七技三)
승부에는 운세가 70%, 기술이 30% 작용한다는 뜻입니다. 고스톱과 같은 도박판에서 흔히 듣습니다만, 때로는 도박 이외의 정치·경제·사회·문화 방면 등 일반적 입신양명과 관련해서도 많이 사용됩니다. 한 개인의 자질이나 품성, 능력이나 재주보다는 이른바 환경이나 시절 인연이라는 외적 요소가 성공이나 승리에 미치는 영향력이 월등히 크다는 것입니다. 운칠기삼이라는 7:3의 비율이 그런 뜻을 내포합니다.

출처 : 경북일보


운이 차지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를 직관적으로 알고 싶다면 일부러 져보면 된다. 체스는 고수가 지겠다고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질 수 있다. 주식 투자는 어렵다. 기간을 정해놓고 투자 원금의 절반을 잃기 위해 노력해 보라. 돈을 잃기도 쉽지 않다.

주식 투자에서는 실력을 특정하기 어렵다. 하지만 실력의 특성을 알면 키우는데 도움은 된다. 실력은 인과관계가 명확하고 일관돼서 반복해서 훈련하면 성과가 개선된다. 실력은 세 단계를 거쳐 향상된다. 노력하지만 실수가 여전히 많은 단계, 실수가 줄면서 성과 개선이 두드러지는 단계, 실력이 몸에 배어 생각이 오히려 방해가 되는 단계다.

가치 투자자라면 남들이 보지 못하는 기업의 펀더멘털을 잡아내는 능력이 실력이다. 트레이더는 남들이 진입하지 못하는 구간에서 고민 없이 포지션을 잡는 것이 실력이다.

 

펀더멘털
해당 기업 또는 해당 산업군에서의 지표들로 해당 기업이 가지고 있는 가치, 즉, 매출, 순이익, 재무건전성 등과 같은 재무제표상의 지표들과 환율, 금리 등과 같은 거시 경제지표등을 나타냅니다.


실력이 무한히 개선되지는 않는다. 게임의 종류에 따라 시기는 다르지만 실력의 고점, 즉 전성기가 있다. 신체 능력이 중요한 게임은 전성기가 이르고 인지능력이 중요한 게임은 전성기가 늦다. 인지능력은 다시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능력과 규칙을 찾아내는 능력으로 나눌 수 있는데, 주식 투자는 규칙을 찾아내는 인지 능력이 중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식 투자자의 전성기는 40세~50세다.

실력보다 운을 가려내기가 더 어렵다. 가장 실용적인 정의는 결과에서 실력을 뺀 나머지를 전부 운으로 간주하는 것이다.

 


주식시장에서 운은 주가 분산의 평균 회귀로 표현된다. 이는 주가가 평균 회귀하지 않는다는 것의 다른 표현이다. [그림 8~11]은 삼성SDI와 한국항공우주의 주가와 주가의 20일 이동 표준편차를 그린 것이다. 2016년 이후 두 회사의 주가 변동성은 유사했지만 주가는 15배 차이가 났다. 2020년 이후만 보면 삼성SDI의 1년 간 변동성이 한국항공우주보다 컸으나 삼성SDI는 139% 올랐고 한국항공우주는 26% 내렸다.

이는 모멘텀 투자자가 변동성을 모멘텀으로 착각할 수 있다는 뜻이며 가치 투자자는 변동성 때문에 가치를 못 볼 수 있다는 의미이다.

 

변동성
특정 기간 동안 주가가 상승 또는 하락한 정도. 주가 변동성이 높으면 리스크가 크고, 미래에 발생 가능한 시장 변동을 투자자가 예상하는데 도움이 된다.

모멘텀
(momentum)
주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을 때 얼마나 더 상승할 수 있는지, 또는 얼마나 하락할 것인지를 나타내는 지표로서 추세 분석의 기초가 된다.


벤치마크 매니저들은 보통의 투자자들보다 더 많은 제약 조건들을 안고 시장을 이겨야 하는 임무를 부여받는다. 이들에겐 수익률, 최대 하락폭, 변동성, 회전율, 기간 등이 정해져 있어 운용의 자유도가 낮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두에 서술한 것처럼 펀드 매니저들은 장기간 시장을 이기고 있거나 장기간 이기다 업을 그만뒀다. 필자는 전현직 벤치마크 매니저들을 만나 시장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을 물었다. 알고 있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규율을 따를 때 이길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고 주장했는데,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된다.

1) 벤치마크를 이해해야 한다. 2) 계속 공부해야 하고 3) 균형감각을 갖춰야 한다.

 


 



벤치마크의 기술

 

벤치마크의 이해

 

벤치마크를 이해한다는 건 전장(戰場)의 지도를 머릿속에 넣어놓는 것이다. 지도가 있어야 전세를 파악할 수 있고 어디서 싸울지 결정할 수 있다. 화력을 얼마나 집중할지도 가늠할 수 있다.

 

벤치마크 (Benchmark)
투자성과를 비교하기 위한 비교지수이다. 예를 들어, 펀드 수익률 10%를 올렸다 하더라도 당시 종합주가지수가 15% 상승한 상황이라면 펀드 수익률 10%는 오히려 주가지수보다 낮기 때문에 펀드 운용을 잘못했다고 볼 수 있다.

 

벤치마크 매니저가 가장 집중해야 하는 전장은 시가총액 1위부터 30위까지이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시가총액 상위 30위 종목들은 전체 시가총액의 50% 이상을 점유해 왔다. 2020년 12월 1일 기준 30위까지의 시가총액은 전체의 67%, 31~100위까지의 시가총액은 18%를 차지하고 있다.

상위 30 종목의 시가총액 비중이 가장 높았던 때는 2000년 1분기로 78.3%였다. 30위 안에 통신주가 KT(1위), KTF(3위), SK텔레콤(4위), LG정보통신(9위)의 네 개나 있었다. 화장품, 바이오 등 중소형주가 주도했던 2015년 3분기가 52.9%로 가장 낮았다. 미국은 순위 비중 5%에 해당하는 상위 150 종목의 시총 비중이 63%를 차지해 한국보다 다소 낮았다. 일본 주식시장의 상위 5% 비중은 63%로 미국과 비슷했고 유럽은 33%에 불과했다.

국내 주식시장의 이런 특징은 벤치마크 매니저에게 유리하다. 밀도를 높여 운용의 효율성을 올려야 하는 사람들에게 고민거리를 줄여주기 때문이다. 전직 매니저 ‘파괴자’는 “고민의 범위를 20개 안쪽으로 줄이는 게 벤치마크 매니저가 가장 먼저 할 일이다. 그러면 200개 중 안 사도 되는 것들이 자연스레 가려진다”고 말했다.

한국 시장은 상위 30위 종목들에 시가총액이 집중돼 있는데, 30위의 교체 비율도 높다. 30위 안으로 들어오고 밖으로 밀려나는 교체가 잦다. 이는 30개 종목 안에서도 충분히 수익의 기회를 찾을 수 있다는 의미다. 1999년 이후 연간 상위 30위 교체 비율은 16%였다. 평균 다섯 종목이 바뀌었다.

30위 안에서 순위가 바뀌는 비율은 평균 88%였다. 해마다 세 종목을 제외하면 순위가 바뀌었다. 연말 기준 1위는 삼성전자, 한국전력, KT 외엔 없었다. 2위에 오른 종목들은 8개가 있었고 3위부터는 관측한 기간만큼 종목이 바뀌어 무작위였다. 잘 바뀌지 않는 시총 1위와 2위를 예측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 하지만 3위부터는 무의미하기 때문에 3위부터는 비중 조절이 중요하다.

전직 매니저 숲개미는 “벤치마크 매니저의 일은 벤치마크의 순위와 내 마음 속의 순위를 매일 비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가총액 1위부터 30위까지 종목에 대해서는 모든 것을 알아야 해서 이 종목들에 대한 컨센서스, 수급, 루머까지 속속들이 꿰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컨센서스 (Consensus) 
'동의'라는 뜻. 시장에 참가하고 있는 증권사들이 암묵적으로 동의하는, 특정 회사의 실적 추정치를 말한다.


대형주를 주로 다루는 벤치마크 투자자는 다른 유형 대비 마켓 타이밍의 중요성이 높다. 대형주를 다룬다는 말에 이미 마켓 타이밍에 대한 고려가 들어가 있다. 조금 더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일이 다른 유형 대비 유용하다. 마켓 타이밍을 하지 않으면 그만큼 기회를 덜 활용하게 된다.

시총 순위가 급격히 높아지는 종목을 맞히는 것은 확률이 낮아 비효율적이다. 1999년 이후 31~100위에서 30위 안으로 들어오는 종목은 평균 3.8개였다. 70개 중 3.8개이므로 5.4%짜리 확률 게임이다.

구조조정이 진행되던 1999년, 2009년, 2015년에 일시적으로 6~7개로 늘었지만 이 역시 10%에 못 미쳤고 점차 감소하고 있다. 2020년에는 35위에서 30위로 턱걸이한 넷마블, 31위에서 29위가 된 삼성전기 단 두 종목뿐이었다. 

전장을 파악했다면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조율해야 한다. 현직 매니저 ‘예언자’는 “트랙킹 에러를 알아야 한다”는 말로 포트폴리오가 갖춰야 할 요소들을 설명했다. 도달해야 할 목표가 정해지면 이에 적합한 트랙킹 에러가 있다는 의미다. 트랙킹 에러는 종목수와 액티브 쉐어, 기타 제약조건들로 만들어내야 한다.

 

트랙킹 에러 (Tracking error, 추적오차)
주식, 채권 등의 투자자산 포트폴리오 구성종목의 가격 변동과 벤치마크의 가격 변동 간의 차이를 말한다. 즉, 포트폴리오 구성종목이 벤치마크를 쫓아가지 못하는 정도를 나타내므로 예기치 못한 이익이나 손실을 발생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의미한다.

액티브 쉐어
해당 펀드 보유종목과 벤치마크를 구성하는 보유종목 비중 차이가 얼마나 나는지를 나타낸 것.


한국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주가지수들을 KOSPI와 비교하면 어떤 요소들이 트랙킹 에러를 야기하는지 알 수 있다.

KOSPI200은 KOSPI 종목들 중 대표성이 있는 200개 종목으로 구성한다. 유동 시가총액 가중 방식으로 만들고 KOSDAQ 종목들이 없으며 우선주는 포함돼 있지 않다.

MSCI Korea 지수는 KOSPI200의 절반 정도인 111개 종목으로 구성한다. 외국인 투자 한도를 감안한 유동 시가총액 가중 방식으로 만들고 KOSDAQ 종목들이 있으며 우선주도 포함돼 있다.

 

MSCI Korea 지수
MSCI Index는 미국 MSCI 社가 발표하는 세계 주가지수로서 선진국/이머징마켓 지수, 아시아/라틴아메리카/유럽 등 각 지역별 지수, 각국별 지수가 있습니다. MSCI Korea Index는 유동주식수를 고려한 시가총액 가중방식으로 종목 산정, 비중을 결정하고 년 4회(2/5/8/11월) 종목 교체 및 편입비중 리밸런싱이 이루어집니다. 지수 산출 기준일은 1987년 12월 31일입니다.



FTSE Korea는 KOSPI200과 MSCI Korea의 중간 정도인 143개로 지수를 구성한다. 외국인 투자 한도를 감안한 유동 시가총액 가중 방식으로 만들고 KOSDAQ 종목들이 있으며 우선주도 포함돼 있다.

 

FTSE Korea
영국의 FTSE 인터내셔널사가 작성, 발표하는 세계 주가지수를 말하며 ‘FT 지수’라고도 한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투자하는 대형 펀드, 주로 유럽계 펀드의 운용에 중요한 기준이 되는 투자 지표이며 미국의 MSCI 지수와 더불어 세계 양대 투자지표로 꼽힌다. FTSE 인터내셔널사는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지(FT)와 런던증권거래소(LSE)가 공동으로 설립한 회사로 FTSE 지수를 개발하고 관리하는 사업을 수행한다. FTSE 인터내셔널사는 매일 증권, 채권관련 지수를 산출하고 있으며 이중에서도 런던국제증권거래소에 상장된 100개의 우량주식으로 구성된 ‘FTSE 100지수’, 첨단기술주 중심의 ‘FTSE 테크마크’, 세계 주요국 우량주식을 포괄한 ‘FTSE 올월드인덱스’ 등이 많이 사용된다. FTSE 올월드인덱스는 선진시장, 선진신흥시장, 신흥시장의 3개 그룹으로 구성되며 우리나라는 2009년 9월 선진 신흥시장에서 선진시장으로 편입되었다.

 

 


2006년 4분기부터 세 지수를 추종하는 ETF들을 KOSPI와 비교해 보면 초과 수익률은 누적 FTSE Korea 18%p, MSCI Korea 11%p, KOSPI200 3%p 순이었다. 액티브 쉐어는 FTSE Korea 23.2%, MSCI Korea 20.2%, KOSPI200 17.4%였다. 트랙킹 에러는 FTSE Korea 26.7%, MSCI Korea 30.1%, KOSPI200 2.6%였다.

FTSE Korea와 MSCI Korea의 KOSPI200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트랙킹 에러는 종목수가 적고 KOSDAQ 종목들, 우선주들을 포함한 결과다. FTSE Korea의 초과 성과가 셋 중 가장 높았는데, 액티브 쉐어가 가장 높고 구성에서도 차이가 있다. FTSE Korea는 시총 상위 30위의 액티브 쉐어가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시장대비 초과 수익이 집중되는 구간이 여기다.

 


2020년 한 해 동안 시가총액 순위 2~10위 종목들의 비중은 삼성전자의 20분의 1에서 10분의 1 수준에서 움직였다. 하지만 수익률 기여도는 각각 10분의 1에서 4분의 1 수준이었다. 삼성전자의 수익률 기여도는 0.37% p였지만 2위부터 10위까지의 합산 수익률 기여도는 0.55% p였다. 시총 2~10위 종목들을 제쳐두고 삼성전자에만 신경을 써서도 안된다.

2014~15년 세 지수가 KOSPI를 일제히 언더퍼폼 했던 구간은 특기할 만하다. 이 기간은 중소형주의 수익률 대형주보다 좋았고 삼성물산, SK 등 지주사들의 주가가 좋았던 때다. 지주사들은 대주주 지분이 높아 유동 비중이 낮다. 그래서 지주사 주가가 좋으면 KOSPI가 다른 지수들보다 더 오른다. 유동비율이 낮은 대형주는 특히 신경 쓸 필요가 있는데,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생명, 삼성SDS 등이다. 

 

언더퍼폼 (underperform)
특정 주식의 하락률이 시장 평균보다 더 클 것이라고 예측하기 때문에 해당 주식을 매도하라는 의견.

 

주도주의 적용

 

벤치마크 매니저는 대형주 안에서 주도주를 먼저 찾아낼 때 시장을 이기기 수월하다. 2009년 이후 분기별로 주식형 공모 펀드들의 초과 수익률을 추적해 보면 2009~10년, 2014~15년, 2017~18년, 2020년에 벤치마크를 이긴 펀드가 절반 이상이었고 2011~13년, 2016~17년, 2018~19년에 벤치마크에 진 펀드가 절반 이상이었다. 시장을 이기기 쉬운 구간과 어려운 구간이 분명히 있고 주도주가 뚜렷할 때 수월했음을 보여준다.

주도주가 없는 구간에서는 롱/숏, 패시브 등 주식 내 다른 전략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다. 주식이 아닌 다른 자산들로 배분이 이뤄질 가능성도 크다. 주식 매니저의 사명은 초과 수익을 내는 것이고 주도주는 초과 수익의 원천이다. 주도주는 펀더멘털은 기본으로 갖추고 상대 매력까지 더해야 한다. 펀더멘털은 한국 경제, 주식시장의 구조에서 비롯된다. 경제는 수출을 중심으로 하고 있고 주식시장은 글로벌 경기에 민감하다. 기업들은 위상에 비해 주주환원에 인색하다. 이런 특징에서 성장주 중심의 시장 색깔이 파생된다. 

 

롱/숏 전략 (long-short strategy)
매수를 뜻하는 롱 전략(long strategy)과 매도를 뜻하는 쇼트 전략(short strategy)을 동시에 구사하여 펀드 내의 매입자산과 매도 자산을 동일하게 유지함으로써 시장 변화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고안정적인 수익률을 추구하는 전략이다.

패시브 투자 (passive investment)
코스피 200등 주요 지수의 등락에 따라 기계적으로 편입된 종목을 사고파는 투자 방식. 시장 평균 수익률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액티브 투자에 비해 비용이 덜 든다. 상장지수펀드(ETF), 인덱스펀드 등이 대표적이다.

주주환원정책
배당 확대, 자사주 매입 등 주주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정책을 합쳐 부르는 말. 배당을 늘리면 주주에게 돌아가는 돈이 많아지고, 자사주를 매입하면 시중에 유통하는 주식 수가 줄어 주가가 올라가는 효과가 있다.



어떤 산업과 기업이 국면을 주도하고 있는지 민감하지 않으면 뒤쳐진다. 주주환원 같은 가치 요인이 무시돼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구조적 개선이 이뤄지는 동안에도 성장의 사이클은 계속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특징 때문에 한국 시장은 글로벌 주도주와 동행한다. 글로벌 주도주와 한국의 주도주가 이격이 있는지 끊임없이 살펴야 하며 주도 섹터에 기웃거려야 한다. 주도 섹터를 먼저 오버해 놓고 그 안에서 종목을 찾으려 해야 시장을 이기기 수월하다.

상대 순위를 정하는 투자자에게 예상 PER은 주도 섹터와 주도주를 찾아내는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 시장대비 높은 PER을 받는 섹터와 섹터 대비 높은 PER을 받는 기업은 시장에서 성장성을 인정받고 있다고 간주된다. 한 예로 한국 소재 섹터의 예상 PER은 시장보다 약 6% 할증받고 있다. 차화정이 주도주였던 2011년에도 없던 일이다. 이는 LG화학, SK케미칼 같은 비전통 화학기업들이 섹터의 성장을 주도하면서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PER (Price Earnings Ratio)
P/E : 주가수익비율(주가/주가순이익) = Price/EPS

차화정

주식시장에서 쓰이는 약칭. 자동차, 화학, 정유에서 한 글자씩 뽑아서 만든 말이다.


그러나 주도주를 선제적으로 사고팔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먼저 발견할 확률이 낮을 뿐 아니라 포트폴리오를 움직이는 데에도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주도주는 가격이 알려 줄 때가 많다. 가격이 움직였을 때 진짜인지 가짜인지를 사후적으로 판별하기만 해도 충분하다. 

그러려면 두 가지가 중요하다. 우선 장기적으로 성장할 산업을 미리 공부해 놔야 한다. 한국 경제와 주식시장은 앞으로도 글로벌을 따라갈 것이고 고도화될 것이다. 이 방향성은 분명하다. 섹터 비중을 글로벌과 비교해 보면 아직 비중이 낮은 산업을 찾아낼 수 있다. 이들 중에서 한국 경제가 지향하고 있는 산업이 있다면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볼 수 있다.

 

한국의 헬스케어 섹터는 2014년 말 시총 비중이 0.6%였다. 당시 글로벌 시총 비중 10.5%와 9.9% p나 차이가 있었다. 2020년 11월 말 현재 비중은 각각 9.9%, 10.7%로 격차는 0.8% p로 좁혀졌다. 헬스케어를 선행 학습한 매니저는 지난 5년 동안 시장을 이길 확률 높은 수단이 있었던 셈이다.

섹터 단위에서 한국 시장과 글로벌을 비교했을 때 이제 비중이 너무 크거나 작은 섹터는 없어 보인다. 글로벌의 비중이 높아지고 낮아질 때 궤를 같이 할 것이다. 범위를 하부 산업으로까지 내리면 한국 시장에 부족한 산업은 복합 석유가스, 온라인 소매, 복합 은행, 소프트웨어 등이다. 한국에서 E&P 산업이 커지기는 어렵지만 온라인 소매, 소프트웨어 등은 커질 가능성이 있다. 은행은 규제의 방향에 따라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P (Exploration & Production, 탐사와 생산)
지하에 부존하고 있는 원유나 천연가스 등을 탐사를 통해 찾아내고 이를 개발, 생산하여 판매하는 일련의 경제활동으로, 석유산업 수직 계열상의 최상류 부문인 Upstream에 해당하는 사업영역.


비중을 조절할 때에는 늘리는 것만큼이나 줄이는 것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현직 매니저 기술자는 “벤치마크는 비중의 싸움이다. 아이디어가 없어서 지지 않는다. 질 수 있는 용기가 없어서 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중을 올리고 내릴 때 우선 기준은 하나의 논리로 양 대척점에 섹터와 종목이 나뉘는 것이다. 2020년 언택트 대(對) 컨택트가 좋은 예다. 거래의 증가, 감소로 시장의 관심이 이동하는 방향을 읽어 기준으로 삼을 수도 있다. 글로벌 피어와의 민감도를 기준으로 정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와 국내 반도체주의 상관관계가 높아지는지, 글로벌 은행주와 국내 은행주의 상관관계가 높아지는지를 파악해 반영하는 정도를 결정할 수 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지난 1993년 12월 필라델피아 증권거래소에 의해 탄생한 주가지표. 해당 지수의 편입 대상은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된 반도체 제조/판매/디자인/장비 등의 종목으로 한정된다. 시가총액 최소 100만 불 이상인 동시에 발행 주수가 1.5백만 주 이상인 종목 중 시가총액이 큰 상위 30개 종목을 골라 지수 화하게 된다. 매 분기마다 필요에 따라 리밸런싱을 진행하며 종목당 최대 8%를 초과하여 편입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균형감각의 체득

 

매니저의 균형감각은 운을 실력의 영역으로 끌어들이는 작업이다. 운용 경력이 길수록 균형감각을 강조했다. 그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자기 자신에 대한 과신이었다. 시장을 이해하고 공부해서 거둔 성과를 의심하는 것은 끊임없는 자기부정이면서 성격이 다른 작업이어서 둘 사이에서 균형을 잡기란 어렵다.

투자로 일가를 이뤄낸 세계적인 투자의 대가들도 자신의 방식을 고집하다 큰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다. 가치투자를 창시한 벤자민 그레이엄의 투자 조합은 1920년대 높은 수익률을 냈다. 1929년 대공황을 맞아 20%의 손실을 기록한 뒤 1930년 최악은 끝났다고 판단해 레버리지까지 써서 투자 규모를 늘렸다. 1929~32년 3년 동안에만 70%의 손실을 기록했다.

존 보글은 1965년 웰링턴 그룹의 차기 회장으로 지목됐다. 1960년대 중반 웰링턴의 수익률이 시장을 밑돌자 보스턴의 신생 운용사 TDP&L을 합병했다. 보글은 합병의 이유로 최고의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는 매니저를 ‘새로운 시대’로부터 영입한 것이라고 밝혔다. 합병으로 신생 성장 펀드를 웰링턴의 기치에 두고 빠르게 성장하는 투자자문업에 접근할 발판을 마련했지만 TDP&L은 합병 후 기존 펀드 한 개와 신규 펀드 두 개를 파산시켰고 이로 인해 웰링턴 전체가 위험에 빠졌다. 보글은 처절한 반성 끝에 1974년 인덱스펀드 뱅가드를 설립했다. 

 

인덱스펀드 (index fund)
목표지수(인덱스)를 KRX 100, 코스피200지수와 같은 특정 주가지수에 속해 있는 주식들을 골고루 편입해 이들 지수와 같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도록 운용하는 펀드.


현직 매니저 ‘밸런스’는 2015~16년 중소형주 장세가 시클리컬 대형주 장세로 전환되던 시기를 예로 들면서 유연함이 나를 다치지 않게 해 준다고 말했다. “용대리로 불리던 30대가 겁 없이 운용할 때 40대 매니저들은 헤매고 있었다. 그때 50대들은 잘했다. 88 올림픽, IT버블, 차이나 버블까지 본 경험 때문에 유연함이 몸에 뱄을 것”이라며 매니저는 변화를 잡아내지 못해서가 아니라 바뀌었다는 걸 인정하지 않아서 다친다고 경고했다.

숲개미는 “호옥시 가다 말 경우를 생각하는 것”으로 유연성을 설명했는데, 경험적으로도 주도주로 쏠림이 극심할 때 늘 등장하는 말이 사이클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한국 주식시장은 글로벌 경기에 민감하기 때문에 본래 시클리컬적인 성격이 강하다. 리레이팅과 디레이팅이 일어나는 확률이 낮다는 것으로 이런 주장이 등장할 때 변곡점이 임박했을 가능성이 있다. 밸런스는 “삼성전자, NAVER, LG생활건강 빼고 다른 종목들은 다 팔 수 있다”는 마음가짐을 강조했다. 구조적으로 성장하는 회사가 이 셋 외에는 없는 것 같아서 장기투자에 회의적이며 1개 분기를 언더 하면 잘하는 사람들과 뭐가 다른지 비교한다고 말했다.

 

시클리컬 (경기민감주)
경기에 따라 주가가 큰 폭으로 움직이는 주식을 이야기하는데 이런 업종은 초기 투자비용이 높으며 계속 경쟁을 지속해야 하는 업종이 포함된다.
예) 자동차, 철강, 항공, 운수, 석유화학, 건설, IT, 제지, 반도체 등

리레이팅과 디레이팅
디레이팅(De-rating)이란 주가 수익배율(12개월 예상 PER 기준)이 추세적으로 낮아지는 현상을 뜻한다. 통상 PER 지표는 주가의 저평가, 고평가를 가늠하는 지표라는 점에서 'PER 하락 = 가격 메리트 증가'로 인식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디레이팅 현상이 진행될 때에는 PER 하락에도 가격 메리트 효과는 반감된다. 반대로 증시 리레이팅(Re-rating)은 PER 수준이 추세적으로 높아지는 현상이다. 이 경우 PER 하락은 주가의 가격 메리트는 더 크게 높아진다.

 

시장의 쏠림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 역시 시총 비중을 비교해 보는 것이다. 2007년 10월의 산업재, 2011년 9월의 경기소비재, 2016년 6월의 필수소비재는 시총 비중이 급격히 상승했다. 2007년 글로벌 산업재의 비중은 큰 변화가 없었고 

2011년 경기소비재는 상승의 방향은 같았지만 속도가 너무 빨랐다. 2016년 필수소비재도 마찬가지였다.

 


 

벤치마크의 기술

 

모든 게임에 일관되게 적용되는 가장 기본적인 규율이 있다. 이기고 있을 때에는 게임을 단순하게 만들고, 지고 있을 때에는 게임을 복잡하게 만들라는 것이다. 이기고 있을 때 변화를 주면 불필요한 비용만 발생시킨다. 잘하는 것에 더 집중해야 한다. 지고 있을 때 고집을 피우는 건 위험하다. 시장을 우습게 보는 것에 대한 대가는 늘 컸다는 걸 잊으면 안 된다. 

 

 

 

21/01/04 한화투자증권 Analyst 박승영

 

 


마치며

 

리포트라기 보단 한 편의 책을 읽는 느낌이었습니다.
그 때문인지 상당히 신선하게 다가오네요.
시장에 순응하며 항상 겸손해야 한다는 점.
이미 알고는 있었지만 다시 한번 일깨워 주셔서 감사합니다.

특히나 이번에 막 주식시장에 뛰어드신 분들께는 많은 도움이 될 듯합니다.
지금은 상승장이지만, 버블은 만들어지고 있고 언제 터질지는 아무도 모르죠.
개인적으로는 불시에 닥칠 하락장도 슬슬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오늘도 많이 배우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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